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후 위기가 유럽 경제 흔든다”…물 리스크 경고

유로존 기업 72% 물 의존…EU, 물 사용 10% 감축 권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경제가 심각한 기후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CB와 옥스퍼드대학교 회복력 있는 지구 금융연구소(Resilient Planet Finance Lab)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은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5%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유로존 은행들은 물 부족 위험이 큰 농업, 제조업, 광업, 건설업 등 주요 산업에 약 1조 3,000억 유로(약 2,044조 원)를 대출한 상태입니다.

ECB 집행이사 프랭크 엘더슨은 “물 부족, 수질 악화, 홍수 등 수자원 리스크가 경제의 부가가치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특히 농업 부문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남유럽에서는 농산물 생산량의 최대 30%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자연자산 훼손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 ‘자연가치위험도(Nature Value at Risk, NVaR)’ 프레임워크도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이 지표는 금융권의 생태·물리적 리스크 노출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예정입니다.

 

유로존 기업 72%가 자연에 의존…금융 불안 뇌관 우려

농업은 물 부족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으로 지목됐습니다. ECB에 따르면, 남유럽에서는 농산물 생산량의 최대 30%, 북유럽에서는 약 12%가 가뭄에 노출돼 있습니다. 특히 토양 건조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관개 시스템의 기능 저하가 식량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덜란드는 2018년 가뭄으로 농업 부문에서 19억 유로(약 3조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ECB 집행이사 프랭크 엘더슨은 “잦아지는 가뭄이 튤립 산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조업, 광업, 상하수도, 건설업, 숙박·음식업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남유럽에서는 산업 생산량의 20% 이상이, 그 외 지역도 10%가량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 부족은 생산 공정을 중단시키고 비용을 높이며, 강 수위 하락은 운송과 수력발전에 차질을 초래합니다.

그로 인해 ECB는 물과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유로존 기업의 72%가 자연 자원에 의존하며 이들이 전체 기업 대출의 75%를 차지합니다. 물 부족 취약 산업에 대출이 집중돼 은행도 재정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어, 금융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ECB는 현재 주요 산업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변화를 분석 중이며, 관련 결과는 연말 발표될 예정입니다.

 

물 사용 10% 감축 권고…기후·경제 연계된 ‘가뭄 리스크 관리’ 시동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회원국의 물 사용량을 최소 10% 감축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지하수 고갈 우려가 커지고, 유럽 전역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마련된 대응 조치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멤버 프랑크 엘더슨은 “2040년대의 여름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건조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적 가뭄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생태계는 더 이상 환경의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금융 안정성과 경제 운영, 일상생활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색금융시스템네트워크(NGFS)와 금융안정위원회(FSB)도 최근 자연 관련 리스크의 체계적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NGFS는 기후 재해가 향후 5년 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최대 3%까지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자연 관련 위험은 아직 금융 시스템 분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CB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금융 시스템의 자연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장기적 안정 전략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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