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혼합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단, 혼합비율은 1% 내외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이 약 2,000만 톤 기준 산정 시 약 16톤 규모의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SAF 확산 전략’을 지난달 30일 발표했습니다.
항공업계 SAF 혼합사용 의무화 세계적 추세…韓은? ✈️
SAF는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한 덕에 항공기 변경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연료를 말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SAF 사용 시 기존 항공유 탄소배출량의 평균 80%까지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IATA는 2050년 세계 SAF 수요가 4,000억 톤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연간 항공유 수요(3,500억~4,500억 톤)와 비슷합니다. 탈탄소화 규제에 따라 항공유 대다수가 SAF로 대체될 것이란 계산입니다.
SAF는 이미 항공업계에서 탈탄소 효과가 큰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계 19개국에서 SAF 급유 상용운항을 시행 중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SAF 혼합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대표적입니다. EU는 2025년부터 항공유 2% 이상을 SAF로 급유해야 합니다. SAF 의무 비율은 2030년 6%, 2050년 7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미국 또한 205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100%를 SAF로 충족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본 역시 2030년까지 항공유 중 10%를 SAF로 대체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달리 한국은 SAF 시장에서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2022년 한국은 세계 항공유 수출에서 1위(약 1,080만 톤)를 차지했음에도, SAF 생산을 위한 시설이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합니다.
정유업계에 의하면, 미국·EU·중국 등 세계 각지에 323개 SAF 생산시설이 있습니다. 한국만 없습니다.
정부가 SAF 확산 전략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SAF 시장을 해외 정유업체에 통쨰로 내줄 수 있다는 위기 때문입니다.
韓 SAF 확산 전략, 주요 내용은? 🤔
SAF 확산 전략 속 내용은 크게 3가지입니다.
SAF 관련 ▲규제완화 및 예산 지원 ▲민관협력 통한 사용 자율 촉진 ▲2027년부터 혼합사용 의무화 순입니다.
1️⃣ SAF 시설 규제완화 및 예산 지원
이에 정부는 SAF와 관련된 규제를 풀기로 했습니다.
일례로 규제완화를 통해 SAF 원료 범위도 확대됩니다. 음식물폐기물이나 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폐기물이 SAF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폐기물 재활용 종류와 범위를 모두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조 단위 투자가 들어가는 SAF 전용시설 구축에는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실제 생산공장 신설 투자가 확정될 경우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합니다.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밖에도 관련 연구개발(R&D)에 필요한 투자 규모를 더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2️⃣ 2026년까지 민관협력 통한 SAF 사용 자율 촉진
또 2026년까지는 민관협력을 통해 SAF 사용을 자율적으로 촉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전략 발표 당일 국토부와 산자부, 국적항공사·국내 정유사, 인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간 ‘SAF 상용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습니다.
이에 참여한 국적항공사는 ①대한항공 ②아시아나항공 ③진에어 ④제주항공 ⑤이스타항공 ⑥티웨이항공 ⑦에어부산 ⑧에어프레미아 ⑨에어로케이 등 9개사입니다.
국내 정유업체 5개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에너지스)도 참여했습니다. 이 중 4개사는 2030년까지 약 6조 원을 투자해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기존 정유 설비에 바이오원료를 함께 투입해 생산한 SAF 제품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연간 13만 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공장을 상업 가동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운항노선과 기간 그리고 SAF 혼합비율 등은 국적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국내 정유사와 SAF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일단 진행됩니다.
올해 SAF 급유 상용운항에 참여한 항공사는 5곳(대한항공·아시아나·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입니다. 이들은 인천에서 일본으로 운행하는 국제노선에 SAF 1%를 혼합해 주 1회 급유합니다.
3️⃣ 2027년부터 국제선 SAF 혼합사용 의무화
그리고 2027년부터는 국내공항을 출발하는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1% 내외)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의무화로 탄소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시행됩니다.
“SAF 비용, 항공운임 미칠 영향 최소화 위한 제도 마련” 💸
또 향후 SAF 사용 의무화에 따른 항공사의 탄소절감 비용이 항공운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됩니다.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통상 2~3배 정도 비쌉니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약 30%를 차지해 SAF 비중이 높아질수록 부담해야 할 비용 역시 높아집니다.
항공사의 SAF 비용은 비행기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입니다.
이를 막고자 관련 용역을 내년에 착수해 국제공항 운수권 배분 방식을 개선하고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 정부의 말입니다.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도 검토됩니다.
일부 항공업계는 SAF 도입 등 탈탄소화에 드는 비용을 소비자도 부담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그룹은 EU의 SAF 사용 의무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2025년부터 항공권 가격을 최대 72유로(약 10만원) 인상할 것이라고 지난 6월 예고했습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기후대응과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제항공 탄소감축의 핵심수단인 SAF 사용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도 국내 항공유와 SAF의 원스톱 공급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란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를 위해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