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4일 새벽 해제되며 사태는 잠정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해당 소식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전 세계 주요 외신을 통해 실시간 속보로 다루어졌습니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사태가 충격적이면서도 매우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단 점을 짚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의 배경과 국내 반응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인근 영상과 사진 등 현장 상황도 실시간으로 전달됐습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발 빠른 분석에도 나섰습니다.
주요 무역 중개국인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종합하면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사회의 정치·안보·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단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WP 등 외신 다수, 계엄령 사태 ‘돌발성’ 강조 📣
먼저 WP는 이번 계엄령 선언과 해제를 “정치적 롤러코스터”로 비유하며 “남한 기준으로 봐도 극단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정치적 역동성이 높은 한국에서도 이번 사태가 매우 급작스러운 일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대통령실 주요 참모와 여당 관계자, 각 부처 장관 대다수가 사전에 관련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비상계엄은) 위험한 권력행사로 6시간 동안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다”며 “많은 한국인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믿었던 군사독재를 떠올리게 했다”고 WP는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 당국자도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일본 교토통신도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해 왔지만 이런 방법으로 나올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일본 정부 당국자의 말입니다.
한국 전문가로 알려진 존 닐슨-라이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CNN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말해 이런 일이 일어난 건 기괴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점점 더 궁지에 몰린 국내 정치적 입지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고 CNN에 전했습니다.
한국판 ‘1·6 폭동’ 주목…세계 정치·안보 여파 미칠까 🤔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은 물론 나아가 세계 정치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영국 BBC는 “이번 사태가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의 평판을 미국에서 일어난 1월 6일 폭동 때 (미국의 손상보다) 더 훼손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20년 재선에 실패하자 이듬해인 2021년 미 의회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을 말합니다. 해당 사건은 역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불리며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됐습니다.
리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불필요하게 한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영국 보수지 텔레그래프 또한 “경제·안보의 중추적 글로벌 파트너이자, 규칙에 기반한 자유주의 질서의 지지자로서 한국”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렸다는 점이 “특히 충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계엄령이 바이든과 주요 미국 동맹을 시험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북한·중국·러시아에 맞서는 ‘민주주의의 방벽’으로서 한국에 지지를 보내온 미국이 “큰 시련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 NYT의 분석입니다.
현재 미국·일본 등 주요국 정부는 한국의 비상계엄령 해제 이후에서 상황을 주시하는 상태입니다.
한국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 주식시장 여파 이어져 📉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에 세계 경제도 즉각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장중 운영 시간이 비상계엄 사태와 겹치며 직접적인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한국 시간 기준 저녁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열립니다.
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접 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전날(2일) 대비 3.74% 급락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9.8%까지 폭락했으나, 이후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로 낙폭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되는 주요 기업들의 관련 주식들도 대거 하락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3% ▲포스코홀딩스 4.5% ▲SK텔레콤 2% 순으로 전날 대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해외 금융기관들도 비상계엄 여파에 대한 전망을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 혼란 외에도 정권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서치 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은 앞으로 정치적 불안정 기간이 올 것이며 이는 경제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고객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이번 사태가) 아시아의 복잡한 안보 환경에서 반도체 주요 공급업체이자 든든한 미국 동맹국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논평했습니다.
이어 “계엄령 사태는 금방 끝났으나 시장과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