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4년 배터리 전기자동차(BEV) 178만 대를 출하하며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했습니다. 비야디(BYD)의 176만 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판매 실적입니다.
연간 목표치인 180만 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발표된 2024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테슬라의 차량 출하량은 49만 5,570대였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것입니다.
주요 이유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꼽힙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 BYD와의 경쟁 심화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으나 다음날 원상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전기차 판매 감소와 별개로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기차 판매량 ↓에도 반등한 테슬라 주가, 이유는?
2024년 테슬라의 전기차 출하량은 전년 대비 2만 대 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2023년 출하량은 181만 대였습니다.
테슬라의 연간 전기차 출하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CNN을 비롯한 주요 언론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따른 성장 동력 약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2023년 기준, 테슬라 전체 매출의 85%의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입니다. 해당 부문의 실적 하락에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6.1% 급락한 379.28 달러(약 55만 2,785원)까지 하락했습니다.
2024년 12월 최고점 479.86 달러(약 69만 9,204원) 대비 약 21% 하락한 수준입니다. 실적 부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주목할 점은 그 이후의 주가 추이입니다. 그 다음날(3일) 테슬라 주가가 410.44 달러(약 59만 8,052원)로 급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전년 상반기 대비 2배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판매실적과 테슬라의 주가가 별개로 움직이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출하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스타성과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스토리텔링’의 매력” 때문이라는 것이 매체의 분석입니다.
머스크 CEO “로보택시, AI·자율주행 기술력의 상징”
특히,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은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습니다.
테슬라가 장기간 개발해 온 로보택시 프로젝트는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테슬라 전기차 제조 역량과의 시너지가 가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최적화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가 단순한 차량이 아니라 테슬라의 AI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축적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와 함께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테슬라의 주요 사업 부문인 ESS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와 맞물려 잠재력이 큰 분야로 평가됩니다.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과 AI 기반 관리 시스템이 주요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단순 제조업체에서 IT·에너지·AI 융복합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기업가치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테슬라 과도한 고평가 우려” 월가, 신중하게 관망 중
한편,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 상승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이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투자 심리와 분위기의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WSJ은 테슬라 주가가 최근 5년동안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평균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셉 스팍 US뱅코프(USB)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주가 형성이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투자 심리와 모멘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의 선거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핵심 측근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매체는 “2024년 테슬라의 주가 상승 대부분이 11월 5일 (대통령) 선거 이후 발생했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 1조 5,000억 달러(약 2,189조 원) 중 약 1조 달러(1,459조 원)가 AI·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가치에 기반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테슬라가 미래 기술에서 획기적인 진전이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단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