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실적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25% 알루미늄 관세가 시행되면 알루미늄캔 대신 플라스틱 페트병 사용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10일)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 방안입니다.
이 조치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제품이나 국가에 대한 예외는 인정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트럼프 관세, 코카콜라 친환경 포장 전략 흔들까? 🤔
미국은 알루미늄 소비량의 약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25% 관세 부과 시 캔 음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퀸시 CEO는 “포장재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다른 대체 포장 옵션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알루미늄캔 가격이 오르면 플라스틱병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지속가능한 포장재로 알루미늄캔 제품을 확대해 왔던 코카콜라의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코카콜라는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로부터 6년 연속 세계 최대 플라스틱 오염 기업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이에 코카콜라는 지속가능성 향상의 일환으로 최근 생수 브랜드 다사니, 비타민 음료 스마트워터 등 주요 브랜드에 알루미늄 제품을 도입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에 따르면, 알루미늄 캔의 재활용률은 50.4%에 달합니다. 페트병(29.1%)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이에 코카콜라의 알루미늄 포장재 확대는 순환경제 관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입니다.
단, 퀸시 CEO는 지속가능한 포장재에 대한 비중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습니다. 반환형 재사용 유리병이 2018년 라틴아메리카에 도입된 이후 독일, 남아프리카, 베트남 등 국제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측은 해당 포장재가 2024년에만 16억 개 이상 신규 도입됐다고 밝혔습니다.
코카콜라, 작년 12월 재활용 목표 후퇴까지 ♻️
코카콜라의 전략 수정은 미국의 알루미늄 관세 인상이 음료 산업의 포장재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것을 시사합니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유사한 철강관세가 시행된 바 있습니다. 당시와 달리 이번 관세에서는 예외 인정이 배제됐습니다.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기업의 구체적 대응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전망됩니다. ①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확대 ②국내 알루미늄 공급처 발굴 ③제품 가격 조정 등입니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목표도 동반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바이든 전 행정부의 플라스틱 저감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플라스틱 오염 위기’ 대응이라는 기존 기조와 배치되는 것으로, 기업의 환경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카콜라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작년 12월 재활용 소재 사용 목표를 후퇴시켰습니다. 사측은 2030년 50% 사용에서 2035년 35~4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재활용 대상도 전체 생산량의 70~75% 수준으로 조정됐었습니다.
환경규제 완화와 알루미늄 관세 인상이라는 이중적 정책 변화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음료 업계의 포장재 전략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