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이하 옥시덴탈) 자회사인 1포인트파이브와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포인트파이브는 2020년 설립된 CCUS(탄소포집·저장·활용) 전문 기업입니다. 미국 내에서만 총 5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중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소재한 DAC(직접공기포집) 시설 ‘스트라토스’가 유명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5억 5,000만 달러(약 7,620억원)를 투자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2025년 중순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4월 기준 스트라토스 준공률은 70%를 넘었습니다. 이 설비는 가동 첫해 연간 최대 50만 톤을 포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포인트파이브는 MS에 향후 6년간 50만 톤 규모의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크레딧은 전액 스트라토스에서 나옵니다.
양사는 “DAC를 통해 이뤄진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계약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구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1포인트파이브, 포집한 이산화탄소 지하에 영구 격리 ☁️
MS 탄소제거·에너지 부문 수석 이사인 브라이언 마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DAC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선구자인 1포인트파이브와 거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기가톤(GT·10억 톤) 규모의 탄소제거를 달성하기 위해선 스트라토스 같은 독특한 프로젝트가 파일럿(시범)에서 상용화 규모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MS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네거티브’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파리협정 1.5℃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DAC 같은 탄소제거 기술이 빠르게 발전돼야 한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IPCC는 대기 중에서 제거돼야 할 이산화탄소의 양을 1,000억에서 최대 1조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DAC 등 CCUS 기술을 놓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이 기술이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의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반발합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유정에 주입해 더 많은 화석연료를 시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반발 때문인지 1포인트파이브는 MS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지하수와 격리돼 심층 지하에 안전하게 저장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데이터센터로 인해 MS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MS가 늘어난 배출량을 DAC로 일부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냔 것이 FT의 진단입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에이버리 1포인트파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우선순위의 문제다”라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인해 청정전력이 부족한 시점에서 DAC가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단 것이 에이버리 CEO의 말입니다.
“BCG·TD은행·아마존 등 대기업과 장기 구매계약 체결” 🤝
앞서 지난 2월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역시 1포인트파이브로부터 탄소제거 크레딧을 구매했습니다. 2만 1,000톤 분량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트라토스 시설에서 나옵니다.
BCG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인 데이비드 웹은 “1포인트파이브가 탄소제거 분야서 내구성을 입증한 기업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내구성은 탄소제거를 통해 포집된 탄소가 장기간 격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밖에도 1포인트파이브는 지난해 캐나다 최대 은행 기업 토론토도미니언은행(TD)과도 계약을 맺었습니다. 향후 4년간 2만 7,500톤 이상의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아마존과는 10년짜리 장기 계약을 맺은 상황입니다.
약 25만 톤 규모의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는 스트라토스만이 아닌 1포인트파이브가 준비 중인 다른 사업을 통해서도 제공됩니다.
카라 허스트 아마존 지속가능성 부사장은 “(아마존은) 2040년까지 글로벌 운영 탈탄소화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