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RA 미지급 예산 전액 회수 공약…“머스크 CEO 선봉장 세울 것”

TV 토론 닷새 앞두고 경제 공약 발표, 해리스 부상 견제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주요 경제 공약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미지급 예산 전액 회수를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비영리·초당파단체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는 IRA 자금 회수를 포함해 새로운 경제 공약이 발표됐습니다.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는 “(인플레이션 감축이라는) IRA 법안의 이름은 잘못됐으며 (IRA의) 사용되지 않은 모든 기금은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RA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기후·산업 정책입니다. 기후대응에만 향후 10년간 3,690억 달러(약 490조원)를 투자합니다.

트럼프 후보의 공약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정부효율성위원회(이하 위원회)’ 설립도 포함됐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머스크 CEO가 위원회를 이끌기로 동의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같은날 머스크 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기회가 온다면 미국을 위해 봉사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어떤 급여·직책·인정도 필요 없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베일 벗은 트럼프 경제 공약 “감세·효율화·화석연료” ⚖️

트럼프 후보는 경제 공약으로 크게 3가지를 강조했습니다.

ⓛ법인세 감세 ②정부 지출 효율화 ③화석연료 가격 인하 등입니다.

먼저 미국 내 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15%로 인하합니다. 그는 2017년 대통령 재임 당시 이미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바 있습니다. 이번 공약은 적용 대상을 ‘미국 내 생산 기업’으로 한정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트럼프 후보는 “내 메시지는 단순하다”며 “미국에서만 제품을 생산해라”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인세 감세로 줄어든 정부 수입은 지출 효율화로 상쇄할 계획입니다.

그는 “연방정부 전체에 대한 재정 성과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극적인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IRA 이외에도 국방비, 의료보험 등 국가 재정 지출에 대해 낭비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에너지가격 상승을 잡기 위해 ‘에너지 국가비상사태’ 선언도 공약했습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취임 후 1년 이내에 에너지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성공한다면 가솔린 가격은 현재 갤런당 4달러(약 5,200원) 선에서 갤런당 2달러(약 2,600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주택 공급 확대 ▲불법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이 경제 공약에 포함됐습니다.

 

IRA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정부효율성위원회 아이디어는 지난 8월 3일 미국 유튜버 렉스 프리드먼과의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Lex Fridman 유튜브 캡처, 그리니엄 편집

머스크 제안 정부효율성위원회, ‘작은 정부’ 목표 💰

이번 경제 공약은 머스크 CEO가 제안한 위원회가 포함돼 더 주목받았습니다.

해당 아이디어는 지난달 3일 미국 유명 유튜버이자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과 머스크 CEO의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는 자신이 트럼프 후보에게 ‘정부 부족(deficiency) 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지출과 규제를 줄여 이른바 ‘작은 정부’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머스크 CEO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동맥경화와 같다며 “이는 (기업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것입니다.

이같은 구상은 트럼프 후보의 이번 발표에서 이름만 바뀌어 수용됐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위원회 설립을 공약하며 정부 재정 지출에 대한 감사 권한을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신규 규제 1개를 도입할 때마다 기존 규제를 최소 10개 철폐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재임 시절 규제 1개를 신설할 때 기존 규제 2개를 없애는 ‘투포원 규칙(2-for-1 Rule)’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위원회의 주요 감사 대상으로는 IRA가 유력합니다.

그러나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자금 회수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RA 자금 중 얼마나 많은 금액이 지급되거나 지급 의무가 확정됐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민주당 “국가 부채 증가·인플레이션 심화 부를 것” 🚨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같은 공약에 즉각 비판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브라이언 넬슨 정책 고문은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국가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해당 정책이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위축, 일자리 성장 방해, 인플레이션 심화, 중산층 세금 인상 등을 경고했습니다.

미 연방공무원협회의 에버렛 켈리 회장 또한 성명을 내고 “트럼프와 머스크는 무당파 공무원을 내쫓으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머스크 CEO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공무원 해고를 더 쉽게 만들려는 계획이라는 지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의 이해 상충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매체는 머스크 CEO의 사업 다수가 연방기관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머스크 CEO가 규제 완화 기관의 수장을 맡으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앞 다가온 대선 후보 TV 토론, ‘경제’ 잡을 후보는? 🏆

트럼프 후보가 경제 공약 발표에 나선 배경으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29일 WSJ은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후보가 근소치로 트럼프 후보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여론조사는 같은달 24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등록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경제 정책 평가입니다.

경제 정책에서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에 대한 선호도 격차가 이전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일례로 경제를 살릴 후보를 꼽는 질문에서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 대비 8p%(퍼센트 포인트) 낮았습니다. 과거 바이든 후보가 같은 질문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20p%이상 뒤진 것과 비교됩니다.

트럼프 후보가 경제 정책에서만큼은 확고한 우위를 차지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리스 후보로서는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 캠프는 이번 발표를 통해 경제 정책에 대한 우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성공 여부는 오는 10일 열리는 대선후보 간 첫 TV 토론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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