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임팩트투자사 세아야, 3억 유로 기후테크 펀드 조성 “남유럽 최초 ESG 펀드”

2027년까지 25건 투자 계획…투자 현황은?

스페인 임팩트투자사 세아야(Seaya)가 기후테크 투자를 위한 3억 유로(약 4,48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고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세아야는 2013년 스페인에 설립된 벤처캐피털(VC)입니다. 초기 및 성장 단계에 있는 임팩트 기술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 왔습니다.

11일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세아야가 현재까지 조성한 모금액은 6억 2,370만 유로(약 9,320억원)에 이릅니다.

이번에 조성된 펀드명은 ‘세아야 안드로메다’입니다. 기후테크 내에서도 ▲에너지 전환 ▲탈탄소화 ▲지속가능한 식품 ▲순환경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측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스페인에서 가장 큰 벤처 투자자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펀드 조성에는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기업 이베르드롤라, 자산운용사 노르티아 그리고 프랑스 최대 은행그룹 BNP 파리바 등이 참여했습니다.

 

12년 차 지속가능성 VC “‘죽음의 계곡’ 투자 절실” 💰

세비야는 그간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했습니다.

일례로 1억 6,500만 유로(약 2460억원) 규모의 펀드 ‘세아야 벤처’는 유럽의 시리즈 프리 A~B까지의 초기 기술 기업에 투자했습니다. 1억 2,500만 달러(약 1,720억원) 규모의 ‘세아야 캐세이라탐’은 중남미 시리즈 A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아야는 딥테크 기후기업이 마주치는 ‘고유 과제’를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 기업은 한번 제품이 개발되면 출시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배포가 쉬운 소프트웨어의 특징입니다. 이와 달리 기후테크는 연구개발(R&D)이 끝나면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에 출시한 다음 확장하는 과정이 또 필요합니다.

파믈로 페드레혼 세아야 파트너는 “이 긴 여정에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과는 다른 종류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기후테크 업계에서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라고 말하는 기간입니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시리즈 B, 나아가 시리즈 B+ 투자가 필요했단 것.

 

 

가뭄·산불 앓는 스페인 “기후투자에 강력한 동기부여” 🔥

세아야는 해당 펀드가 남유럽 최초의 ‘제9조 펀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9조 펀드란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충족한 펀드를 말합니다. 즉, EU가 인정한 지속가능성 펀드란 뜻입니다.

그간 유럽 지역의 기후투자는 주로 중·북유럽이 주도해 왔습니다. 900개가 넘는 9조 펀드 중 남유럽 기반 펀드가 이번이 최초란 점도 현 상황을 보여줍니다.

페드레온 파트너는 스페인 같은 남유럽의 기후테크 잠재력이 탁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남유럽이 풍부한 일조량과 풍력을 보유해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스페인의 강력한 자동차 산업은 탈탄소·순환경제 전환에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페드레온 파트너의 설명입니다.

세아야 설립자인 베아트리스 곤잘레스 파트너는 남유럽이 겪는 기후재난도 기후투자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심각한 가뭄과 산불을 겪으며 기후테크 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

이같은 모습은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딜룸에 의하면, 2023년 스페인의 기후테크 VC 총투자액은 4억 7,510만 달러(약 6,550억원)였습니다.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입니다. 유럽 전체에서는 9위입니다. 투자액 기준 상위 10개국 중 유일한 남유럽 국가였습니다.

 

  

2027년 25건 투자 계획…현 투자 스타트업 5곳은? 🔍

자금 조달을 마친 세아야 안드로메다 펀드는 2027년까지 25건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투자액은 기업당 700만~4,000만 유로(약 105억~600억원)로 예상됩니다.

그리니엄이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결과, 5개 기업이 자금 조달 마감에 앞서 이미 투자를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탄소 모니터링 스타트업 ‘파차마’도 포함됐습니다.

이밖에 산업 탈탄소·순환경제·재생에너지 기업 4곳이 포트폴리오에 올랐습니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시베리|AR 산업 기술 교육 솔루션

시베리는 2008년 설립된 스페인 에듀테크 기업입니다. 교육 대상이 예비 용접공이란 것이 특징입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용접 교육에 접목한 것입니다.

2012년에는 용접 기술 교육을 AR로 디지털화한 ‘솔다이내믹’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디지털화 덕분에 실제 용접 실습 없이도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교육에 사용되는 금속과 에너지소비량을 70% 이상 줄였습니다.

사측은 해당 프로그램이 독일 전자기기 기업 지멘스, 자동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폭스바겐그룹, 미국 농기계업체 존디어 등 글로벌 제조업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011h|차세대 지속가능 건설 플랫폼

011h는 2020년 스페인에 설립된 지속가능 건설 기술 스타트업입니다. 유럽의 대형 온라인 유통기업 프리발리아의 공동설립자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이전 회사를 매각한 후,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적용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부문이 건설 산업이라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에 011h는 건설 프로젝트 전체 과정의 디지털화를 추진했습니다. 이와 함께 모듈러 건축 자재를 도입하고 통합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쉽게 말해, 소프트웨어 하나로 건축 프로젝트의 지속가능한 설계부터 자재 조달, 지속가능성 평가까지 모두 가능하단 뜻입니다.

그 결과, 건설 시간과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이는데 성공합니다. 2022년 8개 주택 건축 프로젝트에서는 건설 시간은 35%, 탄소배출량은 90% 감축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 리사이클아이|AI 기반 폐기물 수거 로봇

세아야 안드로메다 펀드가 스페인 기업에게만 투자된 것은 아닙니다.

2019년 설립된 리사이클아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재활용 로봇을 개발하는 영국 스타트업입니다. 수십 억 개의 폐기물 이미지를 학습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만큼 정확한’ AI를 사용한다는 것이 리사이클아이의 설명입니다.

지난 1월 리사이클아이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 규모에서 전자폐기물을 분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전자폐기물은 복합소재로 구성돼 분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 사람이 일일이 분류하기에는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사측은 이 덕분에 인쇄회로기판(PCB) 같은 유해 품목을 안전하게 감지·분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에기르 인사이트|해상풍력 데이터

에기르 인사이트는 2020년 설립된 덴마크 스타트업입니다.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 업계에 맞춤형 정보와 해석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해상풍력은 청정에너지 중에서도 투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조건으로 인해 다른 재생에너지보다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지 파악부터 상업 운영까지는 최대 10년이 걸린다는 것이 사측의 말입니다.

에기르 인사이트는 구독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각 해상풍력 개발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개발 최적화, 비용 절감을 돕는단 것.

영국 정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 제라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테크, 스타트업

우주 태양광 스타트업 ‘에테르플럭스‘ 스텔스 모드 해제…2025년 위성 발사 예고

그린비즈, 경제

글로벌 자산운용사 8곳, 금융위에 2026년 ESG 공시 의무화 촉구

기후테크, 경제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세계 기후테크 업계 3분기 자금조달 규모 하락세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