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IEA 무탄소에너지 포럼 공동개최…“2050 탄소중립, 비용효율적 무탄소에너지에 달려”

CF연합, 원전·수소·CCUS에 기술중립적 태도 강조

“무탄소 기술들을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기후대응과 에너지안보 대응의 중요한 바로미터(척도)가 될 것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한-IEA 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IEA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일환으로 개최됐습니다.

포럼은 ‘무탄소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달성 방안’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전날(3일)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IEA 공동선언문’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무탄소에너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의 저탄소 기술 확대를 위해 저렴한 무탄소에너지의 조속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IEA “에너지격차 극복 위해 무탄소에너지 주목” ⚡

먼저 팀 굴드 IEA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무탄소에너지에 대한 IEA의 관점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청정에너지 투자가 증가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에너지격차는 더 커지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개도국의 경우 전체 가구 소득의 4분의 1을 에너지소비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너지 접근성과 가전제품 소유율이 낮아 여성과 아동이 교육 대신 가사노동에 묶여있는 현실도 여전합니다.

탈탄소를 위해 전기화가 진행되면 이러한 격차는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굴드 이코노미스트의 말입니다.

실제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기에 접근할 수 없는 인구가 순증가했다고 지난 6월 IEA가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인구 증가 속도가 전력망 확장 속도를 능가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개도국에서 전력망 투자가 더딘 점이 지적됐습니다.

굴드 이코노미스트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결국 에너지 소비가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무탄소에너지가 개도국까지 확장되기 위해서는 비용이 저렴해져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비용효율적인 무탄소에너지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 점에서 원자력 발전과 수소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CF연합 “화석연료 비중 여전…에너지 다각화 필요” ☢️

무탄소에너지연합(CF연합) 사무국장은 지난 20여년간 많은 노력에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0.2%p(퍼센트포인트)밖에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IEA에 의하면, 2021년 세계 1차 에너지소비원 중 화석연료의 비중은 80.3%였습니다. 2000년 80.5%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같은기간 재생에너지 비중은 1.9%p 소폭 상승했습니다. 이는 원전 비중이 1.7%p 감소한 영향입니다.

양 사무국장은 탈탄소화와 함께 빠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원전을 포함해 다양한 기술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CF연합은 모든 기술을 중립적으로 대하고 있다”며 기술중립적 태도를 피력했습니다. 이어 양 사무국장은 “저탄소라면 원전·수소·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등 모든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것이 저희의 의지”라고 말했습니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김희 포스코홀딩스 전무는 원전의 필요성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현재 포스코 내 탄소중립전략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철강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환원제철이 불가피합니다.

김 전무는 수소환원제철 시설 상용화를 위해서는 약 300만 톤의 청정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력 사용량도 현재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30년 국내 청정수소 생산 목표량은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합해 100만 톤에 불과합니다.

그는 수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핑크수소를 조기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핑크수소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수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경상북도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에서 2023년 핑크수소 생산 실증에 착수했습니다.

 

“아시아 특수성 고려돼야” 일본·싱가포르 CFE 공감 🌏

한편, 일본과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무탄소에너지에 대한 공감대를 전했습니다.

키하라 신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국장은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아시아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아시아에서는 독자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키하라 국장은 이러한 노력의 사례로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를 소개했습니다.

2023년 일본 주도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호주가 참여한 탈탄소연합입니다. 한국은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수소·암모니아·CCUS 등 무탄소 기술 개발에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키하라 국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2차 AZEC 장관 회의를 개최하며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도 저탄소 확대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빠른 시일 내에 한일에너지정책대화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양국은 2023 박람회를 계기로 5년 만에 한일에너지정책대화를 재개한 바 있습니다.

조나단 고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 과장도 아시아의 지리적 특수성에 대해 공감을 표했습니다. 천연자원과 토지가 부족한 지역 특성상 다양한 저탄소기술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고 과장은 그중에서도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무탄소에너지 확대를 위한 국가 간 협력 과정에서 여러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국토 여건상 인접 국가로부터 저탄소·무탄소 에너지 수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무탄소에너지 수입에 많은 인프라(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도 여러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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