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 60→40달러 하향 검토

러시아산 원유 전면 금수 역시 검토…발트해 새로운 화약고로 부상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에 부과한 가격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자금조달 능력을 더 약화하고자 이같은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G7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호주 등 서방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약 8만 7,000원)의 가격 상한을 설정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이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러시아의 재정 수입에 타격을 가하려는 대(對)러시아 제재의 일환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 업체는 배럴당 60달러 이하의 가격에 사들인 러시아산 원유만 수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다른 나라 선박으로 위장해 자국산 원유를 수출하는 ‘그림자 함대’를 운용한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제재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G7은 이미 그림자 함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수십여개 단체와 선박을 모두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와 별개로 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습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가 운용 중인 그림자 함대는 약 600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 배럴당 60달러 → 40달러 고려 🛢️

현재 검토되는 조치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40달러(약 5만 8,000원)까지 낮추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예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전면적인 금수 역시 고려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G7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 하향 등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2025년 국제 원유 수급 여건이 비교적 양호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으로 석유 생산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깔려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60달러 상한선이 국제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고안된 조치란 것을 짚었습니다. “2025년 전 세계 원유 공급량 초과 전망 속에 유가가 하락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더 공격적인 조처를 하는데 열린 입장이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G7이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해상안전 등 여러 문제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저울질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2023년 석유 수출로 1,880억 달러(약 272조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속 발트해 새로운 ‘화약고’로 부상

이 가운데 유럽연합(EU) 9개국에 둘러싸인 발트해가 새로운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소위 그림자 전쟁에 따른 겁니다.

그림자 전쟁은 직접적인 공격은 아닙니다. 자국의 개입을 숨긴 상태로 중요시설이나 사이버 공격 등 비군사적 공격의 유형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발트해를 둘러싸고 냉전 이래 러시아와 나토의 대치 상황이 가장 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14일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계기로 중립국을 유지하던 스웨덴과 핀란드 역시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발트해를 둘러싼 9개국 중 8개국이 나토 회원국인 겁니다.

이후 러시아는 발트해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크게 강화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주변국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에 따르면, 지난 11월 26일 발트해를 순찰하던 독일군 호위함은 러시아의 호위함이 유조선을 호위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헬기를 출동시켜 해당 유조선을 자세히 살펴보려 했습니다.

이에 러시아 함선이 독일군 헬기에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를 쏘며 대응했고 헬기는 강제로 회항했습니다. 이 사건은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대립이 커지는 대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다른 당국자들 역시 전쟁 후 발트해에서 러시아 군함이 나토 회원국 함정에 경고 사격을 가하거나 전파 방해 시스템으로 항공망을 위협하는 기동을 벌이고 있다고 WSJ에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19일에는 중국 소유의 벌크선이 발트해 연안에서 해저케이블을 절단했다는 혐의로 잡혔습니다. 독일과 핀란드, 스웨덴과 리투아니아를 연결하는 해제케이블 2개가 손상됐습니다. 중국 선장이 선박의 닻을 의도적으로 내려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러시아 정보부가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단, 러시아 크렘린궁은 해당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당국 역시 러시아 배후설에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WSJ은 “북유럽 당국이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비난할 경우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이 커지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발트해 상공의 동맹국 영공에 접근하는 러시아 항공기를 나토 군용기가 요격하는 빈도 역시 최대 25%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밖에도 철도·병원·상수도 등 중요시설을 둘러싼 사이버공격 역시 늘어났습니다.

브루노 칼 독일 외교정보국 국장은 “러시아의 공격이 직접적인 군사충돌의 한계를 넘지는 않았다”면서도 “생명과 중요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격’의 위협이 너무 커졌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피해국 중 하나가 나토의 집단방어 조항 발동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나토는 회원국 중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이를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대응하는 집단 안보 체제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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