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기업 탄소중립 표준 개정을 추진합니다.
2025년 3월 18일, SBTi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달성 방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담은 제안서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공급망(Scope 3) 배출량 감축에 대한 기업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최종 잔여 배출에 탄소 제거(Carbon Removal) 기술 활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SBTi는 2~5년 주기로 표준을 검토하며, 이번 개정 표준은 2025년 말 확정 후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92%, 온실가스 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기업들의 탄소중립 이행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탄소중립 개념이 기업마다 달리 해석되며 그린워싱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SBTi는 과학에 기반한 명확하고 일관된 정의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기후 리더십 강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스코프 3, 활동 단위별 목표 설정 허용 🔄
SBTi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공급망(Scope 3)’ 배출 감축 방식에 유연성을 부여합니다. 기존에는 Scope 3 배출량 전체를 Scope 1·2와 동일한 방식으로 감축하도록 요구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가장 배출량이 많은 활동 단위로 구분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간접 감축(Value Chain Intervention) 방식도 조건부 허용됩니다. 이는 기업이 공급업체의 탈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해, 그 성과를 Scope 3 감축으로 인정받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식품기업이 농부의 재생농업 전환을 지원하는 경우 해당 배출 감축 효과를 기업의 감축 성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공급망 구조가 복잡한 대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입니다. 공급업체를 직접 파악하거나 배출원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질적 감축 행동을 촉진할 유연한 장치”라고 평가합니다.
탄소 제거, 최종 수단으로 인정 🧪
SBTi는 기업의 ‘잔여 배출(residual emissions)’에 한해 탄소 제거(Carbon Removal)를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탄소 제거 기술은 직접배출(Scope 1) 감축의 최종 수단으로 제안됐으며, 세 가지 선택안이 기업에 제공됩니다:
- SBTi 검증을 받은 탄소 제거 목표 설정
- 자체 제거 목표 설정 후, SBTi의 인정 절차 이행
- 잔여 배출 감축 또는 자체 공급망 내 감축에 대한 유연한 선택
탄소 제거는 기후 커뮤니티 내에서도 뜨거운 쟁점입니다. 일부 대형 기술기업은 “모든 배출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크레딧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은 “크레딧이 실질적 감축을 회피하는 면죄부가 된다”며 비판합니다.
6월까지 피드백 수렴…CDR 회계 기준 추가 전망 📣
SBTi는 2025년 6월 1일까지 기업·학계·시민사회의 피드백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수렴할 예정입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간접 감축 회계 기준, 탄소 제거 활용 방식, 기업 유형별 목표 차등화 등 복잡한 쟁점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향후 초안에 세부 규정이 추가될 전망입니다.
기후 프로젝트 인증기관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의 사라 로이저 최고성장책임자(CGO)는 “SBTi는 공급업체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현실적 수단과 새로운 도구가 등장하고 있어, 이를 반영해 유연성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탄소 제거 시장(CDR) 기대와 우려 교차 🌐
SBTi의 이번 개정안은 자발적 탄소 시장(CDR)의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탄소 제거 기술 기업 클라임웍스(Climeworks)의 캐롤라인 오트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SBTi 지침을 기다리며 탄소 제거 구매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는 탄소 제거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BTi의 탄소 제거 지침이 Scope 1에만 적용되는 한계를 지적하며, “기업의 광범위한 감축 수요를 자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SBTi, 10,000개 기업 기후목표 이끌어 🌍
SBTi는 2015년 설립 이후 약 10,000개 기업의 기후 목표를 설정·검증해 왔으며, 기업 기후 행동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습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의 요한 록스트롬 소장은 “탄소중립 표준은 기업에게 과학에 부합하는 기후 계획의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며 “결정적 10년을 맞이한 지금, 과학은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