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태양광 스타트업 ‘에테르플럭스‘ 스텔스 모드 해제…2025년 위성 발사 예고

‘우주 태양광 르네상스’ 기대감 속 우주쓰레기 우려 ↑

미국 억만장자가 공상과학(SF) 속 ‘우주 태양광 발전소’ 현실화에 나섰습니다.

추정 자산만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인 억만장자 바이주 바트는 본인이 설립한 우주 태양광 스타트업 ‘에테르플럭스’를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했습니다.

그는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로빈후드마켓의 공동설립자이자 전(前) 최고경영자(CEO)입니다. 현재 에테르플럭스의 CEO를 맡고 있습니다.

에테르플럭스는 2023년 설립돼 스텔스 모드로 운영돼 왔습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일정 기간 비밀로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에테르플럭스는 우주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적외선 레이저로 지상에 송전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에테르플럭스, 2026년 우주서 전력 전송 실험 목표 🛰️

우주 태양광 발전은 인공위성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지구로 보내는 아이디어입니다. 1941년 유명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소설에 소개돼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많은 연구진이 아이디어 현실화에 뛰어들었으나 막대한 비용 문제로 지지부진했습니다.

바트 CEO는 에테르플럭스의 아이디어는 기존 업체들과 다르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바트 CEO는 에테르플럭스의 목표가 우주 태양광 발전의 상업화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성공 시 “어디서나 전달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이 열리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는 우주 태양광의 특성과 관련됩니다.

우주 태양광은 지상 태양광 발전과 달리 구름 등 기상현상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지구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24시간 발전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태양광 발전의 고질적 논란거리인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태양광 패널 설치로 인한 토지 사용과 환경영향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무분별한 태양광 패널 설치로 인해 식량안보와 도시 미관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식량주권 위협을 이유로 올해 5월 농지 내 태양광 신규 설치를 금지한 상황입니다.

바트 CEO는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해 우주 태양광 발전에 뛰어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에테르플럭스에 약 1,000만 달러(약 135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026년 초까지 342마일(약 550㎞) 고도에서 지상 33피트(약 10m)의 주택에 4㎾(킬로와트)를 전송하는 실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위성과 발전 규모를 동시에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에테르플럭스
▲ 에테르플럭스는 미국 소형 위성 제조 스타트업 ‘아펙스’가 개발한 위성을 구입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Aetherflux

우주 태양광 발전 ‘위성 별자리’로 가능 ✨

그간 우주 태양광 개발에 나선 곳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의 거대한 위성과 전력 수신시설이 필요하단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에 바트 CEO는 에테르플럭스가 옛날과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을 대량으로 발사해 이른바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를 ‘위성 별자리’에 비유했습니다.

위성들은 마이크로파 대신 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해 지상으로 전력을 전달합니다. 레이저를 사용한 덕에 개별 위성의 높은 전력 출력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대규모 전력 수신시설을 건설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측은 자사의 전력 수신시설 규모를 10㎡ 정도로 전망합니다. 소규모인 덕에 반복 실험과 확장에도 용이합니다.

여기에 기존 위성을 사용해 개발에 들이는 자원을 대폭 줄였습니다. 소형 위성 제조 스타트업 아펙스의 제품을 사용합니다. 에테르플럭스는 해당 위성에 발전 및 전송 요소를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바트 CEO는 지난 6월 아펙스의 9,500만 달러(약 1,283억 원) 규모 시리즈 B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이르면 2025년 첫 발사…자금조달에 국방부 나설까 🚀

에테르플럭스는 이르면 2025년 말에서 늦어도 2026년 초까지 첫 번째 파일럿(시범)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사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무실을 차리고 스페이스X와 루미나테크놀로지 출신 직원 10명을 고용했습니다. 루미나테크놀로지는 자율주행 개발에 필요한 라이다 센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입니다. 발사를 위한 아펙스의 소형위성도 구입한 상황입니다.

다만, 바트 CEO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외부 자본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미 국방부로부터 자금조달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는 기지나 전쟁터에서 에테르플럭스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바트 CEO는 설명했습니다. 사측은 국방부처럼 원격 전력 운영이 필요한 민간 고객으로도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유럽 등 32개국이 참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에너지안보 향상에 10억 유로(약 1조 4,840억 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2022년 발족한 바 있습니다.

지원 대상에는 튀르키예(터키)의 우주 태양전지 스타트업도 포함됐습니다.

 

▲ 컨설팅 기업 크리스 퀄티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 과정에서 인공위성 발사 비용이 감소한 점을 짚었다. 덕분에 우주 태양광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Starlink Mission, Flickr

‘우주 태양광 르네상스’ 올까?…업계 기대 ↑ 🌞

업계에서는 우주 태양광 산업 자체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미국 컨설팅 기업 퀼티스페이스의 CEO인 크리스 퀼티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덕에 우주 태양광 아이디어가 뜨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CEO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 기업입니다. 소형 인공위성을 날려 전 지구의 인터넷 연결을 돕는 스타링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기준 7,000여개의 저궤도 위성이 발사됐습니다.

퀼티 CEO는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가 인공위성의 발사 비용 감소를 주도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청정에너지 필요성이 커지며 “(업계가) 르네상스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최근 우주 태양광 관련 소식이 여럿 전해졌습니다.

또다른 우주 태양광 스타트업 리플렉트오비탈은 지난달 시드투자에서 650만 달러(약 88억 원)를 조달했습니다. 이곳은 위성에 패널 대신 반사광을 설치합니다. 어두운 시간에도 우주에서 햇빛을 지상으로 반사함으로서 전력 생산이 가능합니다.

기존 태양광 설비의 발전시간을 연장한단 점에서 비용효율적이란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사측은 1만 건 이상의 문의가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세콰이어캐피털·스타십벤처와 함께 바트 CEO도 참여했습니다.

작년에는 미 캘리포니아주공대(칼텍)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우주 태양광 발전을 위한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들은 우주에서 생산된 전력을 지구로 전송하는 실험에도 성공했습니다.

미국 버츄스솔리스와 영국 스페이스솔라 또한 2030년 이전까지 우주 태양광 발전을 위한 위성을 지구 정지궤도에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막대한 비용·우주쓰레기 과제로 남아 🗑️

반면, 우주 태양광 발전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 5월 과학학술지 ‘전기전자학회(IEEE)’에는 관련 칼럼이 게재됐습니다.

앙리 바르드 유럽우주국(ESA) 전력시스템 책임자는 “우주 태양광 발전이 마침내 그 순간을 찾았는가”란 질문을 던졌습니다. 곧이어 그는 “나는 그 답이 거의 확실히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자답했습니다.

바르드 책임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24년 관련 보고서에서 우주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 비용이 지상 대비 12~80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보고서에서 NASA는 최초의 우주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는 최소 2,750억 달러(약 372조 원)의 자본이 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바트 CEO도 우주 태양광 발전이 아직 이론상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우주 태양광 발전 과정에서 막대한 우주쓰레기가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중국은 인공위성인 창정(長征) 시리즈를 발사하고 2030년까지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겠단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러던 중 2022년 중국 창정 6A 로켓이 발사 뒤 우주에서 분해돼 다량의 우주쓰레기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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