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국 14곳에 신규 댐 건설 계획 발표…일부 지자체·환경단체 반발

댐 건설 후보지 두고 지역간 온도차 ↑

지난 30일 환경부가 기후대응을 위해 신규 댐 건설 후보지 14곳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홍수오 가뭄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 용수 수요 등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나 가뭄 같은 기상이변이 심해지다며 작년부터 전국에서 댐 건설 후보지를 검토해 왔습니다. 현재 환경부는 이번에 발표된 신규 댐을 ‘기후대응댐’으로 지정해 부르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환경부가 선정한 5곳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건의한 9곳이 포함돼 있습니다.

권역별로는 낙동강 6곳, 한강 4곳, 금강 1곳, 영산강·섬진강 3곳 순입니다. 목적별로 보면 홍수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 다목적댐 3곳 순입니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을 통해 한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규 댐을 통해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약 2억 5,000톤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약 220만 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반도체 같은 국가 전략산업의 물수요를 위해 필요하단 것이 환경부의 말입니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최근 기후위기를 감안할 때 댐 건설은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 30일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의 위치. 이중 강원 양구군에 들어설 수입천 다목적댐의 저수량이 가장 크다. ©환경부

경남 등 일부 지차체 환경부 신규 댐 건설 계획 환영 🏗️

정부가 대규모 댐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입니다. 당시 건설교통부가 전국에 12곳을 선정해 댐 건설을 추진하려 했으나 주민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간 댐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해온 일부 지자체들은 이번 발표를 환영했습니다.

거제시 고현천댐, 의령군 가례천댐 건설 계획이 포함된 경상남도가 대표적입니다. 경남은 작년 9월부터 4차례 이상 환경부를 찾아 댐 건설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기식 경남도 환경산림국장은 “하천 홍수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중소규모 댐 건설이 필요했다”며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연천군 역시 환영의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간 이곳은 집중호우로 잦은 수해를 거듭했습니다. 이에 연천군에는 다목적댐인 아미천댐이 들어섭니다.

 

강원 양구군 “댐 건설 반대”…전남 화순군 “당황스러워” 🌊

모든 지자체가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은 아닙니다. 강원 양구군이 대표적입니다. 이곳에 들어설 수입천 다목적댐은 14개 댐 후보 중 저수량(약 1억㎥)이 가장 큽니다.

우리나라에서 다목적댐 건설이 추진되는 것은 14년 만입니다. 2010년 착공한 경북 영천군 보현산댐이 마지막입니다.

양구군은 환경부 발표 직후 주민피해와 희귀동식물 서식지 수몰 위기를 주장하며 댐 건설을 강력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구체적으로 “10만 2,300㎡의 농지와 주택이 수몰될뿐 아니라, 수몰 대상에는 양구 9경으로 꼽히는 ‘두타연’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두타연은 2003년까지 군사 지역으로 묶여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곳입니다. 울창한 삼림과 계곡 등 원시 자연경관을 품고 있고,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입니다.

양구군은 “우리 군은 1973년 소양강댐 건설로 도로가 끊겨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하는 등 피해를 봤다”며 “다목적댐 건설 방안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양구군의회 또한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개의 댐이 들어서는 전라남도 역시 지역별로 의견이 엇갈립니다.

전남 화순군은 환경부의 이번 발표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입니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댐을 지어달라는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발표가 나와 의아스럽다”며 “주민들의 반대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 국내 다목적댐 가운데 유연면적과 용수공급이 가장 큰 충주댐의 전경. ©충청북도

환경단체 일제히 비판…환경부 “환경영향 최소화할 것” 🤔

이 가운데 녹색연합·환경운동엽합 등 주요 환경단체는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발표 직후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대규모 토목건설이 유발할 환경파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홍수 방어, 용수 공급 등 (환경부의) 주장 모두 근거가 빈약할뿐더러 효과성마저 떨어져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기후변화로 기상이변이 잦은 상황에서 하루 3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 환경부가 계획한 댐들이 오히려 저수 용량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단체의 말입니다. 이에 자연 기반 해법(NBS)을 추진해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주장에 환경부는 “댐 계획과 건설 과정에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공급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려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장관 역시 브리핑에서 “모든 공사는 불가피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댐 건설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환경부는 오는 8월부터 지역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열고 지역주민과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협의가 완료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내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회겡 댐 후보지를 반영합니다. 이후 14개 댐별로 기본구상과 타당성조사 그리고 기본계획 수립 등을 진행합니다. 이 고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모두 확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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