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준, 연간 낭비되는 식품폐기물은 10억 톤이 넘습니다.
같은해 식품 총생산량의 19%가량에 이릅니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인 홍콩 역시 식품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식품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홍콩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버려진 과일 껍질, 채소 조각을 업사이클링해 액세서리로 만든 ‘웨이아웃홍콩’의 이야기입니다.
웨이아웃홍콩을 언뜻 보면 평범한 액세서리 가게처럼 보입니다.
차이점은 반지·귀걸이 등 액세서리에 사용된 인공보석 모두가 식품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제작됐다는 것. 이곳은 지역의 식품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설립됐습니다.
식품폐기물 업사이클링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지역 푸드뱅크를 통해 가열되지 않은 과일 껍질과 채소 조각, 커피박(커피찌꺼기) 등을 수거합니다. 수거된 식품폐기물은 탈수·분쇄됩니다. 이렇게 처리된 식품폐기물 가루는 원물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일례로 양파껍질은 붉은색과 노란색을 띱니다.
여기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바이오에폭시’ 수지를 섞고 틀에 부어 굳히면 끝입니다. 바이오에폭시 수지 또한 식품폐기물 기반 소재가 사용됩니다.
웨이아웃홍콩은 “아름다운 보석을 통해 그 뒤에는 광범위한 환경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웨이아웃홍콩은 왜 식품폐기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요?
공동설립자인 페기 램은 회사 설립 배경에 한국에서의 경험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2016년 대학 졸업 후 3개월 동안 한국의 작은 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람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분류해 퇴비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이후 램 설립자는 홍콩에 돌아와 푸드뱅크에 입사합니다. 그러면서 홍콩의 식품폐기물 문제가 낮은 시민의식과 관리 정책의 부재에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에 공동설립자인 친구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식품폐기물 문제를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 것.
실제로 홍콩의 식품폐기물 문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홍콩의 쓰레기 매립장은 2030년경 포화 상태에 이를 전망입니다. 그중 다수는 식품폐기물이 차지합니다.
홍콩 환경보호부에 의하면, 2022년 기준 홍콩의 도시고형폐기물 중 30%가 식품폐기물이었습니다. 하루에 버려지는 식품폐기물은 3,300톤을 넘습니다.
램 설립자는 그럼에도 홍콩 당국이 제대로 된 식품폐기물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일례로 홍콩의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정책은 올해 4월부터 실시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된 상황입니다.
이에 웨이아웃홍콩은 제품 판매를 넘어 업사이클링 워크숍 개최 등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식품폐기물로 보석을 만들면서 해당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단 취지입니다. 워크숍 활성화를 위해 홍콩 지하철과 홍콩 부동산 기업 시노그룹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 과정에서 “홍콩의 식품폐기물 처리 방법과 정책이 주변 국가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한편, 웨이아웃홍콩은 소외된 지역 주민의 참여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 비혼모를 대상으로 취업 및 현장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