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진 규제와 급부상한 회의론…2023년 주목해야 할 ESG 이슈 4가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이 주요 경제 화두로 떠오르며 전 세계를 주도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가 최근 부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상승 등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ESG 경영이 기업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회의론 또한 거세지고 있습니다. 초인플레이션과 에너지위기 등 단기 경제 현안들이 정책 우선순위가 됨에 따른 것인데요.

이에 ESG 트렌드 후퇴의 배경과 함께 올해 주시해야 할 ESG 관련 이슈에 대한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 산하 국제금융센터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주목해야 할 4가지 이슈’로 ▲ESG 공시의무 강화 ▲그린워싱 규제 강화 ▲반ESG 캠페인 확산 ▲ESG 2.0 전환 등을 꼽았습니다.

 

▲ 지속가능펀드의 순자금유입액은 2021년 1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적으로 하락했다. 2021년 4분기에는 소폭 반등했지만 이후 급감했다. ©Morningstar

전 세계 강타한 ESG 열풍, 2022년 시들해진 까닭은? 🤔

2022년 들어 ESG 관련 금융 시장은 부진을 거듭했습니다. 먼저, 지난해 글로벌 ESG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미국 투자 시장조사기관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지속가능펀드로의 순자금유입액은 전분기 대비 33.6% 감소한 225억 달러(약 28조원)였습니다.

지속가능펀드의 총자산 또한 작년 6월 말 2조 2,800억 달러에서 같은해 9월 말에는 2조 2,400억 달러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갑작스러운 ESG 트렌드의 퇴조의 원인으로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기 침체 국면이 꼽힙니다. 그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기업 내 경영 악화에 에너지위기, 공급망 불안과 비용 상승이 더해진 것입니다. 이에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우선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ESG 경영이 후퇴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2022년 흔들린 ESG 투자, 굳세진 ESG 규제…2023년에는? ⚖️

그럼에도 ESG 트렌드 자체가 퇴조하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해 기업·금융기관들의 ESG 투자가 부진했던 반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은 ESG의 제도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는 2023년에도 이어지며 ESG 추진 의지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데요.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국가의 규제 강화로 크게 두 가지 방향을 짚었습니다. 첫째는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 기후리스크 등의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ESG 공시 의무 강화’. 둘째는 ESG 펀드에 대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단속을 위한 ‘그린워싱 규제 강화’입니다.

 

▲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2023년 중으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SS Corporate Solutions

1️⃣ ESG 공시 의무 강화 📜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설립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산하 기관으로, 상장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ISSB는 지난해 3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초안을 발표했고, 올해 안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 기준은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ESG 경영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강제성은 없으나, 국제 기준으로 활용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됩니다.

아울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해 4월, 기후공시 규정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미국 내 상장기업들은 증권등록신고서와 연간보고서에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GHG)과 기후 관련 재무적 리스크를 공개해야 합니다.

밸류체인의 배출량(스코프 3) 공개에 대해서는 최소 1년간 공시 의무가 임시 면제되는데요. SEC는 대기업의 경우 2023년, 소기업은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지속가능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2017년부터 비재무정보보고지침(NFRD)을 통해 ESG 공시를 법제화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NFRD를 개정한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이 통과됐습니다. 2024년 1월부터 임직원 250명 이상의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인데요. EU 역내 기업을 비롯해 한국 기업도 공시 대상에 해당됩니다.

 

▲ 2021년 발효된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에 따르면 펀드 상품의 카테고리는 6조 펀드, 8조 펀드, 9조 펀드 등 3가지로 나뉜다. ©Nordics Real Estate Blog, greenium 편집

2️⃣ 그린워싱 규제 강화 🚿

ESG 펀드의 그린워싱에 대한 논쟁이 격화된 데 따라, 각국 정부들은 규제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발효된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ESG 펀드의 용어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최소 투자 비율 도입 등 더 강력한 조치를 고려 중입니다.

올해에는 유사한 규제가 세계 각국에 도입될 전망입니다. 먼저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지난해 10월 그린워싱 규제 강화를 위해 ▲새로운 라벨링 ▲필수 정보공시 다양화 등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도 ESG 펀드의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정책들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SEC가 2022년 제안한 ‘펀드 이름 규칙 수정안(Fund Names Rule Amendment)’과 ‘ESG 공시 규칙(ESG Disclosure Rule)’ 등 입니다.

이에 따라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 사용이 제한됩니다. 또 투자자들은 펀드의 ESG 관련 주장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ESG 관련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지침서) 제정이 논의 중입니다.

 

👉 그린워싱 강화에 새롭게 등장한 ‘그린허싱’이란?

 

▲ 미국 주정부가 ESG 트렌드를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어 있는 모습. 민주당이 우세한 주(파란색)에서는 ESG를 찬성하고, 공화당이 우세한 주(붉은색)에서 ESG를 반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Capital Monitor

美에선 ESG 회의론 부상…ESG 2.0 전환 필요해 ⤴️

세계 각국 정부가 ESG 관련 규제를 적극 추진하는 이면에선 ESG 트렌드에 대한 역풍도 거셉니다.

공급망 위기와 금리 상승 등으로 비용 절감이 시급해지며 ‘ESG는 사치’란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반면, 사회(S)·지배관계(G) 등 다른 영역이 보완하며 ESG가 더욱 확장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는데요. 2023년 ESG 트렌드를 둘러싼 양분된 시각을 정리했습니다.

 

3️⃣ 반 EGS 캠페인 확산 🇺🇸

반 ESG 캠페인은 미국을 중심을 확산 중입니다.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항해 공화당이 반ESG 공세에 적극 나선 것인데요.

공화당이 우세한 주(州) 18곳에서는 ESG 반대 법안(Anti-ESG)들이 제안·제정됐습니다.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 텍사스주는 지난해 5월 ‘에너지 차별 철폐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석유 산업과 거래를 거부하는 기업의 텍사스 내 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세계 양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과 뱅가드(Vanguard) 또한 반ESG 공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 ESG 반대측 19개 주 법무장관이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에게 ESG 투자 정책을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뱅가드도 이와 비슷한 공세를 받았는데요. 뱅가드는 결국 작년 12월 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의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보고서는 ESG를 둘러싼 양당의 갈등이 2023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 ESG 1.0에서 ESG 2.0으로 🎢

올해가 ESG 2.0 시대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해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2022년은 삼성전자의 신환경경영전략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 순환경제 등 ESG 경영 목표를 본격 선언한 해였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정책·전략을 구축하는 단계를 ESG 1.0으로 부릅니다.

ESG 2.0은 ESG 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는 단계를 뜻합니다. 기업별 사업에 맞는 ESG 이슈를 발굴하고 고도화해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주로 환경적(E) 요소에 집중했던 1.0과 달리 사회(S), 거버넌스(G)의 중요성이 확대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국내 기업 61% “경제 어려워도 ESG 경영 더 중요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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