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첫 LNG발전소 연내 가동 계획, ‘세계 10위’ 석탄발전국 탄소감축 나서

JETP로 날개 단 ‘브릿지 에너지’ LNG…과도한 의존 우려 제기

베트남의 첫 액화천연가스복합발전소(이하 LNG발전소)가 연내 가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재생에너지·원자력발전 등의 경제성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LNG발전소가 탈탄소화 해법으로 부상하는 모양새입니다.

베트남 전력 기업인 페트로베트남 전력(PV파워)은 베트남 최초의 LNG발전소 ‘년짝 3·4호기(Nhon Trach 3·4·이하 발전소)‘ 가동을 위해 총 5억 2,150만 달러(약 6,922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PV파워는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입니다.

해당 발전소는 2022년 삼성물산이 베트남 건설 기업 릴라마와 공동 수주한 복합화력발전소입니다.

한국무역보험공사·ING은행 독일지사·미국 씨티은행·스위스수출위험보험이 함께 12년 만기로 대출을 지원했습니다. PV파워는 해당 자금이 발전소 완공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호기는 올해 11월, 4호기는 2025년 5월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응우옌 뚜이 쯔앙 페트로베트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탄소배출량 감축뿐만 아니라, 전력수요 증가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베트남 첫 LNG발전소, 남부 산단 ‘탈탄소 브릿지’ 나서 🌉

발전소는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엉 깨오 산업단지’에 자리합니다.

전력 생산용량은 모두 합쳐 1,624㎿(메가와트) 규모입니다.

LNG발전소가 가동되면 호찌민·동나이·바리아붕따우 등 베트남 남부 지역의 대규모 산단 3곳에 전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PV파워는 LNG발전소가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망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LNG는 화석연료이기는 하나 석탄보다배출량이 낮습니다. 이에 ‘브릿지 에너지(Bridge Energy)’로도 불립니다. 말 그대로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이번 발전소의 경우 같은 규모의 석탄발전소 대비 탄소배출량이 60%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개발한 고품질 가스터빈을 사용한 덕분입니다.

향후 청정수소가 상용화 시 수소혼소발전으로 전환해 탄소감축 효과를 더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PV파워는 내다봤습니다.

쯔앙 CFO는 “(LNG 발전소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라며 “베트남 LNG 프로젝트 생태계 형성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세계 10위 석탄발전국, LNG 선택한 까닭? 🤔

이번 LNG발전소는 베트남의 석탄감축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석탄발전량 10위에 달하는 석탄소비국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베트남의 발전원(에너지믹스)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45.4%에 달합니다. 이어 ▲수력 31% ▲태양광 11% ▲천연가스 10.4% 순입니다.

베트남의 석탄 의존도가 높은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성장으로 전력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빠르게 확장이 가능한 안정적 에너지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올해 상반기(1월~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 6.42%에 달했습니다.

수력발전에서 나온 전력의 경우 상당량을 이웃국가 라오스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에너지안보의 우려가 있습니다. 베트남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나 원전 등을 도입하기에는 경제성 면에서 아직 부족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LNG발전소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베트남의 입장입니다.

이는 2023년에 나온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2021년~2030년)에 반영됐습니다. 이 계획에 의하면,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총 13기 LNG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발전용량만 2만 2,524㎿에 이릅니다.

쩐 르우 꽝 부총리는 해당 계획이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장기적 비전 아래 승인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LNG가 베트남 발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25%로 정점을 찍은 뒤 2050년 3%로 하락합니다. 그 사이 태양광·풍력발전을 육성해 2050년까지 발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2.8%까지 높인다는 것이 베트남 정부의 구상입니다.

 

글로벌 파트너십 JETP, LNG발전소에 날개 달다 💸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까지 가세하며 베트남의 LNG발전소 확대에는 날개가 달릴 전망입니다.

JETP는 선진국이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을 재정·기술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베트남은 2022년 12월 JETP에 가입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에 이은 3번째 가입국입니다.

영국·캐나다·덴마크·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노르웨이·미국 등이 자금을 지원합니다.

베트남은 2028년까지 최소 155억 달러(약 20조원)를 지원받습니다.

그 대신 전환(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를 2035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4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①전력 배출량 30% 감축 ②이산화탄소 총배출량 7,000만 톤 감축 ③석탄발전용량 6.8GW(기가와트) 감축 ④발전원 내 재생에너지 비율 36%→47% 확대 등입니다.

작년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베트남 정부는 JETP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JETP 선언을 위한 자원 동원 계획(RMP)’입니다.

이 계획에서 주목할 점은 석탄발전소의 LNG발전소 전환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앞서 남아공·인도네시아의 경우 LNG발전소가 에너지 전환 방법으로 허용되지 않은 것과 비교됩니다.

 

韓·日 “LNG 발전, 국가별 탄소중립 경로 고려돼야” 🗺️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과 일본 산업계의 강력한 요구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기후금융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은 한국과 일본 산업계가 베트남의 천연가스 채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기관은 한국 기업 5곳과 일본 기업 6곳 그리고 산업단체 8곳이 베트남의 기후정책에 로비를 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베트남에 대한 LNG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투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 제라가 베트남 LNG발전소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11일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 지역 내 에너지 전환에 있어 LNG발전의 역할을 강조해 왔습니다. 2023년 일본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가 대표적입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각국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실용적인 탄소중립 경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다만, LNG발전소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천연가스가 브릿지 에너지이긴 하나 인프라(기반시설)가 한번 구축되면 장기간 유지되기 쉽다는 지적입니다.

트랜드아시아 등 아시아 기후단체들이 지난 7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들은 베트남의 천연가스 운송 프로젝트에 4억 1,500만 달러(약 5,509억원)를 대출해 줌으로써 청정에너지 전환을 방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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