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흔들리는 NDC 제출… 글로벌 협력의 시험대

2035년 NDC 제출, 주요국 대거 지연… 파리협정 목표 달성 ‘빨간불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제출을 앞두고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습니다.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핵심 시점에서 주요국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 기후 대응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정한 2월 10일 제출 시한을 앞두고 현재까지 영국, UAE 등 10개국만이 2035년 NDC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반면 G20 국가 대다수는 이를 미루고 있어, 파리협정의 실효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글로벌 기후 협력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과 함께 대중국 무역전쟁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대응 의지도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인도 등 주요 배출국들 역시 경제적 부담과 정치적 압박을 이유로 제출을 지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출된 NDC만으로는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인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1.5도 제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UNFCCC 사무총장인 사이먼 스틸(Simon Stiell)은 이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NDC의 질적 수준이 가장 중요하며, 각국이 충실한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는 9월 종합보고서 발간 전까지 대다수 국가의 제출이 완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英 야심찬 감축목표부터 EU 그린딜 지연까지…주요국 NDC 제출 현주소 🌍

현재까지의 2035년 NDC 제출 현황을 살펴보면, 영국이 가장 적극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영국은 1990년 대비 81% 감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에 가장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배출량 감축의 24%에 해당하는 정책만을 마련한 상태여서, 실질적 이행을 위한 추가 조치가 시급합니다.

스위스는 1990년 대비 65%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국내 감축과 국제 탄소크레딧 활용의 비중이 불명확해 목표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UAE는 2019년 대비 44% 감축을 제시했지만, 2030년 목표인 7% 감축과 비교할 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2005년 대비 59~67%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토지이용 부문의 흡수원 기여도가 불투명해 에너지 부문의 실질적 감축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럽연합(EU)도 그린딜 추진과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U 내부적으로는 2040년 중간 목표 설정이 지연되면서 2035년 NDC 제출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EU 순회 의장국인 폴란드가 기후 목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5월 폴란드 대선 이전까지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도는 개도국의 입장을 강조하며 선진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 3위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신재생에너지 생산국이지만, 1인당 배출량이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을 들어 추가적인 감축 의무 부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는 지난해 COP29에서 합의된 1.3조 달러 규모의 기후금융 합의를 “개도국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며, 선진국의 선도적 행동과 기술·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NDC 제출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재선이 가져올 다층적 영향이 주목됩니다. 트럼프는 이미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화석연료 산업 부활을 강조하고 있어 글로벌 기후 협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대중국 무역전쟁 재개 가능성은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기후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의존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석탄발전이 여전히 전력 공급의 중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리슈오(Li Shuo) 소장은 “중국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미국의 후퇴가 중국의 기후 목표 상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NDC 제출도 지연될 전망입니다. 아사오 케이이치로 환경상은 2월 7일 기자회견에서 2월 10일 제출 시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대비 60% 감축 목표안을 제시하고 지난 1월 말까지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했으나, 3천 건이 넘는 의견 검토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도 NDC 제출이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11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실행 가능하고 비용효율적인 방식으로 2035년 NDC를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정공백으로 NDC 제출 지연이 불가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 국제 공조가 해법 🤝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NDC 제출 현황과 주요국들의 동향을 고려할 때, 오는 9월 종합보고서 발간 전까지 상당수 국가의 목표 제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 목표의 수준과 실효성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2035년 NDC는 각국의 정치적 의지와 실천적 노력, 그리고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기술·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공조 체제를 재건하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끌어내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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