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연구를) 요약하면 최근 30년간 해수면이 10㎝ 정도 상승했다. 해수면 상승이 미래에 더 가속화될 것이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김백민 부경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난 29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해양과 기후변화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는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해양환경공단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공동 주관해 열렸습니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연안 일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인천 등 서해안은 전 세계에서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고 언급했습니다.
한반도 인근 해역 상황 심각…“R&D 확대 통해 감시체계 강화 필요” 🛰️
이는 극지연구소가 올해 1월 발표한 연구를 인용한 것입니다. 연구소가 1992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남북극 빙하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50년 지구 해수면은 평균 3.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빙하가 줄면서 남극과 그린란드 주변은 만유인력의 감소로 해수면이 오히려 하강하는 것으로 타나났습니다. 반면, 반작용으로 먼바다에서는 해수면 상승폭이 컸습니다. 인천이 이러한 과잉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단 것이 연구소의 말입니다.
인천은 지구 평균보다 10% 높은 약 4㎝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등 5개 주요 해안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중국에 극한폭우가 늘어난 점도 문제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대규모 담수가 강을 따라 동중국해로 흘러들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담수 유입으로 인해 한반도 연안 인근 염분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가열된 바닷물이 심층으로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온 상승이 가속화될 수 있단 것. 이는 가공할 위력의 ‘슈퍼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태풍은 해수면의 뜨거운 수증기를 양식으로 삼아 위력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에 의하면, 한반도 주변 수역의 수온 상승세는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빠릅니다. 쿠로시오 해류를 통해 난류가 적도에서 중위도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쿠로시오 해류로 인해) 한반도 주변 수역의 수온 상승은 어쩔 수 없는 필연적 결과”라면서 “면밀히 주시하고 감시하도록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그는 해양감시와 예측성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이 확대돼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한반도가 독특하고 복잡한 해상환경에 처해 있다”며 “심층적인 연구를 비롯해 관련 기술과 기반시설(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양감시체계 강화, 혼자선 불가능”…국제사회 공조 필요 🙅♂️
해양감시체계 강화와 더불어 국제사회와의 공조 역시 확대돼야 한단 주문도 나왔습니다.
강현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후솔루션 연구본부장은 해양 부문은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며 “추정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관련해 표준이나 체계가 부족할뿐더러, 지정학적 이해관계까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강 본부장은 해양감시체계 확대를 위해선 지속가능한 협업 체계가 수립돼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세부적으로 ▲해양 기후협의체 플랫폼 구축 ▲감시망 예측도구 확장·개선 ▲해양 기후모델링 상호비교 프로그램 운영 등을 제시했습니다.
강 본부장은 “한반도 연안을 넘어 대양과 극지로 저변을 넓혀야 한다”며 “개인·기관·단체·지역사회가 연안과 외해를 벗어나 오대양 감시와 보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공조해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그는 또 해양감시는 “(한국) 혼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피력했습니다.
韓, 2030년 블루카본 흡수량 106.6톤 목표…“탄소시장서 중장기적 확장 전망” 🌊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블루카본’을 단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단 내용도 공유됐습니다.
블루카본은 해초류와 퇴적물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뜻합니다. 육상생태계보다 탄소흡수 속도가 약 50배 더 빠르고, 저장능력 역시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인정한 블루카본은 3가지입니다. 맹그로브, 염습지, 잘피림 등입니다.
서은정 해수부 기후환경국제전략팀장은 “(한국은) 블루카본 확대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해양 탄소흡수능력 강화와 생물다양성 복원을 위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 기준 한국 연안에 조성된 바다숲 규모는 317.21㎢입니다. 연간 10만 7,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다고 서 팀장은 밝혔습니다.
해수부가 내놓은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540㎢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한단 계획입니다.
나아가 블루카본과 관련해서도 국외감축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억 9,100만 톤 중 3,750만 톤을 국외감축을 통해 달성하려고 합니다. 이는 12.8%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감축목표에 따라 블루카본 흡수량을 2030년까지 106만 6,000톤, 2050년까지 136만 2,000톤까지 늘린단 계획입니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이규욱 연구원은 “블루카본은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개발도상국 대다수는 해양보다는 산림 부문에 관심이 더 크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 연구원은 “그럼에도 해양 부문 내 (탄소크레딧은) 중장기적으로 확장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 MS·구글 등 자연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 공동계약…첫 사업은 블루카본 확대
[해양과 기후변화 포럼]
① 기후문제, IPCC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일로’
② R&D 확대·해양감시체계 강화·국제적 공조 필요성 대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