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숨구멍서 54종류 미세플라스틱 발견…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

연구 책임자,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날 안전한 장소 없어

먼바다에 사는 돌고래의 숨구멍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17일 나왔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확산했다는 증거입니다.

미국 찰스턴대·스웨덴 린셰핑대 등 8개 학·연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했습니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학술지입니다.

연구진은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와 루이지애나주에서 큰돌고래(병코돌고래) 11마리를 잡아 표본을 채취했습니다. 큰돌고래 머리 쪽 숨구멍인 분수공 바로 위와 입 주변에서 나온 날숨을 채집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특정 화학성분을 식별하는 ‘라만 분광법’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 입자를 식별했습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큰돌고래 11마리의 날숨 모두에서 최소 하나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습니다. 비교를 위해 돌고래 주변 공기도 채취해 분석했으나 이때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큰돌고래가 내뱉은 숨에서만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습니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대다수는 폴리에스터였습니다. 주로 의류에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이밖에도 폴리아마이드·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등도 검출됐습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종류만 54개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 8개 학·연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돌고래의 숨구멍에서 날숨을 채취하는 모습. ©Todd Speakman, National Marine Mammal Foundation

세탁서 미세플라스틱 하천·바다 유입 → 해양생물 축적 🐋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연구는 해양포유류의 미세플라스틱 흡입 노출을 식별하고 특성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습니다. 단, 표본집단이 작은 점이 연구의 한계로 언급됐습니다.

연구 주저자 겸 찰스턴대 공중보건학과의 미란다 지오박 박사는 세탁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수백만여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온다”고 그는 꼬집었습니다

크기가 5㎜ 미만인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너무 작은 나머지 물이나 바람을 통해 매우 멀리까지 이동한다는 것이 지오박 박사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연구진은 물속의 플라스틱 입자가 파도를 통해 대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이같은 플라스틱 오염이 돌고래를 비롯한 해양포유류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을 우려했습니다. 돌고래의 경우 물속을 헤엄치며 숨을 쉬는 과정에서 더 많은 플라스틱이 폐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오박 박사는 말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동물 체내에 축적될 경우 염증을 일으킬뿐더러, 먹이사슬에 따라 최종 포식자인 사람에게 전달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에 찰스턴대를 주축으로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돌고래에게 일으킬 수 있는 구체적인 피해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레슬리 하트 찰스턴대 공중보건학과 부교수는 “플라스틱에서 벗어날 안전한 장소는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어 “바다 동물이 숨쉬는 공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채취될 정도로 해양동물 몸속에는 이미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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