영국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력 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검토하던 ‘구역별 전력 가격제(zonal pricing)’ 도입 계획을 공식 철회하고, 기존의 단일 전국 도매가격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 안보·넷제로부 장관은 이 결정이 청정 전력 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소비자와 기업에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약 3년에 걸친 공공 및 산업계 협의 끝에 내려졌으며, 정부는 앞으로 전력망 현대화와 가격 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구역별 요금제 도입 안 한다”…장관·기업 모두 “투자 리스크 해소” 환영
영국 정부는 국가를 여러 전력 가격 구역으로 나누는 대신, 기존의 단일 전국 도매가격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력 시장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발전소와의 거리나 지역 수요에 따라 요금을 달리 책정하는 구역별 가격제가 청정 에너지 투자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소비자 요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에드 밀리밴드 장관은 “화석연료 시장의 롤러코스터에서 벗어나 가정과 기업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청정 전력을 속도와 규모를 갖춰 구축하는 것”이라며, “개편된 전국 단일 가격 체계는 더 공정하고 저렴하며 안전한 전력 시스템을 제공하면서도, 청정 에너지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너지안보넷제로부는 단일 국가 가격 모델이 신규 발전 사업의 계획을 단순화하고, 가계 전기요금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청정 에너지 인프라의 입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전력망을 현대화해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가에너지시스템운영자(NESO)는 ‘전략적 공간 에너지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이 계획은 2050년까지 영국 본토와 해안 지역 전역에 걸친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의 최적 분포를 제시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높이고 그리드 연결 대기시간을 단축하며, 투자자에게 입지 관련 확실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정부는 송전망 사용 시스템 요금(TNUoS)에 대한 개편에도 착수했습니다. 현재는 발전소가 전력을 이송하는 데 전력망에 얼마나 의존하는가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며, 해마다 요금 변동성이 커 장기 프로젝트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에너지 시장 규제기관 오브젬(Ofgem)과 협력해, 요금 체계를 보다 예측 가능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NESO는 자사 연구를 통해, 전력망 업그레이드가 적시에 이루어질 경우 영국은 2030년까지 최대 40억 파운드(약 7조 4,000억 원) 규모의 제약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비용은 전력망이 생산된 전기를 수용하지 못할 때, 발전을 중단한 에너지 회사에 지급되는 보상금입니다. NESO는 올해 하반기 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제약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배터리 저장소 등 유연성 자산의 활용도 검토 중입니다.
이번 결정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구역별 가격제를 지지해 온 옥토퍼스 에너지는 풍력 발전의 낭비를 줄이고 시스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LCP 델타의 파트너 크리스 매트슨은 “이번 발표로 투자 위험이 줄어들고, 2030년까지 청정 전력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단일 가격 체계는 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가격 신호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재생에너지협회의 아나 무사트 정책 이사는 “이번 결정은 정부의 청정 전력 경매에서 설정된 가격이 구역별 가격제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요금 납부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라며,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영국이 재생에너지 투자에 가장 적합한 시장 중 하나라는 신호를 시장에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코틀랜드파워 CEO 키스 앤더슨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에너지 시스템 투자에 드리운 불확실성의 구름을 걷어낸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경제 성장과 에너지 회복력을 지원하고, 최대 연간 50억 파운드(약 9조 3,000억 원)의 제약 비용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8월 시작 예정인 차액계약 제도의 다음 라운드를 앞두고, 재생 에너지 개발자들에게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점에 이루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