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은행 산하 국제개발협회(IDA) 기금에 40억 달러(약 5조 5,780억 원) 공여를 약속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관계자는 미국 재무부가 세계은행의 IDA 재원 마련을 위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단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열릴 ‘IDA 제21차 재원보충 회의’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IDA는 세계 최빈국DMF 장기·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해 경제개발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년 주기로 재원을 보충해 출연금을 마련합니다.
IDA는 최빈국을 위한 보조금·양허성(무상 증여성) 자금 중에서는 최대 규모의 단일 기금입니다.
최빈국 지원 위한 최대 단일 기금 IDA 💰
IDA는 기후기금은 아니지만, 공중보건 등 기후취약성을 해소하는 프로젝트를 다수 지원합니다. 특히, 기후적응과 기후탄력적 인프라(기반시설) 구축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5년 기준 1인당 국민총생산(GNP) 1,335달러(약 186만 원) 이하의 국가만 기금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로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이집트·인도네시아 등이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출연금 대다수는 세계은행 회원국의 기부금으로 조달합니다. 2021년 IDA 재원보충액은 총 930억 달러(약 129조 6,880억 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IDA 신규 재원 마련의 목표로 1,000억 달러(약 139조 4,500억 원)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전 차례 대비 20% 이상 증가한 목표입니다.
세계은행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프랑스·영국 등 대규모 기부국이 25~30% 늘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경제국 역시 자금 지원을 2배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든 40억 달러 공약…트럼프 재선에 좌초 가능성 높아 🇺🇸
앞서 조나단 파이너 미국 국가안보실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IDA 재원 공약으로 ‘역사적인’ 약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후 보도를 통해 40억 달러라는 구체적인 금액이 공개된 것입니다.
물론 세계은행이 제시한 25% 이상 증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초였던 2021년 IDA에 35억 달러(약 4조 8,800억 원) 규모의 공여를 약속했습니다. 올해는 지난 출연과 비교해 14%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행 여부입니다. 재원 공여를 위해서는 미국 의회 상원의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최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미국 상원 선거 결과, 공화당이 100석 중 53석으로 다수당을 탈환한 상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세계은행 자금 지원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에는 미국이 세계은행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은 IDA 재원 공여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덴마크·스페인 약 40% 증액…한국 45% 확대 동참 🇰🇷
다른 주요국들의 기부 약속도 이목이 쏠립니다.
올해 9월 덴마크는 지난 재원보충 대비 40% 증액된 33억 크로네(약 6,500억 원)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스페인 또한 4억 유로(약 5,885억 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지난 10월 밝혔습니다. 이전 대비 37% 증액된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 정부도 IDA 기여를 45%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약속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8,460억 원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차 재원보충 기여액 5,850억 원 대비 45%가량 증액된 규모입니다.
세계은행은 “한국은 세계적 위기가 저소득 국가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기에 더 많은 헌신을 결정했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