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자산운용, 기후테크 펀드 조성 나서…1.5억 유로 모여

네이처매트릭스 등 5개 기후테크 스타트업 선제 투자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인 BNP파리바 산하 자산운용사가 기후테크 생태계 육성과 생태전환을 목표로 펀드를 조성 중인 가운데 모금액이 1억 5,000만 유로(약 2,215억원)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일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BNP파리바 솔라임펄스 벤처 펀드(BNPP SIVF)’가 조성 중입니다. 펀드는 2022년 초기 단계 기후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목표로 출범했습니다. BNP파리바와 스위스 벤처캐피털 솔라임펄스가 공동으로 설립해 운용 중입니다.

양사는 올해 펀드 모금을 마무리 짓고 연내 발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목표 액수는 2억 유로(약 2,957억 원)입니다. 현 모금액 중 절반은 BNP파리바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NP파리바자산운용, 유럽·북미 기후테크 기업 투자 💰

펀드는 BNP파리바의 자산운용사인 ‘BNP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 홀딩스(BNPP AM)’가 관리합니다.

이 펀드는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속 9조 펀드를 따릅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나 탄소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기관은 펀드를 크게 ①에너지전환 ②지속가능한 농식품 ③순환경제 ④수자원·해양관리 ⑤지속가능한 운송수단 ⑥산업 혁신 등에 맞춰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BNPP AM은 해당 펀드를 기후테크 스타트업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기관은 15곳에서 많게는 20곳까지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아쉽게도 지역은 한정돼 있습니다. 유럽과 북미에 있는 유망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을 주로 지원한다는 구상입니다.

펀드 운용 담당자인 얀 라갈라예 파트너는 “생태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의 기후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사명”이라며 “투자자와 기업가 간의 강력한 (기후테크)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펀드 중 일부 금액 5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선투자” 💸

펀드가 아직 조성 중이기는 하나 현재까지 모인 금액 중 일부는 이미 투자 집행이 이뤄졌습니다.

총 5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게 투자가 진행됐다고 기관은 밝혔습니다. ①피닉스 ②악시오마 ③헬로와트 ④케믹스 ⑤네이처매트릭스 순입니다.

이중 케믹스(미국)와 네이처매트릭스(영국)를 제외한 3곳은 모두 프랑스 기업입니다. 기업별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2014년 설립된 피닉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소비기한 임박 직전인 식품들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Phenix

🥐 피닉스|식품 기부 활성화 위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

피닉스는 2014년 설립된 곳입니다.

적십자나 푸드뱅크 같은 자선단체와 식품기업 간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식품폐기물이 더는 발생하지 않는 것을 회사의 목표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유통기업이 팔다 남은 식품을 폐기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들은 폐기되는 식품의 양만큼 처리비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식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피닉스는 이 식품 기부 시스템이 디지털화되지 않은 점을 파악했습니다. 이에 사측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부 시스템을 최적화했습니다. 생산자·유통업체·도매업자 등 식품 공급망 내 기업들을 플랫폼에 한데 모아 남은 식품을 서로 기부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소비자들 역시 피닉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식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피닉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변 가게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료품을 확인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측은 앱을 통해 판매되는 식료품 거래액 중 약 20%를 수수료로 취득합니다.

BNPP AM은 피닉스가 식품 공급망에서 순환경제 전환을 만들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현재 피닉스는 프랑스 이외에 5개국(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벨기에·중국 홍콩)에서도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까지 버려지는 것을 예방한 식사만 2만 끼니가 넘습니다.

피닉스가 설립 후 받은 투자금만 3,000만 유로(약 440억원)에 이릅니다. BNP파리바 역시 초기 투자자로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 악시오마|작물, 기후스트레스 줄일 생태 자극제 개발

악시오마는 생명공학 스타트업으로 2012년 설립됐습니다.

식물의 기후스트레스를 줄여 생태농업 전환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유기생물 자극제’를 통해 작물의 구조와 뿌리를 더 강하게 만듭니다. 이를 통해 폭염·가뭄 같은 기상이변에 더 잘 견디도록 만든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해당 성분은 식물에게서 추출했다고 사측은 전했습니다.

농약 등 화학물질을 대체함으로써 토양오염을 줄이는 반면, 작물 생산량은 월등히 늘어날 것이 악시오마 측의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10여년 넘게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악시오마는 유기생물 자극제 생산을 위한 공장도 운영 중입니다.

유럽연합(EU) 역시 악시오마의 기술과 사업 능력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EU는 “기후스트레스는 오늘날 농작물 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유기생물 자극제는 세계 농부들이 수확량 손실을 제한하고 기후변화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헬로와트는 고객들이 건물의 에너지소비량을 실시간으로 비교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앱을 만들었다. ©Hellowatt

⚡ 헬로와트|에너지소비량 실시간 추적 분석 플랫폼 운영

와트(Watt)’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헬로와트는 에너지 관련 업체입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2016년에 설립됐습니다.

헬로와트는 앱을 활용해 집에서 사용되는 전력과 가스소비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분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건물과 소비량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소비자들을 위해 에너지 소비가 낮은 제품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에어컨·히트펌프·단열재 등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해당 제품의 전력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비교 분석이 가능합니다.

작년 7월 사측은 프랑스 약 500만 가구의 에너지효율성을 보여주는 플랫폼도 개발했습니다. 플랫폼을 통해 주택·아파트 등 프랑스 건물의 에너지성능진단(DPE)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총 7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에너지효율이 높을 경우 A등급을 받습니다. 가장 낮을 경우 G등급이 부여됩니다.

회사 공동설립자인 자비에 쿠데르는 “이 플랫폼을 통해 부동산을 사거나 임대하려는 이들은 사려고 하는 건물의 에너지효율 등급을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그는 BNP파리바에서 짧게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 케믹스|AI 활용해 배터리 설계 최적화

케믹스는 2021년 설립됐습니다. 미국에서도 떠오르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개발업체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설계를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시험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케믹스는 기존 공정보다 10배 정도 더 시간이 단축됐다고 주장합니다.

케믹스는 AI를 통해 배터리를 다른 곳들보다 빠르게 설계하고, 제조 파트너와 협력하여 이를 만들어 판매한다는 구상입니다.

사측은 이미 한 고객사를 위해 새로운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배터리 음극과 양극 사이의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새로 만든 덕에 배터리 수명이 기존보다 400% 늘었다고 케믹스는 말했습니다.

BNPP AM의 투자와 별개로 케믹스가 설립 후 현재까지 모은 투자금은 3,000만 달러(약 398억원)에 이릅니다.

 

▲ 영국 스타트업 네이처메트릭스 소속 연구원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 중인 모습. ©Naturemetrics

🐦 네이처매트릭스|탄소배출 다음은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네이처매트릭스 역시 BNPP AM의 초기 투자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BNPP AM이 투자한 첫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이곳은 2014년 영국에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DNA 기반 유전자기술을 사용해 생물다양성을 모니터링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기존 생물다양성 추적 방식은 인력과 시간 모두에서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네이처매트릭스는 이를 ‘환경DNA(eDNA)’로 해결했습니다. 이는 생물체가 활동하면서 환경에 남기는 흔적에서 추출한 DNA를 말합니다. 물고기 점액, 뱀의 비늘, 새의 깃털 등에서 나오는 세포가 대표적입니다.

장기간 생물다양성을 추적하는 대신 시료만 채취하면 지역 내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현재 80여개국에서 네이처매트릭스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NP파리바 역시 네이처매트릭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BNPP AM의 올리비에 워넌 파트너는 “현재 기업들이 탄소발자국을 보고하는 것처럼 곧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eDNA는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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