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움(옥시덴탈)이 DAC(직접공기포집) 시설에 핵융합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옥시덴탈 자회사인 옥시로우카본벤처스(OLCV)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 기업 TAE테크놀로지스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은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21일 회사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TAE테크놀로지스는 설립연도인 1998년부터 핵융합 에너지를 연구해 온 곳입니다. 설립 후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만 최소 13억 달러(약 1조 8,060억원)에 달합니다. 구글·셰브론 역시 투자한 바 있습니다.
핵융합 기업 중 가장 오래된 만큼 실험 횟수나 기술 노하우 모두 풍부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코페르니쿠스(Corpernicus)’로 불리는 6세대 핵융합 기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해당 기계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합니다.
DAC ‘스트라토스’ 준공률 70% 넘어…“핵융합 전력 공급 가능 여부 조사” ⚡
옥시덴탈은 현재 미국 내에서만 총 5개의 DAC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텍사스주에 소재한 DAC 시설 ‘스트라토스’입니다.
해당 설비의 연간 최대 포집량은 50만 톤을 목표로 합니다. 작년 1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해당 시설에 5억 5,000만 달러(약 7,600억원)를 투자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올해 4월 기준 스트라토스 준공률은 7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옥시덴탈은 2025년 중순부터 스트라토스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옥시덴탈이 TAE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한 이유는 바로 스트라토스 같은 DAC 시설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서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DAC 설비 운영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오르카’나 ‘맘모스’ 등 현재 상업화에 성공한 DAC 설비 대다수도 지열발전소로부터 전력을 끌어오고 있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DAC 기술을 사용해 10억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선, 전 세계 총에너지 소비량의 10%에 해당하는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옥시덴탈은 TAE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핵융합 설비를 자사의 DAC 시설과 융합한다는 구상입니다.
핵융합은 방사성폐기물이 나오지 않을 뿐더러, 거의 무한대의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 불립니다. 그만큼 기술난이도가 높습니다.
물론 핵융합 에너지가 DAC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우선 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
프랭크 콜러 OLCV 전력 개발 담당 부사장은 핵융합을 “대규모 DAC 상용화를 위한 주요 에너지원이자 유망 기술”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양사의 협력은 DAC를 무탄소로 운영하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美 에너지부, 원자력 결합 시 DAC 비용 절감 가능…타당성조사 진행 중” 🧪
한편,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와 DAC 설비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융합 이외에도 소형모듈원전(SMR)과 융합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이는 지난해 미 에너지부가 내놓은 연구에서 비롯됐습니다. 작년 9월 미 에너지부는 첨단 원자로를 결합할 경우 DAC 설비에 드는 균등화발전비용(COE)을 최대 13%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경우 DAC 설비의 탄소포집능력과 시장경쟁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단 것이 에너지부의 설명입니다. 해당 연구는 아르곤국립연구소와 아이다호국립연구소 그리고 미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가 수행했습니다.
실제로 원전과 DAC를 융합하기 위한 타당성평가도 진행 중입니다. 에너지부는 연간 100만 톤 규모의 탄소제거가 가능한 DAC 허브 구축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잠재적인 DAC 허브 구축지 14곳을 대상으로 타당성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현재 노스웨스턴대학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명 ‘중서부 원자력 DAC 허브(MINDAC Hub)’입니다. 미 중서부 일대 원전과 DAC 설비가 융합할 수 있는지 결과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약 390만 달러(약 52억원)의 자금이 지원됐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 겸 노스웨스턴대 공학과 교수인 제니퍼 던은 “탄소포집 공정에서 원자력을 사용하면 탄소중립 또는 탄소네거티브도 가능하다”며 “기후변화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고려할 때 모든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