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연금 펀드 중 하나인 피플스 팬션(People’s Pension)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원칙에 대한 불일치를 이유로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에서 283억 파운드(약 52조 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피플스 팬션은 200억 파운드(약 37조 원)를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에, 80억 파운드(약 15조 원)를 미국 인베스코(Invesco)에 위탁했습니다.

기존 전체 자산을 관리하던 스테이트 스트리트에는 약 50억 파운드(약 9조 2천억 원)만 남겨두었습니다.

피플스 팬션은 최근 ESG 투자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스튜어드십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플스 팬션을 운영하는 피플스 파트너십(People’s Partnership)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댄 미쿨스키스(Dan Mikulskis)는 “이번 자산 운용사 변경은 책임 투자에 대한 명확한 신호이자 피플스 팬션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략적 변화”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주요 금융기관들이 ESG 투자에서 후퇴하는 흐름 속에서, 유럽 연기금이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마크 콘드론(Mark Condron) 피플스 팬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결정은 강력한 금융 성과와 책임 투자를 조화시키려는 피플스 팬션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며, “분리된 위임 구조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금 가입자들에게 보다 나은 투자 성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ESG 후퇴, 연기금의 반격 🚨

이번 결정은 미국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ESG 투자에서 후퇴하는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블랙록(BlackRock), 뱅가드(Vanguard), 그리고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와 같은 미국 대형 운용사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주주 제안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서 환경 관련 주주 제안의 6%, 사회 관련 제안의 7%만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3년 대비 환경 제안 지지율이 14% 감소하고, 사회적 이슈 참여 지지율이 거의 50%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 내 ESG 투자 반대 정서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 목표와 관련된 각국의 규제, 특정 온도 경로, 산업별 탈탄소화 전략을 평가하지만, 자체적인 목표 설정이나 ESG 투자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의사결정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우선순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플스 팬션은 더욱 적극적인 책임 투자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아문디(Amundi)와 인베스코(Invesco)를 새로운 자산 운용사로 선정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운용사 간 ESG 투자 접근 방식의 차이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장기적 기후 리스크를 재무적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는 유럽 연기금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됩니다.

댄 미쿨스키스(Dan Mikulskis) 피플스 파트너십 CIO는 “최근 몇 년간 자산운용사들의 ESG 투자 방식이 점점 더 분명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피플스 팬션이 장기적 목표에 부합하는 운용사를 선택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