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리로 만든 건축용 소재 공개됐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지난 9월 선보인 유리벽돌입니다. 연구에는 미국 유리 3D 프린팅 스타트업 이븐라인이 협업했습니다.
이들은 탄소집약적 건축 소재인 콘크리트를 대체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이같은 연구에 나섰습니다. 콘크리트의 원료인 시멘트 산업은 세계 탄소배출량의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이 콘크리트는 한번 만들어지면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잘게 부숴 순환골재로 사용될 수 있으나 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이에 연구진은 재활용 용이성이 높은 유리에 주목했다고 밝혔습니다.
폐유리병, 3D 프린터로 재활용 가능 ♻️
유리벽돌을 만드는데에는 이븐라인의 ‘유리 3D 프린터 3’가 사용됐습니다.
이븐라인은 2022년 MIT 출신 마이클 스턴 이븐라인 최고경영자(CEO) 설립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유리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용광로로 폐유리병을 녹여 인쇄가 가능한 형태로 만듭니다. 이후 프린터를 사용해 용융된 유리를 여러 층으로 쌓는 방식입니다.
이븐라인은 이 3D 프린터를 사용해 꽃병과 선반 등 소품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건축 소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산업용 유압프레스로 유리벽돌의 강도를 실험했습니다. 스턴 CEO는 이 과정에서 유리벽돌이 상당한 강도를 견딜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강한 프로토타입(시제품)의 경우 콘크리트 벽돌과 비슷한 강도를 갖추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순환디자인 대명사, ‘레고블록’서 디자인 차용 🧱
순환설계는 소재를 유리로 변경한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벽돌의 모양 또한 레고의 돌기 모양을 차용했습니다. 쉽게 해체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레고 형태는 벽돌 간 고정에 필요한 모르타르 사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에 순환건축 자재 개발 기업들이 자주 선택하는 설계 방식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븐레인은 직육면체 대신 8자 모양을 선택했습니다. 그 덕분에 직선과 곡선 어느 형태로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MIT 캠퍼스서 ‘유리벽’ 공개…“다음 목표는 파빌리온” 🏗️
연구진은 유리벽돌이 독특한 미학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피력했습니다.
자연광이 통과할 수 있어 건축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 9월에는 MIT 캠퍼스의 가장 상징적 건물 ‘그레이트 돔’ 앞에 유리벽돌로 쌓은 벽이 전시됐습니다. 22개 벽돌로 쌓은 4단짜리 낮은 벽입니다.
연구진은 유리벽 설치를 통해 유리벽돌이 야외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스턴 CEO는 유리벽이 ‘건물로 가는 디딤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유리벽돌을 사용해 파빌리온(임시 건축물)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