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푸드테크 스타트업 솔라푸드가 대규모 탄소포집 단백질 생산시설을 세계 최초로 개장했다고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알렸습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 인근 반타에 위치한 ‘팩토리 01’ 시설입니다.
솔라푸드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CO₂)와 수소, 영양분으로 미생물을 배양해 단백질을 생산하는 ‘공기 단백질’ 스타트업입니다. 기존 농·축산업 대비 물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이 모두 현저히 적습니다. 또 기후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생산이 가능해 식량안보 기술로도 기대받습니다.
사측은 이를 ‘솔레인’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26일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시리즈 B 라운드 등 솔라푸드가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만 5,770만 달러(약 794억원)에 이릅니다.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파시 바이니카는 생산시설 완공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곧 지역 슈퍼마켓에서도 솔레인 기반 식품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공기 단백질’ 선도기업 솔라푸드 “2020년 타임지 100대 발명품 선정” 🏆
2017년 설립된 솔라푸드. 탄소포집 단백질 솔레인의 상용화를 목표로 핀란드 VTT기술센터와 라페란타기술대학교에서 분사해 설립됐습니다.
솔레인은 이름 그대로 태양에너지(Solar)로 만든 단백질(Protein)을 뜻합니다.
재생에너지와 포집한 공기 속 CO₂를 사용해 미생물을 길러 단백질을 얻는단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이렇듯 미생물과 공기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방식을 일컬어 ‘공기 단백질’이라고 부릅니다. 미생물을 사용한단 점에서 발효단백질의 일종에 속합니다.
중동 시장조사 기업 팩트MR에 따르면, 세계 공기 단백질 시장은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32년에는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로 증가한단 것이 기관의 분석입니다.
다만, 현재 공기 단백질을 개발 중인 기업은 5곳에 불과합니다. 솔라푸드를 포함해 ▲미국 에어프로틴 ▲오스트리아 아르케온바이오 ▲네덜란드 팜리스 등 입니다.
그중에서도 솔라푸드는 굵직한 성과로 업계를 주도해 왔습니다. 2020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 100가지’에 선정됐습니다.
또 2022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식품 판매 승인을 받으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공기 단백질, 적은 공기로도 생산돼! 미생물 발효 덕분에 가능 🦠
솔레인이 주목받는 핵심, 바로 95%의 공기와 5%의 영양분 용액만으로 어디서나 생산할 수 있단 것입니다.
그 비결은 솔라푸드 연구진이 발트해에서 발견한 미생물에 있습니다.
이 미생물은 CO₂와 수소, 영양분을 먹고 발효 과정을 거쳐 성장합니다. 토지소비량이 적고 살충제·화학비료 등이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자란 미생물을 저온살균 시킨 후 건조시키면 단백질이 풍부한 노란색의 가루, 솔레인이 만들어집니다.
솔라푸드에 따르면, 솔레인의 영양분은 말린 콩이나 해조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 솔레인은 다량의 단백질과 식이섬유, 영양소를 품고 있습니다.
동시에 부드러운 향과 고소한 감칠맛을 지녀 유제품 대체품으로 잠재력이 높습니다. 빵·파스타·대체육 생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솔라푸드는 싱가포르 현지 식당 및 기업과 협업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등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축산 대비 탄소배출량 1%…‘나스닥 녹색자산’ 인정 받아 🌱
현재 솔라푸드는 솔레인을 일컬어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단백질’이라고 강조합니다.
핀란드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한 덕분입니다.
솔라푸드의 미생물은 CO₂와 함께 수소를 먹이로 필요로 합니다. 이 수소는 재생전력을 사용한 수전해조에서 생산됩니다. 핀란드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41.8%에 달했습니다.
나아가 CCU(탄소포집·활용) 기술을 통해 탄소네거티브 단백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솔레인 생산에 필요한 CO₂는 자체 직접공기포집(DAC)과 함께 핀란드 가스 기업 보이코스키의 공장을 통해 공급되고 있습니다.
사측의 자체 전과정평가(LCA)에 의하면, 솔레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동물성 단백질의 1%, 식물성 단백질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솔라푸드는 이달 11일 미 장외주식시장 나스닥(NASDAQ)으로부터 ‘나스닥 녹색자본(Nasdaq Green Equity)’으로 선정됐습니다.
해당 인증은 매출액의 50% 이상이 녹색활동에서 발생하고 투자의 50% 이상을 녹색사업에 할당하는 기업에게 수여됩니다.
👉 어디서나 생산 가능한 솔레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식량 챌린지 결선까지 진출
CO₂ 배출 年 800만톤 방지 “팩토리 01 가동으로 본격화” 🏭
이 가운데 상업 규모 생산시설인 팩토리 01의 가동으로 솔라푸드는 단연 업계 선두 위치를 공고히 할 전망입니다.
그간 솔라푸드는 핀란드 헬싱키 인근의 실험시설에서 솔레인을 생산했습니다. 해당 시설의 생산량은 하루 1㎏, 연간 최대 365㎏에 불과합니다.
그에 비해 팩토리 01은 연간 160톤의 솔레인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300마리 규모의 낙농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단백질 분량입니다.
해당 시설은 ‘유럽공동이해관계프로젝트(IPCEI)’의 보조금으로 추진됐습니다.
2022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IPCEI의 일환으로 수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표한 6억 유로(약 8,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 그중 3,400만 유로(약 500억원)가 이번 프로젝트에 책정됐습니다. 팩토리 01은 IPCEI가 지원한 프로젝트 중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시설입니다.
솔라푸드는 해당 시설 건설을 위해 시리즈 B 투자도 추진했습니다. 지난 11월 800만 유로(약 120억원) 규모의 자금에 성공했습니다.
한편, 솔라푸드는 팩토리 02 건설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IPCEI가 7,600만 유로(약 1,120억원)를 지원합니다. 팩토리 02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솔라푸드는 2031년 솔레인 생산 수준을 7만 8,500톤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축산업을 대체함으로써 800만 톤 이상의 CO₂ 배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측은 설명했습니다.
“日 식품 대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아시아 넘어 EU·美 진출 목표” ✈️
한편, 솔라푸드는 싱가포르 바깥 시장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사측은 지난해 일본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솔레인 사용 제품 개발과 시장성 연구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시아 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바이니카 CEO는 올해 말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솔라푸드는 유럽식품안전청(EFSA)에도 식품 규제 승인을 위한 서류를 제출한 상황입니다. 유럽식품안전청은 빠르면 이달 내 검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르면 EU에서는 2025~2026년경 솔레인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이니카 CEO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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