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계 수력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대형 프로젝트를 승인했습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각) 티베트 얄룽창포강(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 하류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댐 건설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일명 ‘메독수력발전’으로, 해발 3,000m의 티베트고원에 건설될 예정입니다.
발전 용량은 60GW(기가와트), 연간 발전량 300TWh(테라와트시)의 초대형 규모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현 시점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 발전소(22.5GW)의 3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중국전력건설공사가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투자비는 약 1조 위안(약 200조 원)에 달합니다. 2029년 착공을 시작하여 2033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석탄발전 의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단 기대를 받습니다. 이와 함께 환경적·지정학적 논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 건설 “한국 수력발전 총용량 10배”
메독 수력발전소는 기존의 전통적 댐 건설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전통적인 단일 벽체 형태의 댐 구조물에서 더 나아가 해발 7,600m의 남차바르와(Namcha Barwa) 산맥을 관통하는 4개의 20㎞ 길이 터널을 건설해 물을 우회시키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터널을 통과한 물이 터빈을 가동해 전력을 생산한 뒤 다시 강으로 회귀하는 순환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메독수력발전소의 가장 특징은 규모입니다. 국내 최대 발전소인 양양양수발전소(1GW)의 60배에 달합니다. 국내 수력발전 총발전규모를 모두 더해도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는 티베트고원의 독특한 지형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가능합니다.
세계 최고 해발고도에 위치한 얄룽창포강의 대협곡 구간은 50km 거리에서 약 2,000m의 급격한 고도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자연적 낙차를 활용함으로써, 연간 최대 300T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국내 2023년 총발전량(617TWh)의 약 48.6%에 해당하는 대규모 발전량입니다.
2060 탄소중립·전력수요 급증 딜레마에 수력발전 주목
메독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중국의 206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발전원에서 석탄 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23년 기준, 석탄발전의 비중은 여전히 61%로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문제는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전력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란 것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도시화율은 2000년 36.2%에서 2023년 66.16%로 급증했습니다. 상하이, 광저우, 충칭 등 메가시티 구축도 전력 수요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인공지능(AI)과 전기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인프라 확충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의 확산이 필수적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전력공급과 탈탄소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발전원이 절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력발전이 매력적인 발전원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수력발전은 대규모 개발이 가능할뿐더러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저부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연간 300TWh 규모의 메독수력발전소는 중국의 206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태계 손실·환경 문제로 주변국 반발 우려
한편, 중국의 슈퍼댐 건설은 인도와 인근 아시아 국가들과 수자원 관련 긴장감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강 하류에 위치한 국가인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수자원 안보 측면의 심각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기 중입니다. 이들 국가는 자국 내 대응 댐 건설 계획을 검토하는 등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인도 일간지 퍼스트포스트는 “이번 슈퍼댐 건설로 하류 지역으로의 물 흐름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특히 건기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물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이 이 댐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중국이 전쟁 중 대량의 물을 방출하면 국경 근처의 지역에 홍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체는 댐이 위치한 지역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산사태, 생태적 피해의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프로젝트 승인 약 2주 뒤인 이달 7일에도 인근 지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만 126명으로 추정됩니다.
산사태나 눈사태로 댐이 붕괴하면 급격한 홍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류 지역인 인도·방글라데시의 환경과 경제에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