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등 공공재원이 투입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민간 자본으로만 투자된 곳보다 더 많이 ‘엑싯(Exit)’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엑싯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메릴랜드대·독일 뮌헨공과대·오스트리아 빈경제경영대학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너지’에 발표했습니다.
연구는 메릴랜드대 산하 글로벌지속가능성센터(UMD)의 케슬린 케네디 조교수가 주도했습니다.
3일 해당 자료를 확인한 결과, 연구진은 논문에서 “(기후테크) 기업 투자를 장려하는 공공정책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때로는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보조금+민간 투자 = 기후테크 스타트업 엑싯 155% ↑” 💰
연구진은 시장조사기관 클린테크그룹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21년간(2005~2021년) 최소 1건 이상의 보조금이나 투자금을 받은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총 2,910개로 집계됐습니다. 3,979명의 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보조금과 민간 투자가 결합될 시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엑싯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했습니다.
그 결과, 보조금을 지원받은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추가 민간 투자를 유치할 때마다 엑싯에 성공할 확률이 155%로 높아졌습니다.
민간 투자만 유치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엑싯 확률이 78%였던 것과 비교됩니다.
연구진은 그 이유에 대해 “고위험 신생 스타트업을 성장시킬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기후테크 산업은 정부 당국의 규제나 정책 수립에 따라 시장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회수를 바라봐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기후테크 산업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같은 한계를 정부의 공공재원이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뿐더러, 해당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까지 높여준단 것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연구진은 각국 정부의 공공재원이 “미래 기후테크 혁신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기후테크 생태계 위한 커뮤니티 역할” 공공재원 확충·파트너십 필요 🤝
빈경제경영대에서 데이터생태계·환경책임성을 가르치는 카비타 수라나 교수는 본인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연구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기후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공공재원이 늘어야 합니다.
기업 투자자들에게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수라나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기후대응·에너지안보로 발효된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대표적인 인센티브입니다.
나아가 기후테크 산업 촉진을 위해선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빠르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는 대표적인 민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그는 세계선도연합(FMC)을 소개했습니다. 2021년 11월 미 국무부와 세계경제포럼(WEF)이 출범한 이니셔티브입니다. 존 케리 전(前) 기후특사가 주도해 설립됐습니다.
FMC는 알루미늄·항공·화학·콘크리트·해운 분야 탈탄소화를 위해 신기술을 구매하도록 약속한 바 있습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 역시 FMC에 속해 있습니다.
이같은 파트너십이 기후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커뮤니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단 것이 수라나 교수의 설명입니다.
그는 “다양한 투자자가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기후테크 부문에서 기업이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테크 생태계 위해선 공공·민간 투자 결합 필수불가결” 🤔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파트너십 과정에서 대기업이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이나 특허를 침해하는 사례를 막아야 한단 것. 이를 위해 정책 입안자가 면밀하게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연구 주저자인 케네디 부교수는 “공공·민간 투자의 결합 효과를 이해해야 한다”며 “(기후테크) 스타트업 성과를 개선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자금 조달하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2024년 1분기 세계 기후테크 산업에 약 81억 달러(약 11조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57억 달러(약 8조원)와 비교해 투자가 몰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