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후 이니셔티브 단체 브레이크스루 에너지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내부에 따르면, 이 단체는 유럽 사무소 전체와 미국 공공정책팀, 기후 단체와의 협력 담당 부서 등에서 수십 명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뉴욕타임스(NYT) 및 블룸버그(Bloomberg)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해석됩니다.
공화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장악한 상황에서, 게이츠는 미국 내 정책팀이 워싱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설립된 우산형 조직으로, 청정에너지 혁신을 지원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게이츠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청정에너지 혁신 발전에 변함없는 헌신을 가지고 있다.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전 세계 사람들이 번영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한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로서 세계 6위 부호(순자산 약 233조 원)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정책 로비 활동에서 벗어나 청정에너지 기업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의 주요 투자 및 연구 지원 프로그램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캐털리스트 프로그램, 펠로우십 등은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보호청(EPA) 인력 감축, 기후 프로젝트 보조금 취소, 파리협정 탈퇴 등 연방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조치를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게이츠의 기후변화 조직 재편이 새로운 정치적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후 정책 로비 축소, 투자 중심 재편 💼
빌 게이츠는 정치적 환경 변화에 맞춰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의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정책 입안을 위한 로비 활동을 펼쳤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옹호 활동을 축소하고 청정에너지 기업 투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2024년 대선 당시 게이츠는 카말라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는 정치 비영리단체에 5천만 달러(약 660억 원)를 기부하며, “이번 선거는 미국인과 전 세계 취약 계층에게 전례 없는 중요성을 지닌다.” 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게이츠는 다른 테크 억만장자들과 마찬가지로 관계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인수위 기간 중 마라라고를 방문해 트럼프와 3시간 동안 만찬을 가졌으며, 당시 트럼프가 글로벌 보건 우선순위에 관심을 보인 점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게이츠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게이츠 재단과 USAID는 많은 지원금 수령자를 공유하고 있으며, “지원이 중단되면 수백만 명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 는 경고까지 내놓았습니다.
일부에서는 게이츠 재단이 USAID의 공백을 메울 것을 요청받았지만, 재단 측은 연간 400억 달러(약 52조 8천억 원) 규모의 USAID 지원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게이츠의 발언은 과거보다 줄어든 모습입니다.
과거 기후변화 대응을 강하게 주장했던 다른 억만장자 및 CEO들과 달리, 게이츠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지원 축소, 화석연료 장려, 정부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 해체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자선단체 및 기부 재단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게이츠는 트럼프의 측근이자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로부터 악의적인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최근 게이츠 재단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팀을 재편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주의적 과잉”의 상징으로 공격하는 대표적인 영역입니다.
게이츠는 이에 대해, “DEI 프로그램이 때때로 지나쳤던 것도 사실이다.” 고 언급하며 일정 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게이츠의 개인 생활과 자선 활동도 변화의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는 2021년 아내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와 이혼한 후, 그녀가 게이츠 재단 이사직에서도 사임했습니다.
또한 버크셔 해서웨이 창업자 워런 버핏도 2021년 재단을 떠나면서, 게이츠는 기후변화 및 자선 활동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최근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내부에서도 혼란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히트맵 뉴스는 이 단체가 보조금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서밋을 운영하던 직원 일부를 해고하는 등 내부 조직 개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청정에너지 투자 강화, 새로운 전략 🌱
빌 게이츠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책적 접근에서 벗어나 청정에너지 기업 투자, 혁신 기술 개발 및 지원, 글로벌 시장 확산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그의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기후변화 대응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