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습니다.
8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나토가 10억 유로(약 1조 4,600억원)를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위한 국방혁신 가속 프로젝트(DIANA·이하 다이애나 프로젝트)’에 선정된 44개 스타트업 중 다수가 기후테크 스타트업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에너지 그리드 ▲해양 탐사 스타트업 등이 포함됐습니다. 나토가 군사 목적 이외의 기술 기업을 후원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나토가 “기후변화가 안보를 위협함으로써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나토가 주목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어떤 곳들일까요?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나토, 기후위기 發 안보 위협에 스타트업 1곳당 10만 유로 투자 💰
1949년 설립된 나토는 북미·유럽 32개국이 참여한 집단안전보장기구입니다. 회원국의 안보 유지를 목적으로 합니다. 미국·캐나다·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토의 다이애나 프로젝트는 회원국 내 안보 증진 및 기술혁신 가속화를 위해 2022년 발족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는 동맹국의 기술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생명공학, 신소재, 첨단제조, 항공우주기술 등을 포괄합니다. 나토혁신기금이 2037년까지 15년간 총 10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선정된 기업은 나토로부터 연간 10만 유로(약 1억 4,6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나토의 협력시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국방기관 간의 연결을 촉진해 파트너십 기회도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나토 32개 회원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만 지원이 가능합니다. 대학과 비영리단체는 아직 지원 자격이 없다고 나토는 덧붙였습니다.
그중 나토는 프로젝트의 첫 사업으로 ▲에너지 탄력성 ▲해저 감지·감시 ▲안보 정보 공유 등 3가지 분야를 선정했습니다.
나토는 기후변화와 천연자원 확보 등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더 고조되며 해당 분야의 중요성이 커졌단 점을 꼽았습니다.
에너지 탄력성 13개 스타트업 “재생에너지·에너지 저장 대거 포함” ⚡
프로젝트에는 1,300여개 기업이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 44개 스타트업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에너지 탄력성 13곳, 해저 감지·감시 15곳, 안보 정보 공유 16곳입니다.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에너지 탄력성입니다. 분산에너지와 마이크로그리드 등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이에 대해 나토는 “기후변화로 자연재해와 분쟁의 빈도 그리고 심각성이 모두 증가하면서 효율적인 전력 공급 수단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일례로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은 군사 작전의 에너지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또한 나토가 에너지 탄력성의 중요성을 주목한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그간 독일 등 주요 나토 회원국은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상대로 천연가스를 무기화했습니다.
이에 에너지 탄력성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에너지 관리 기업이 포함됐습니다.
독특한 점은 에너지보안 관련 스타트업도 포함됐단 점입니다. 재생에너지가 해킹에 취약하단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1️⃣ 재생에너지
🇨🇦 텍사비|태양광 발전 섬유
2015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웨어러블기기 및 스마트의류 스타트업입니다. 스마트의류로 환자 정보를 수집하고 건강을 개선한단 점에서 헬스테크 스타트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나토가 주목한 기술은 텍사비가 보유한 태양광 발전 섬유 ‘솔라텍스’입니다. 태양광과 신체 움직임으로 발전이 가능하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군인들의 휴대용품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현지 배터리 폐기로 인한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2022년 캐나다 국방부와 함께 개발했습니다.
🇨🇦 다이노로터|산호초 복원 마이크로 수력발전
2020년 설립된 캐나다 마이크로 수력발전 스타트업입니다. 무게가 단 50㎏으로 휴대가 가능하단 점이 특징입니다. 특허를 획득한 유체동력학 시스템을 사용해 유속이 낮은 하천, 강에서도 발전이 가능합니다.
독특한 점은 산호초 보호 기술로도 활용이 가능하단 것. 저전압 발전 기술을 인공 산호초와 연결해 산호의 저항력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할 수 있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길리섬의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실증에 나섰습니다.
🇮🇸 아이스윈드|수직형 마이크로 풍력터빈
2012년 설립된 아이슬란드의 수직 풍력터빈 기업입니다. 모든 방향 및 각도의 바람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덕분에 허리케인과 눈보라, 우박 등 극한 기상조건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단 것이 사측의 말입니다. 또 분해 및 조립이 용이해 어디서든 쉽게 설치할 수 있단 점도 장점입니다.
🇮🇹 WPR 리서치&디벨롭먼트|마이크로 풍력터빈
2019년 이탈리아에 설립된 마이크로 풍력터빈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특히, 도시 환경에 풍력 발전을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스페이스리스|우주 태양전지
2020년 설립된 튀르키예(터키) 차세대 태양전지 스타트업입니다. 아르테미스 계획 등 우주탐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 개발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 맥과이어 에어로 추진 솔루션(MAPS)|마이크로발전소(MPP)
2015년 설립된 캐나다 분산에너지 스타트업입니다. 재생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모듈형 마이크로발전소 건설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어디에나 설치가 가능한 독립형 시설로 마이크로그리드를 제공한다는 설명입니다.
🇺🇸 제퍼 플라이트 랩|수소연료전지 자율 무인 항공기
2019년 설립된 미국 자율 무인항공기(UAS) 개발 기업입니다. 수소연료전지를 접목해 친환경성을 높였단 점이 특징입니다.

2️⃣ 에너지 저장
🇺🇸 에너베이트|초고속 충전 배터리
2005년 설립된 배터리 생산 기업입니다. 실리콘 음극재 기반의 ‘XFC-에너지’ 배터리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LG화학, 삼성벤처투자 등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기자동차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5분 안에 급속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생산기술을 보유했습니다.
한국계 벤자민 박(한국명 박용만) 최고기술자(CTO)가 공동설립자로 참여했습니다.
🇪🇪 갈트텍|소형 고체 연료전지
2022년 설립된 에스토니아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스타트업입니다. 고체산화물을 기반으로 ‘마이크로튜브(미세관)’ 설계로 “업계 최고의 출력 밀도”가 가능하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미세관을 사용해 셀 내의 화학반응을 촉진함으로써 ▲전력 밀도 향상 ▲자원소비량 감소 ▲내구성 향상 등이 가능합니다.
수소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나 프로판 등의 탄화수소도 연료로 직접 이용이 가능해 범용성이 높습니다.
🇳🇱 오어 에너지 BV|장기 에너지저장
2022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에서 분사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비용효율적인 차세대 장기 에너지 저장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젤레시움 테크놀로지|스마트 배터리
2018년 스페인에 설립된 스마트 배터리 스타트업입니다. 알루미늄 이온배터리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배터리의 유효 수명 최적화를 목표로 합니다.
리튬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해 비용효율성과 재활용성도 높였습니다.
3️⃣ 에너지 관리
🇬🇧 골디락|물리 제어 사이버보안
2020년 설립된 영국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입니다.
디지털 자산과 네트워크의 물리적 연결을 끊을 수 있는 ‘도개교’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연결 없이 연결을 제어할 수 있단 점에서 주목을 받습니다.
🇬🇧 아이오네이트|스마트 하이브리드 변압기
2019년 영국에서 설립된 딥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전력 감지, 모니터링, 제어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하이브리드 변압기’ 기술을 특징으로 합니다.
밀리초(ms·1천 분의 1초) 수준의 정밀도로 전압 및 무효전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현재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 EDP와 기술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관리를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힙니다.
[다이애나 프로젝트 모아보기]
①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10억 유로 투자 나선 까닭?
② 나토 국방혁신 가속 프로젝트, 해양 탐사 기술로 군사안보·해상풍력 모두 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