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복원? 재조림보다 ‘자연재생’이 더 효과적…‘생물다양성’ 덕분

호주 퀸즐랜드대 등 국제 연구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

벌채 등으로 사라진 열대우림을 복원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무엇일까요? 바로 열대우림이 원상회복을 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는 겁니다.

호주 퀸즐랜드대·미국 메릴랜드대 등 국제 연구진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인위적인 재조림 보다는 자연재생이 열대우림 회복에 더 효과적이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3일 연구 결과를 살펴본 결과,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2억 1,500만㏊(헥타르) 규모의 훼손된 열대우림이 자연재생을 통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멕시코 전체 면적(약 1억 9,600만㏊)보다 큰 겁니다.

자연재생이 가능한 열대우림의 52%는 5개국(브라질·인도네시아·중국·콜롬비아·멕시코)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들은 위성사진과 열대우림 회복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재조림과 자연재생 지역은 머신러닝(ML) 기술을 사용해 구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자연재생을 통해 열대우림이 회복할 시 향후 30년간 234억 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3년 세계가 배출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571억 톤)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입니다.

 

자연재생이 재조림보다 회복효과 ↑ 🦜

재조림이 아닌 열대우림이 더 효과적인 이유는 바로 ‘생물다양성’에 있습니다.

연구진은 인위적인 재조림으로는 열대우림 내 풍부한 생태계를 구현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열대우림과 토양의 탄소흡수능력이 배로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입니다.

또 훼손된 열대우림의 회복 속도 역시 재조림보다는 자연재생이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무 근처에 머문 원숭이나 새가 과일을 먹고 씨앗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나무의 수종(樹種)이 재조림보다 더 풍부합니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할수록 삼림은 병해충에 더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수종이 곰팡이균에 의해 사라지면 비슷한 다른 종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생태학적으로 시스템이 더 견고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 공동저자이자 메릴랜드대 지리학자인 메튜 패건은 “(훼손된) 열대우림은 1~3년 안에 생겨날 수 있다”며 “5년 안에 6m 높이의 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연구진은 국가별로 삼림 회복이 가능한 지역을 노란색으로 시각화했다. 이중 초록색은 자연재생이 가능한 지역을 식별해 표시한 것이다. ©Nature

“비용효율적 복원 필요”…최종 결정 지역 당국에 달려 🌴

이번 연구가 재조림을 멈추자는 건 아닙니다. 지역에 맞춰 재조림과 자연재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말입니다.

연구진은 “재조림은 언제나 인기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든다”며 “유사한 조건에서 자연재생 복원과 비교할 경우 생물다양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열대·아열대 지역 삼림 복원에는 1㏊당 최대 3,880달러(약 545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구 주저자인 퀸즐랜드대 생물·환경과학부의 브룩 윌리엄스 박사는 “자연재생 기술을 활용하면 국가는 비용효율적으로 복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완화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삼림복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수집한 데이터세트를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용효율적인 삼림 회복 장소를 식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지역 당국에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습니다. 농업에 의존하는 지역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구에도 변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입니다. 가뭄 심화나 대형 산불 발생 등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우림이 다른 환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은 자연재생을 통한 삼림 복원이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패건 박사는 “(재생복원은)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일뿐,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리며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사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연재생 시 열대우림 20년 안에 78%까지 회복 가능 🌲

한편, 이같은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네덜란드 바그닝겐대 등 국제 연구진은 90명은 자연재생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 결과를 2021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연구에서 연구진은 열대우림이 20년 안에 이전 상태의 약 78%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벌채 지역 인근 열대우림의 동식물들이 새로운 삼림 조성을 도운 덕분입니다. 자연재생이 삼림 회복에 가장 좋은 ‘자연 기반 솔루션(NBS)’이란 것이 연구의 결론이었습니다.

물론 최적의 삼림 회복은 지역이나 인구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당시 연구는 77개 지역의 2,275개 삼림복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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