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공화당)의 첫 미국 대통령 선거 TV토론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토론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ABC뉴스 주최로 90분간 열렸습니다.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열립니다.
후보 교체 이전인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 간 TV토론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1승을 거둔 바 있습니다.
두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 경제·임신중절권·국제분쟁·이민·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 결과, 시청자 63% 해리스 승리 평가 🏆
토론 직후 여론조사 전문기관 SSRS이 실시한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과반이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로 평가했다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방송을 시청한 등록 유권자 605명 중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응답했습니다.
매체는 토론 전 분위기와 비교하면 해리스 부통령 측으로서는 괄목할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전 설문조사 당시 누가 토론에서 승리할지에 대한 응답은 50% 대 50%로 팽팽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난 6월 바이든 대 트럼프 TV토론 직후에 실시된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당시에도 CNN은 방송을 시청한 등록 유권자 5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때 67%가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손을 들었습니다.
트럼프 후보도 자신이 고전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는 토론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BC 토론 사회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사회자 2명 모두 해리스의 편을 들었다며 “3대 1의 싸움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론 중간마다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해 사회자들이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을 비난한 것입니다.
WP “해리스 캠프 전략 먹혔다”…2차 TV토론 열릴까? 🤔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외신은 해리스 캠프의 전략이 먹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른바 지속적으로 ‘신경 거슬리게 하기(Gets under Trump’s skin)’ 전략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시작부터 트럼프 후보에게 먼저 걸어가 악수를 청했습니다. 일종의 기선제압을 건 것입니다.
그는 또 트럼프 후보의 발언 중에는 엉뚱한 미소를 짓거나 눈을 크게 뜨는 등 과장된 몸짓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은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는 태도를 전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목소리를 높이고 신경질을 내는 등 감정을 못 이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배정된 시간을 넘기거나 추가 발언을 거듭하기도 했습니다.
폭스뉴스 등 보수 언론은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내 해리스 부통령의 실책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트럼프 후보가 이같은 공격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후보는 “그(해리스)는 바이든이다”라며 바이든 정부의 실책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바이든이 아니다”라고 응수했습니다. 자신이 새로운 후보라는 점을 피력한 것입니다.
토론 직후 해리스 선거 캠프는 승리를 자신하듯 10월 중 2번째 TV토론을 갖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젠 오말리 딜런 해리스 대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모든 이슈에서 무대를 장악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그들(해리스 부통령)이 졌기 때문에 2번째 토론을 원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번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2차 TV토론에) 응하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대통령 후보 간 2차 토론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오는 10월 1일 부통령 후보 토론만 남아있게 됩니다.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선언…폴리티코 “영향력 클 것” 🎙️
한편, 토론 직후 유명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2억 8,300만 명에 이르는 유명인사입니다. 스위프트는 토론 직후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려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위프트는 성소수자 권리와 여성권 등을 옹호해 온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점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최근 트럼프 후보의 SNS에 올린 게시글도 역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스위프트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을 말합니다.
스위프트는 해당 사건을 계기로 “AI에 대한 두려움, 잘못된 정보 확산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AI 합성 사진으로 가짜 지지설을 유포해 온 트럼프 후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날 게시글은 스위프트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이는 트럼프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밴스 의원은 과거 자식이 없는 여성을 ‘캣레이디’로 비하했다는 발언이 최근 구설수에 오른 적 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TV토론 내 어떤 내용보다도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11일 기준 660만여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