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030년 온실가스 55% 감축하는 핏포 55(Fit for 55) 목표에 근접했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습니다. 유럽위원회는 회원국들의 국가 에너지·기후 계획(NECP)을 평가한 결과, 1990년 대비 54%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후법에 명시된 목표 55%와 불과 1%포인트 차이입니다.
EU는 이미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7% 감축했고, 2023년 한 해에만 8%를 줄였습니다. 테레사 리베라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은 과학 기반 목표와 규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진전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서도 기후 공약을 이행하며, 청정에너지 전환 투자를 지속해온 결과로 풀이됩니다. EU는 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형평성까지 고려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으며, 회원국들도 또한 재생에너지 비중 42.5% 달성 목표에 전반적으로 발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벨기에, 에스토니아, 폴란드는 아직 국가 최종 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위원회는 이들 국가에 대한 개별 검토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감축 54%, 성장 70%”…EU, 기후·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U 회원국들은 2023년 12월 위원회 권고안을 반영해 국가 에너지·기후 계획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유럽위원회는 각국이 기존 및 계획된 국내 조치와 EU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54%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볼케 후크스트라 기후·넷제로·청정성장 담당 집행위원은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EU가 2030년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EU는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37% 감축하는 동시에 경제 규모는 약 70% 성장시켰습니다. 유럽위원회는 이를 통해 기후 대응과 경제 성장이 양립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단 요르겐센 에너지·주택 담당 집행위원은 “재생에너지가 주요 전력원으로 정착되었고, 에너지 소비도 줄고 있다”며 “청정에너지는 탈탄소화뿐 아니라 일자리, 성장,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40년 명확성 확보…산업·기후·에너지 3중 과제 도전
EU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40년 중간 목표 수립을 추진 중입니다. 유럽위원회는 1990년 대비 90% 감축을 제안했지만, 체코와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이를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국제 탄소 크레딧 활용 등 보다 유연한 방식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후크스트라 집행위원은 “2040년 목표는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 제공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U는 산업 경쟁력, 에너지 안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청정산업정책과 저렴한 에너지 행동계획 등 전략 이니셔티브를 통해 산업 탈탄소화와 청정기술 투자를 유도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솔루션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다음 단계에서 정책 실행에 집중하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공 자금의 전략적 투입, 민간 투자 촉진, 지역 및 유럽 차원의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됩니다.
한편,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의 줄리아 나르디는 “2030년 목표는 가능하지만, 실행을 뒷받침할 국가 정책과 자금 조달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위원회는 여름 전 204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은 공식 제안서를 발표하고,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UN 기후회의(COP30)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