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거의 무한히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페어맷(Fairmat)이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총 5,150만 유로(약 757억 원)를 유치했다고 지난 2일(현지 시각) 발표했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주식 2,650만 유로와 부채 2,500만 유로로 구성됐으며, 프랑스 벤처캐피털 슬레이트(Slate)와 공공은행 비피프랑스(Bpifrance)가 주도했습니다.
스위스의 케이프 캐피털(Cape Capital)과 픽테 그룹(Pictet Group), 싱가포르의 테마섹(Temasek), 프랑스 싱귤러(Singular), 보험사 CNP가 참여했고, 유럽투자은행(EIB)이 벤처 부채를 제공했습니다.
탄소 복합소재는 가볍고 강도가 높아 항공기·자동차·전자기기 등에 활용되지만,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존 기술은 열분해 또는 용매분해 방식에 의존해 환경 비용이 컸습니다.
이에 비해 페어맷은 AI 기반 로봇을 활용해 폐소재를 잘게 절단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최대 90% 재활용, CO₂ 배출량은 기존보다 10배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간당 5만 개의 조각을 처리할 수 있는 AI 로봇이 핵심 기술입니다.
올해 초 선보인 ‘인피니티 재활용(Infinity Recycling)’ 기술은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해 재료를 다시 분리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페어맷은 이 기술을 통해 “탄소 복합소재가 폐기물로 남지 않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페어플라이’로 순환성과 고성능 모두 입증… 美 시장 공략 본격화 🌱
2020년 벤자민 사다(Benjamin Saada)가 설립한 페어맷은 AI 자동화, 딥테크, 순환 제조를 결합해 탄소 복합소재 재활용 시장을 혁신 중입니다. 이번 시리즈 B는 2021년 시드 투자(860만 유로), 2022년 시리즈 A(3,400만 유로)에 이은 세 번째 대형 투자 유치입니다.
페어맷은 이번 자금을 통해 산업 운영을 확장하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사다는 “올해 말까지 미국이 전체 주문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페어맷은 모빌리티, 전자기기, 에너지 산업으로 고객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설립 이후 유럽 내 탄소 복합소재 폐기물의 30% 이상을 재활용해 왔으며, 이는 헥셀(Hexcel),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달성한 성과입니다. 특히 풍력 블레이드 복합소재와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연간 2,900톤의 소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페어맷 기술의 상업적 신뢰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핵심 기술인 ‘인피니티 재활용’은 특허받은 저온 플라즈마 공정으로, 탄소섬유를 거의 무한히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로봇 도구 및 기계학습을 활용해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재가공합니다. 이렇게 재탄생한 소재는 다양한 산업에 다시 투입될 수 있습니다.
특히 페어맷의 ‘페어플라이(Fairply)’ 소재는 출시 6개월 만에 전체 주문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시장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계적 강도는 기존 소재와 대등하거나 뛰어나고, 비용 절감 효과와 탄소발자국 감소도 실현했습니다.
지속가능한 소재 시장은 2024년 3,553억 달러(약 521조 원)에서 2033년 6,920억 달러(약 1,014조 원)로 연평균 7.7%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 시장의 핵심은 효율성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재활용 기술이며, 페어맷은 이 요구에 가장 근접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세계 최초 ‘완전 순환 탄소섬유 루프’ 구축 목표 🤖
페어맷은 AI·로봇공학·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합한 ‘페어팩토리(FairFactory)’ 시스템을 통해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재 품질의 일관성, 폐기물 최소화, 생산 효율 극대화라는 삼박자를 모두 잡고자 합니다.
예측 알고리즘과 센서 기반 자동화를 도입해 공정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2027년까지 세계 최초의 ‘완전 순환 탄소섬유 재활용 루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비전 실현을 위해 페어맷은 ▲지능형 자동화 설비 확장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강화 ▲산업 파트너십 확대 등을 추진합니다. 특히, 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로 재활용 칩의 최적 배합을 시뮬레이션해 경량 교통 부품이나 충격 저항 소재 등 맞춤형 응용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입니다.
페어맷 창업자 벤자민 사다는 “소재는 모든 산업의 시작점이며, 이를 혁신하는 것은 환경과 소비자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투자로 공급 확대, 글로벌 확장, 순환 공급망 구축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도 페어맷의 가능성에 신뢰를 보냈습니다. 슬레이트 VC의 클레망 뷔제는 “페어맷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산업화한 혁신 기업”, 비피프랑스의 마일리스 페레르는 “완전 순환 루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IB 부총재 앰브로이즈 파욜은 “순환 경제는 유럽 산업 주권의 핵심이며, 페어맷은 이 전환의 모범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페어맷은 ‘기술 기반 순환경제’를 통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소재 시장에서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