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지구 기온 상승 미스터리…0.2℃ 상승 구름 감소 때문

독일 연구팀 사이언스에 발표…온난화 자체 악순환 우려도

지구 내 구름의 양 감소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독일 알프레드베게너 연구소(AWI)의 헬게 괴슬링 박사팀은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1850~1900년)와 비교해 1.48℃ 상승했습니다. ▲인간 활동에 따른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 ▲화산 폭발에 따른 수증기 배출 ▲대기 중 에어로졸 입자 감소 ▲엘니뇨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겁니다.

그런데 이들 요인을 모두 종합해도 0.2℃가 더 상승한 원인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 가운데 괴슬링 박사팀은 지구 알베도(태양광선 반사율) 하락이 지구 평균기온 0.22℃를 상승시킨 주요 원인이란 것을 발견했습니다.

괴슬링 박사는 “0.2℃ 상승은 현재 기후연구에서 치열하게 논의되는 문제 중 하나”라며 “이를 설명하고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위성 데이터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 여러 관측데이터를 복잡한 기상모델과 결합해 다양한 고도에서 세계 에너지 수지와 구름양의 변화를 분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정상적 기온 상승 요인 중 하나로 ‘하층운 감소 지목 📉

23일 연구 결과를 확인한 결과, 태양에서 오는 복사 에너지 중 대기·지구 표면과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로 다시 반사돼 나가는 에너지의 비율인 알베도가 지난해 194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이후 알베도 감소가 없었을 경우 지난해 세계 평균기온이 0.23℃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알베도는 1970년대부터 꾸준히 감소해 왔습니다. 지구 햇빛을 반사할 극지방의 눈과 해빙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2016년 남극 해빙이 감소하자 알베도 감소는 더 두드러졌습니다.

괴슬링 박사는 “데이터 세트 분석 결과 극지방은 최근 알베도 감소의 약 15%에 불과하다”며 “(극지방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알베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지구 알베도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으로 북반구 중위도와 열대지방의 하층운(낮은 구름)이 줄어든 것을 꼽았습니다. 대서양 일대와 북서태평양 일대가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연구팀은 지난해 가장 비정상적인 기온 상승이 관측된 지역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모든 구름은 외부에서 오는 태양에너지를 일부 반사해 냉각 효과를 일으킵니다. 이 중 대기층에 위치한 구름은 지구에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고 다시 방출합니다. 이때 대기 중에 열을 가둬 온실효과를 강화합니다.

그 중 60%를 차지하는 하층운은 열을 가두는 효과보다 반사 효과가 더 큽니다. 하층운이 감소했다는 것은 냉각 효과가 그만큼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지난해 하층운의 경우 약 4%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괴슬링 박사는 “하층운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중층운 또는 상층운에서는 전혀 감소하지 않거나 약간만 감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양연료 규제가 불러온 나비효과…온난화 따른 악순환도

그렇다면 하층운이 왜 줄어든 걸까요?

연구팀은 해양연료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꼽았습니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여러 오염물질을 감축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황산화물 함유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췄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 중에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 농도가 줄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대기에서 구름의 씨앗 역할을 해야 하는 하층운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진의 추측입니다.

올해 6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 역시 비슷한 연구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환경’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에어로졸 생성 감소가 지구 해양 전체의 구름양을 줄임으로써 일시적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가속화됐단 것이 메릴랜드대 연구진의 주장이었습니다.

괴슬링 박사는 “해양연료에 대한 규제가 더 엄격해진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런데 이러한 요인만으로는 하층운 감소를 설명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지구온난화 자체를 꼽았습니다. 지구온난화 심화가 하층운 구름을 줄게 만들고, 이것이 다시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피드백 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경우 2023년 발생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말입니다. 그는 이같은 변수로 인류가 계산한 것보다 더 빠르게 ‘탄소예산’을 소진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괴슬링 박사는 “지구 위 구름양 변화 요인 규명이 현재와 미래 온난화 평가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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