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의 기후테크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후테크 투자액은 총 132억 달러(약 18조 원)로 집계되며, 2024년 상반기 대비 19% 감소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압력, 그리고 ‘미싱 미들’로 불리는 자금 조달 공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러나 그리드 기술과 AI 관련 분야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ightline의 CEO 김 조우는 이번 투자 감소가 단순한 경기 위축이 아니라, 정책 리스크와 구조적인 자금 격차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기후테크 투자 감소 속 숨겨진 기회와 구조적 도전
기후테크 분야의 ‘미싱 미들(missing middle)’ 문제는 4,500만 달러(약 620억 원)에서 1억 달러(약 1,376억 원) 사이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규모는 벤처 투자자에게는 지나치게 크고, 인프라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작아 양쪽 모두에게 외면받기 쉽습니다. 김 조우는 “이 범위의 프로젝트는 벤처 수준의 위험을 안고 있으면서도 인프라 수준의 수익률을 요구받기 때문에,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책 불확실성 역시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Sightline이 실시한 투자자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가장 우려하는 정책 요소로 ‘관세’를 꼽았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조정법안(reconciliation bill)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김 조우는 “현재 추적 중인 기후테크 기업의 54%가 하드웨어를 포함하고 있어, 복잡한 공급망과 맞물려 관세 리스크에 특히 민감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IRA 세액공제 축소 가능성을 담은 조정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논의되면서 정책 리스크는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캐서린 해밀턴 38 노스 솔루션 회장은 “지금은 누구도 축배를 들지 않는 시점이며, 모두가 마지막 테이프를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부 분야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드 테크는 2025년 1분기에만 3억 1,600만 달러(약 4,348억 원)를 유치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AI의 전력 수요 증가, 노후화된 전력망, 그리고 전기화 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인수합병(M&A)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2025년 상반기 인수 건수는 전기 대비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기업 가치가 공개되지 않은 ‘바겐 헌팅’ 성격의 거래였습니다. 김 조우는 “많은 전략적 투자자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기업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드
미국 투자자들의 시선은 점차 유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 조우 CEO는 “처음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기업을 직접 찾아 나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럽의 성장 잠재력뿐 아니라 유럽 LP 자본에 대한 접근 용이성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분야가 2025년 상반기 전체 투자액의 35%에 해당하는 46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핵융합 기술은 에너지 저장 분야를 제치고, 에너지 부문 내 두 번째로 높은 투자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 김 조우는 단순한 투자액 규모보다는 기술의 확장성과 상용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섹터 준비도 곡선(Sector Readiness Curve)을 활용해 기술 성숙도, 자금 유치 가능성, 프로젝트 실행력, 수요, 정책 환경,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래티튜드 미디어 지가 샤는 “2017년 당시 기후테크 총투자액이 80억 달러(약 11조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도 여전히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후테크는 이제 대안이 아니라 주류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캐서린 해밀턴 역시 “지열, 마이크로그리드, 분산 에너지 등 다양한 기술들이 이미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확장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