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식품 쓰레기 해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불리는 덴마크 기업 투굿투고(Too Good To Go).
그런 투굿투고가 지난 1월, 슈퍼마켓의 식품 유통기한 관리를 돕는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2016년 설립된 투굿투고는 땡처리 식료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남은 잉여식품 판매에 랜덤박스 아이디어를 더한 ‘서프라이즈 백’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새로 출시된 플랫폼은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AI)으로 유통기한 확인, 식품 할인율 설정 등을 돕습니다.
이를 통해 슈퍼마켓과 소비자, 환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윈(win-win-win)’을 달성할 수 있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전 세계 ‘3억 끼’ 식사 낭비 방지한 투굿투고 “다음 행보는?” 🤔
투굿투고는 원래 뷔페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막고자 설립된 곳입니다. 이후 서비스를 확장해 지역 식당, 식료품점, 제과점 등에서 남은 음식을 정가 대비 30%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8,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앱에 등록돼 있습니다. 유럽과 북미에 집중돼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설립 이후 8년간 앱을 통해 쓰레기통에서 구출된 식사는 총 3억 끼 분량에 달합니다. 그중 작년에만 1억 2,100만여건의 식사가 폐기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투굿투고는 밝혔습니다.
이는 ▲이산화탄소(CO₂) 81만 톤 ▲물 2,430억 리터 ▲토지 사용 8억 4,000만㎡을 방지한 것과 같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투굿투고는 지역 식당뿐만 아니라 여러 식료품 체인점과 협업을 증대해왔습니다. 프랑스의 마트 브랜드 까르푸가 대표적입니다.
그 과정에서 투굿투고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합니다. 슈퍼마켓에서 유통기한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먹을 수 있는 많은 식품들이 폐기되고 있던 것.
메테 리케 투굿투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직원이 일일이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방식은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시간 낭비적인 과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들이 늦게 발견되면서 할인이나 기부할 기회마저 사라진다는 것이 리케 CEO의 말입니다.
투굿투고 “AI로 슈퍼마켓 식품 낭비 해결할 것” 🛒
이는 기후대응에도 좋지 않습니다. 2018년 한 연구에 따르면, 공급망에서 나온 식품폐기물로 인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6%를 차지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굿투고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에 나섰습니다.
디지털 단말기(PDA)용 플랫폼으로, AI를 활용해 편리한 유통기한 확인을 돕습니다. 덕분에 제품의 1~7%가량만 수동으로 확인하면 된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지능형 할인’도 주목할 만한 기능입니다. AI를 통해 지역과 계절, 고객 행동 등을 고려해 할인율을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것. 일례로 같은 프랑스라고 해도 북서부 지역인 노르망디는 여름, 알프스 인근 지역은 겨울에 치즈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투굿투고의 기존 땡처리 식료품 앱과 연동된다는 점이 차별화됩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서프라이즈 백으로 등록하거나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투굿투고는 “8,500만 명이 넘는 이용자와의 통합은 동종 시스템 중 유일한 특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해당 플랫폼은 프랑스의 한 식료품 체인점에서 시범 도입됐습니다. 구체적인 협력사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는 2020년 식품폐기금지법을 도입하며 식품폐기물 방지를 위한 입법 규제를 선도하는 국가입니다. 이를 계기로 투굿투고 또한 프랑스 내에서 큰 인기를 입으며 2023년 기준 거의 4만 개 가맹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후 투굿투고는 다국적 식료품 체인점 스파(SPAR)와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플랫폼 출시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 AI 활용한 똑똑한 마감 할인 서비스, 투굿투고가 처음은 아니었다?
슈퍼마켓-소비자-환경 ‘트리플 윈’ 가능 🏆
리케 CEO는 “투굿투고 플랫폼은 지구와 사람, 이익을 위한 트리플 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먼저 식료품점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유럽유통연구소(ERI)에 따르면, 식품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은 식료품점 순매출의 1.6%에 달합니다. 이는 식료품점의 마진과 맞먹습니다.
리케 CEO는 투굿투고 플랫폼이 식품폐기물 감소에 대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2023년 플랫폼의 시범 도입에서 초과 재고를 줄임으로써, 회수된 수익이 9억 8,000만 달러(약 1조 3,000억원)로 추산된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고물가에 시달리는 소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경제학 교수인 요르겐 데이고르 젠슨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저렴한 마감 임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투굿투고 신규 이용객이 2,100만 명이나 급증한 것도 이러한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초당 4끼 구출…“초당 4만 끼 더 구해야” 🍽️
한편, 투굿투고는 애플이 선정한 ‘글로벌 2023 앱 스토어 어워드’에서 문화적 영향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식품폐기물 방지를 위한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투굿투고는 “식품폐기물 문제가 곧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투굿투고의 앱 서비스를 통해 초당 4끼의 식사가 구출되고 있지만, 여전히 초당 약 4만 끼의 식사가 낭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투굿투고는 2024년 목표는 “공급망에 더 깊이 들어가 폐기물 방지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대륙, 국가, 도시로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