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자테크, 생명공학 기술 활용해 이산화탄소 → 대체단백질 변환 나서

미 해군 관심 보여…2026년 첫 상업시설 개장 목표

2005년 설립된 생명공학 기업 란자테크. 미생물 기술을 기반으로 에탄올 연료 전환 기술개발에 주력해 온 곳입니다.

폐기물을 소각한 가스나 공장 배기가스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먹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에탄올을 만드는 기술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현재 보유한 특허만 1,250개가 넘습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만들고자 분사한 기업이 바로 ‘란자제트’입니다. 란자제트는 올해 2월부터 SAF 대량 생산을 위한 세계 최초 상업 시설을 미국 조지아주에서 운영 중입니다.

16일 확인한 결과, 설립 후 란자테크가 현재까지 조달한 투자금만 11억 달러(약 1조 5,798조 원)가 넘습니다. 작년 2월에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했습니다.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해 재활용하거나 친환경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업계 기후대응을 돕는다는 것이 란자테크의 비전입니다.

그런 란자테크가 최근 주목하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대체단백질 시장입니다.

 

“부산물로 나온 미생물? 단백질로 재활용 나서” 🦠

올해 10월 란자테크는 대체단백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통해 대체단백질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회사가 보유한 에탄올 연료 전환 기술을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란자테크는 현재 ‘클로스트리디움 오토에타노게눔(Clostridium autoethanogenum)’이란 미생물을 활용해 에탄올을 생산합니다.

이 미생물은 액화한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삼아 분해한 후 아세톤을 만듭니다. 생산물인 아세톤에 추가 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에탄올이 만들어집니다.

회사가 보유한 상업시설 6곳에서 수천 리터의 에탄올이 생산됩니다. 에탄올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부산물로 많은 양의 미생물이 배출됩니다. 란자테크는 부산물로 나온 미생물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 미생물을 동결 건조 시킬 시 단백질 가루가 나오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공기 단백질’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제품명도 이미 있습니다. 일명 ‘란자테크 뉴트리셔널 프로테인(LNP·LanzaTech Nutritional Protein)’입니다.

사측은 “부산물로 나온 미생물을 동결 건조한 가루의 85%가 단백질로 구성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란자테크가 만든 단백질 가루의 모습. 에탄올 생산공정서 나온 부산물, 즉 미생물을 동결 건조한 것이다. ©Lanzatech

란자테크, 상장 전부터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 연구 ⚗️

란자테크가 사용한 기술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해당 기술은 이미 핀란드 푸드테크 스타트업 솔라푸드가 앞서 만든 바 있습니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수소 그리고 약간의 영양분을 기반으로 미생물을 배양합니다. 이후 해당 미생물을 동결 건조시켜 가루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솔라푸드의 경우 올해 4월 대규모 탄소포집 단백질 생산시설을 핀란드 수도 헬싱키 부근에 개장해 운영 중입니다.

기존 축산업과 비교해 물소비량이나 탄소배출량이 현저히 적을뿐더러, 기후에 관계없이 어디에서나 생산이 가능해 식량안보 기술로 적합하다는 것이 사측의 주장입니다. 무엇보다 이 단백질 가루는 빵·파스타·대체육 등 여러 제품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란자테크 역시도 솔라푸드와 비슷한 주장은 합니다. 여기에 회사는 “기존에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회사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자라 서머스 박사는 “란자테크는 (나스닥) 상장 이전부터 수년간 단백질에 대해 연구해 왔다”며 “회사가 보유한 플랫폼의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본사가 위치한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실험실에서 최근 2년간 일일 최대 3g 정도의 단백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니퍼 홈그렌 란자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이 과정에서 엄격한 분석과 영양 성능이 진행됐다”며 “시제품 개발을 위해 여러 식품 기관과 협력했다”고 밝혔습니다.

란자테크가 만든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는 이미 동물사료로 활용 중입니다. 서머스 CSO는 “약 2만 5,000톤 분량의 단백질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사 기술을 사용하는 중국의 한 공장에서 주로 생산돼 판매된 것을 전해졌습니다.

 

▲ 란자테크는 2026년부터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상업화 시설에 대한 설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Lanzatech

“2026년 첫 상업시설 운영 목표…미국 해군 관심 보여” 💰

서머스 CSO는 자사의 단백질 가루가 영양학적으로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다”며 “냄새도 없고 색상 역시 흰색이라 다른 식품에 넣어 활용하기 이상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단, 란자테크는 해당 단백질 가루를 실제 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은 없습니다. 그 대신 식품 기업들과 협력하는 기업간거래(B2B)에 집중한다는 구상입니다.

란자테크는 2026년부터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2028년부터 상업화 규모 생산에 이른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첫 시설에 대한 설계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궁극적으로 연간 약 3만 톤 이상의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를 생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란자테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RAS 인증’을 받기 위해 서류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는 GRAS 인증은 미국 FDA가 특정 물질에 대해 식품 등 원료로서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한편, 란자테크가 개발한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에 미 해군 역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란자테크는 현재 미국 해군연구소(NRL)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배 위에서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 개발이 가능한지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미 해군연구소의 생물학자인 매튜 예이츠는 “해수에서 추출한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미생물을 배양 중”이라며 “군인과 선원들의 영양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역시도 란자테크의 미생물 기반 단백질 가루에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 당초 미 국방부도 란자테크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공화당과 축산업계 로비스트의 비난으로 지원이 보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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