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예상을 크게 상회했지만, 시장은 이 AI 반도체 공룡의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매출 393억 달러(약 56조 원)와, 주당순이익 0.89달러(약 1,277원)를 기록하며 기대치를 초과했습니다.
또한, 2025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430억 달러(약 61조 )로 제시해 월가 컨센서스 417.8억 달러(약 60조 원)를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딥시크(DeepSeek) R1’과 같은 효율적 AI 모델의 등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가능성에 쏠려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보다 ‘딥시크(DeepSeek) R1’과 같은 효율적인 AI 모델의 부상,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가능성에 쏠려 있습니다.
반리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샤나 시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무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며 AI 시장의 변화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딥시크 R1의 등장은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월가의 기존 투자 논리에 균열을 일으키며, 엔비디아의 향후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TD 코웬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리스 계약을 취소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하면서,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방향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장은 계속되지만 속도는 둔화 📉
엔비디아가 발표한 4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연간 매출 1,305억 달러(약 187조 원)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114%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4분기 순이익은 220.9억 달러(주당 0.89달러)로, 전년 동기(122.9억 달러, 주당 0.49달러)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356억 달러(51조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336.5억 달러(약 48조 원)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성장 곡선은 점차 완만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작년 4분기 당시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78% 성장률은 둔화된 모습입니다. 이런 성장 둔화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변동 가능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경고 신호가 되고 있습니다
블랙웰, 엔비디아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 🔑
엔비디아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차세대 AI 프로세서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4분기 블랙웰 관련 매출은 110억 달러(약 15조 7,836억 원)에 달하며,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빠른 제품 확장 속도를 기록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판매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주도했으며, 이들이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50%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매출의 91%를 차지하며, 블랙웰과 기존 ‘호퍼(Hopper)’ AI 칩 판매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2년 전 60%, 1년 전 83%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로, 데이터센터 매출이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AI 효율성 혁신이 반도체 수요를 바꾼다 🔄
엔비디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딥시크 R1(DeepSeek R1)’과 같은 차세대 AI 모델의 등장입니다. 이러한 모델들은 더 적은 컴퓨팅 파워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에 대해 “장시간 사고(long-thinking)와 추론 AI는 단발성 추론보다 태스크당 100배 더 많은 컴퓨팅이 필요하다“며 엔비디아 칩의 지속적인 수요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새로운 AI 아키텍처의 발전이 기존 하드웨어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TD 코웬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리스 계약을 취소하기 시작한 것은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재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반리온 캐피털의 샤나 시셀 CIO는 “최근 실적을 발표한 다른 기술 기업들은 대체로 비관적이었으며, 특히 AI 사업 부문이 가장 부진한 부분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 진출, 아직 갈 길 멀다 🚗
엔비디아의 자동차 및 로봇 부문은 이번 분기에서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해당 부문 매출은 5억 7,000만 달러(약 8,180억 원)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하며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의 AI 기술이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 매출은 여전히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5%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핵심 수익원인 데이터센터 사업부(전체 매출의 90.6%)와 비교하면 자동차 부문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및 로봇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간 내 엔비디아의 핵심 수익 모델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네트워킹·게이밍 부문 부진, 다각화 과제 🎮
엔비디아의 다각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업 부문에서는 부진한 실적이 나타났습니다.
네트워킹 제품 매출은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로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 제약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킹 부문이 엔비디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매출 감소는 중장기적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이밍 부문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출 25억 달러(약 3조 5,881억 원)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 30.4억 달러(약 4조 3,667억 원)를 크게 밑돌며 전년 대비 11% 감소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소비자용 그래픽 카드를 발표했지만, 게이밍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는 회사의 사업 다변화 전략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 변곡점에 서다 📊
엔비디아의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2% 상승했지만, 이는 전일 장중 하락폭을 감안하면 제한적인 반등에 그쳤습니다.
특히, 이전과 달리 투자자들은 이번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최근 기술주 매도 행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전 주가 하락을 경험한 상태에서 실적을 발표했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성장률 둔화와 AI 기술 진화로 인한 시장 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