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은행 연합(NZBA)가 기후 목표를 완화하며 1.5℃ 지향 원칙을 사실상 철회했습니다.
회원 은행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된 이번 프레임워크 변경안은 파리협약 원칙인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를 지향한다’는 보다 유연한 목표로 전환되었습니다.
기존의 2050년 탄소중립 및 1.5℃ 정렬 의무 조항은 전부 삭제됐습니다.
2025년 4월 15일 제네바에서 공개된 이 결정은 1년간의 전략적 검토를 거쳐 내려졌습니다.
NZBA는 회원 은행들에게 더 넓은 자율성과 대응 유연성을 제공하는 취지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기후 활동가들과 일부 금융기관은 이를 ‘거대한 후퇴’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 금융의 대표적 은행인 트리오도스는 즉각 탈퇴를 선언하며, “완화된 목표는 과학 기반의 기후 대응과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은 미국 주요 은행들의 연이은 탈퇴 및 ESG에 대한 정치적 반발 흐름과 맞물려 있어, 향후 금융권의 기후 리더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기후 목표 완화에 내부 분열…ESG 후퇴 본격화 🌍
이번 NZBA의 프레임워크 변경은 은행권 내부의 기후 대응 기조가 갈라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1년 글래스고 금융 넷제로 연합(GFANZ)의 일환으로 출범한 NZBA는 은행 활동을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과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투표로 핵심 기후 기준은 구속력 있는 의무에서 ‘모범 사례’ 수준의 권고로 격하되었습니다.
NZBA 대변인은 “회원 은행 100곳 이상이 독립적이고 부문별 기후 목표를 설정했고, 많은 곳이 전환 계획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전히 1.5℃ 시나리오가 지도 원칙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 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기후 위기 대응의 후퇴“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의 루시 핀슨 이사는 “NZBA는 이제 경제의 배출 궤적을 따르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금융기관의 변화 책임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쉐어액션의 잔 마틴 공동이사도 “역사적 가뭄과 재해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주요 은행들이 1.5℃ 목표를 약화시킨 데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마틴 이사는 “기후 목표 달성과 장기 재무 안정성을 위해 은행들은 기준을 낮추는 데 자원을 쓸 것이 아니라, 실질적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5℃ 실천은 누가? 책임론 부상 속 금융권 시험대에 🧭
NZBA의 결정은 최근 금융권 전반에 걸친 ESG 후퇴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JP모건, 골드만삭스, 시티 등 6개 대형 은행이 정치적 압박 속에 이미 NZBA를 탈퇴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아예 탄소중립 목표 자체를 포기하고 “고객 맞춤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HSBC와 블랙록도 넷제로 관련 조치를 일부 축소하며 후퇴 흐름에 동참했습니다.
특히 블랙록의 이탈은 넷제로 자산관리자(NZAM) 이니셔티브의 보고 중단과 내부 검토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변화는 기후 대응 부족이 심각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와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2035년까지 최대 7%의 수익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후 단체는 NZBA 각 회원 은행이 자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리클레임 파이낸스의 루시 핀슨 이사는 “개별 은행의 투표는 비공개지만, 1.5℃ 약속을 재확인하지 않는다면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은행이 기후 리스크 감축의 주체가 아니라 기후 재앙을 초래하는 존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잔 마틴 공동이사 역시 “책임 있는 투자자들이 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후퇴가 아닌 전환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ZBA의 새 프레임워크는 기후위기 대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점에서 역행하는 조치입니다. 각 은행의 실천 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미래를 가를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