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대로 라면 향후 5년 안에 지구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1.5℃를 넘을 확률이 80%에 이른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습니다.
1.5℃는 국제사회가 파리협정을 통해 약속한 기후대응을 위한 ‘마지노선’입니다.
WMO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1~10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를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내놓았습니다.
WMO는 향후 5년(2024~2028년) 사이 한해는 전지구 지표 근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이전보다 1.5℃를 초과할 가능성이 80%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1.5℃를 넘어선 해가 적어도 한 번 나올 확률을 말합니다.
파리협정이 맺어진 2015년 당시 이 가능성은 0%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구 평균기온이 계속 오르며 가능성은 20%(2021~2025년)에서 66%(2023~2027년)로 커졌습니다. 이후 가능성이 80%까지 오른 것입니다.
가장 따듯한 월? 2023년 6월 이후 12개월 연속 최고 기록 연일 경신 📈
나아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던 2023년을 제치는 해가 향후 5년 안에 86%의 확률로 나타날 것으로 WMO는 내다봤습니다. 작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1.45℃(±0.12℃ 오차) 높아 관측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WMO의 경고는 사실 새롭지는 않습니다. 같은날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사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에 의하면, 최근 12개월간(2023년 6월~2024년 5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64℃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12개월 연속 경신됐단 뜻입니다. 이같은 기온 변화는 ‘엘니뇨’ 현상이 부채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MO 사무총장 “온실가스 감축 없을 시 기상이변으로 수조 달러 피해” 🚨
WMO와 C3S 모두 지구 기온이 계속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온난화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과학계는 1.5℃ 마지노선 돌파 시 기상이변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다만, 코 배럿 WMO 사무총장은 “1.5℃는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 온난화를 의미한다”며 “일시적 위반이 1.5℃ 마지노선을 영구적으로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더 긴급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할 경우 기상이변으로 인해 수조 달러 이상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배럿 사무총장은 우려했습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인류는) 전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면서 “가장 무더웠던 날이 어느 순간 상대적으로 덜 더웠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촉구했습니다.
1.5℃ 기후 마지노선 돌파 의미는? 전문가 “대응 시간 아직 열려 있어” 🔑
실제로 1.5℃ 마지노선을 넘는단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에 대해 윤순진 서울대환경대학원 원장(환경계획학과)은 7일 그리니엄에 “(인류가) 감내할 수 있는 온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원장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2018년 내놓은 ‘1.5℃ 특별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1.5℃를 안전한 온도로 착각한다”며 “이는 안전한 온도가 아니라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온도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1.5℃가 아닌 2℃ 이상 오르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것이 그의 말입니다.
1.5℃와 2℃ 간의 0.5℃ 차이에 대해선 윤 원장은 “서식지가 파괴돼 영향을 받는 동식물이 2배가량 늘어난다”며 “(2℃ 상승 시) 북극에 있는 얼음들 역시 10년 이내로 한 번에 다 녹아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경우 지구의 중요한 기후조절 시스템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른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윤 원장은 메탄이나 이산화탄소 등 주요 온실가스를 빠르게 감축함으로써 1.5℃ 마지노선을 지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