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출국 도약? 필리핀, 재생에너지로 대만 연결 추진

킬로와트당 237원, 대만에 전기 파는 필리핀… 외국인 100% 투자 허용까지"

필리핀 정부가 재생에너지 수출국 전환을 목표로 본격적인 전략 수립에 나섰습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필리핀이 잉여 재생에너지 용량을 활용해 대만 등 인근 아시아 국가로 전력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필리핀은 2030년까지 전력원 내 재생에너지 비중을 35%, 2040년까지는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입니다. 현재 약 99GW 규모의 풍력·태양광 프로젝트가 이미 확보돼 있습니다.

국가 에너지 수출 전략 구축을 위해 정부는 100% 외국인 지분 소유 허용하였습니다. 약 26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미국·일본과의 전략적 제휴를 병행하여 동남아 재생에너지 수출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구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재생에너지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대만과의 해저 송전망 연결을 포함한 슈퍼그리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transitionzero.org

 

해저 케이블로 연결되는 슈퍼그리드 구상

필리핀의 재생에너지 수출 전략은 바로 국가 간 전력망(super grid) 연계 구축입니다. 1순위는 인근 국가인 대만과의 송전망 연결입니다. 필리핀 에너지부 라파엘 로틸라 장관은 “대만뿐 아니라 인접 국가들도 필리핀의 재생에너지 잉여 용량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대만은 필리핀산 전력을 제조업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킬로와트시(KWh)당 17센트(약 237원)의 경쟁력 있는 가격입니다.

필리핀의 전력 수출 준비는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을 통해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주요국 중에서도 필리핀은 100% 외국인 지분 소유 허용이라는 이례적 조치로 규제 장벽을 낮추고 있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보다 투자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ACEN, Vena Energy, Advantec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국가 중대 에너지 프로젝트(EPNS)‘로 지정된 사업에 대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선순위 투자 계획(SIPP)을 시행하며,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25년 한 해에만 GDP의 5%에 해당하는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인프라에 투자할 예정이며, 이 중 약 3분의 1은 재생에너지 분야에 배정됩니다. 해당 예산은 300MW 규모의 팔라윅 태양광 발전소, 북루손 4GW 해상풍력 단지 등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또한, 필리핀은 자국과 대만을 연결하는 해저 전력망 구축도 추진 중으로, 재생에너지 수출 기반 확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도 함께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일 제휴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

필리핀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일본과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이 전략은, 58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필리핀-일본 파트너십 체결과 미국의 전력망 기술·인프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점차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발판으로 인도-태평양 재생에너지 공급 허브로의 도약을 모색 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도 존재합니다. 송전 인프라 부족, 토지 인허가 지연, 프로젝트 실행력 부족은 여전히 투자 확대의 걸림돌입니다. 이를 위해 필리핀 정부는 전력망 확충, 배터리 저장 설비 구축,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병목 해소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장 분석 기관들은 필리핀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대체할 동남아 재생에너지 유망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G7의 공정에너지전환(JETP) 자금 150억 달러(약21조 원)를 수령했지만, 제도 미비로 인해 발전 계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반면 필리핀은 정책 실행력과 시장 대응력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75% 감축 목표를 제시하였고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정책 기조와 실행력이 투자자들로부터 예측 가능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등과의 국제 협력 네트워크는 외부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필리핀은 동남아에서 가장 빠르게 재생에너지 수출 기반을 확장 중인 국가로, 향후 전력 수출과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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