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기후행동 이니셔티브 CA100+ 탈퇴…“공화당 주도 美 하원 압박 때문”

CA100+ “지난 1년간 금융기관 30곳 자발적 탈퇴”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후대응 촉구를 위한 세계 투자사 이니셔티브를 탈퇴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산하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이 ‘기후행동100+(이하 CA100+)’ 이니셔티브를 탈퇴했다고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2017년 출범한 CA100+은 700여개 투자사와 기업이 참여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장기적 주주가치 창출을 위해 기관들이 힘을 합쳐 투자 대상 기업에게 기후대응 노력을 독려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탈퇴 이유로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투자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투자에 전념하겠다는 것이 기관의 입장입니다. 지속가능한 투자 활동을 위한 역량을 구축했으니 독자적인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미국 공화당의 반(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세로 인한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JP모건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가 CA100+을 탈퇴한 바 있습니다.

 

CA100+, 골드만삭스까지 추가 철수 기업 9곳 달해 💨

이에 CA100+ 대변인은 “지속가능한 투자 활동을 유지하려는 골드만삭스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도 “이니셔티브가 정치적 논란이 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같은 탈퇴가 골드만삭스만의 결정이 아니란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달 31일부터 CA100+ 탈퇴를 선언한 미국 내 금융기관의 수는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총 13곳에 달합니다.

▲메론투자사 ▲TCW 그룹 ▲아리스토텔레스캐피털 ▲버트자산운용 ▲워터자산운용 ▲뉴저지 공무원연금 ▲브랜디와인 ▲SEI 등입니다.

CA100+가 더 강력한 기후행동을 골자로 하는 2단계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자칫 미국 법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CA100+ 대변인은 작년 7월 이후 1년 간 CA100+를 자발적으로 탈퇴한 기업은 30여곳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기간 이니셔티브 신규 가입사는 85곳이라고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다만, 탈퇴 기업의 전체 목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주도 美 하원, 청문회·서한 등 기업 압박 심화 📨

그렇다면 금융기관들의 CA100+ 탈퇴 행렬이 재차 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최근 CA100+에 대한 공세가 거세진 것과 관련됩니다.

시작은 지난 6월 미 하원 사법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비롯됐습니다. 환경단체와 금융기관이 ‘기후카르텔’을 결성해 불법적으로 ESG 투자와 탈탄소화를 투자사들에게 강요했다는 주장을 골자로 합니다.

같은달 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해당 주장을 더 거세게 피력했습니다. 또 이같은 공모 행위가 미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환경단체 세레스와 행동주의 투자사 아르주나캐피털 임원 등 청문회 참석자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반론했습니다.

무엇보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발송한 서한은 투자사들의 탈퇴 행렬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됐습니다. 해당 서한은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오하이오주)과 토마스 매시 반독점소위원회 위원장(켄터키주)의 명의로 발송됐습니다.

CA100+에 가입한 미국 금융기관 130여곳에게 발송됐습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서한에서 “CA100+에 가입한 130여개 기업·연기금은 자체 수탁 의무보다 깨어있는 투자를 우선시한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금융사가 투자 대상 기업에게 무엇을 요청할 것인지를 묻는 동시에 ESG 활동 관련 문서와 기록을 모두 보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즉, CA100+ 활동을 계속할 경우 금융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CA100+ “이니셔티브 정치화 유감”…64개 기관 지지 💪

CA100+는 공화당의 서한에 별도 입장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변인은 지난 6월 청문회 직후 성명에서 밝힌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성명에서 밝힌 CA100+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 스튜어드십, 즉 책임 있는 투자는 장기 수익 추구라는 ‘상식적인 접근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CA100+가 부당하게 정치화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CA100+는 전 세계 수백 명의 투자자들이 해당 이니셔티브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는 같은달(6월) 45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투자자 지지 성명이 포함됩니다. 13일 기준 지지를 선언한 기관은 64곳으로 늘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테크, 경제

BNP파리바자산운용, 기후테크 펀드 조성 나서…1.5억 유로 모여

▲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새로운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Donald J. Trump

그린비즈, 정책

트럼프, IRA 미지급 예산 전액 회수 공약…“머스크 CEO 선봉장 세울 것”

기후테크, 경제

韓 기후테크 스타트업, 해외 투자 어떻게 해야 성공하나? “4가지 조언 기억해야”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