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지구상 모든 기후데이터를 수집할 자료수집 장치가 이르면 올해부터 건설될 예정입니다.
주요 소셜미디어(SNS)와 언론 등을 통해 나온 기후위기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록해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명 ‘지구 블랙박스(Earth’s Black Box)’ 프로젝트의 이야기입니다. 호주 최남단 섬인 태즈메이니아주에 건설됩니다.
‘블랙박스’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프로젝트의 목적은 단순명료합니다.
인류가 기후위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질 시 미래 후손들이 문명이 왜 몰락했는지 원인을 파헤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는 광고대행사 클레멘저BBDO, 예술단체 글루소사이어티 그리고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등이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당초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했습니다. 허나, 건설 인허가 지연과 자금 문제 등으로 건설이 지연됐습니다.
그리니엄이 23일 확인한 결과, 프로젝트 책임자인 소니아 본 비브라 의장은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지구 블랙박스는 올해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재난을 향해 우리가 취하는 모든 단계를 기록할 것이다. 지구의 건강과 관련된 수백 개의 데이터, 측정값 그리고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수집돼 미래세대를 위해 안전하게 저장될 것이다.”
지구 블랙박스 소개문 中
위 문구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구 블랙박스에 관한 소개문입니다.
이에 지구 블랙박스는 매우 튼튼하게 짓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공개된 시안에 의하면, 프로젝트는 높이 4m·길이 16m 크기의 강철 구조물입니다. 여기에 7.5㎝ 두께의 강철과 콘크리트가 추가로 외관을 덮습니다.
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고자 외관은 산화 처리를 진행합니다. 이 때문에 지구 블랙박스는 주황색을 띱니다.
외부에서 전력 공급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내부에 설치됩니다. 최대한 오랫동안 동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진 등에 대비하고자 단단한 화강암 지대 위에 건설됩니다.
이는 기후위기로 인류 문명이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해도, 후손들이 그 원인을 제대로 파헤칠 수 있는 기록물을 남기는 것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호주 최남단 태즈메이니아섬에 블랙박스 건설하는 까닭은? 🏝️
지구 블랙박스가 태즈메이니아주에 건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지역이 태즈메이니아주란 것이 프로젝트 추진위원회의 설명입니다.
추진위는 “(해당 지역이) 안정적인 기후를 갖고 있고 해수면 상승이나 지진 활동으로부터도 안전하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습니다.
몰타·노르웨이 등의 지역도 후보로 고려한 바 있다고 프로젝트 추진위는 덧붙였습니다.
또 태즈메이니아 주정부에 제출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추진위는 소도시 퀸스타운 인근 활주로에 지구 블랙박스를 건설한단 계획입니다.
실제로 해당 지역 내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서류가 주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구 블랙박스 ‘인류 멸망’ 전후로 지구상 기후데이터 모두 수집” 💽
지구 블랙박스는 크게 3가지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해 보관합니다.
하나는 지구 기상기후 데이터 전반입니다.
세계 해수면 상승 속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추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 해양산성화변화 추이 등이 포함됩니다. 각국의 에너지소비량이나 인구분포도 같은 사회 데이터도 함께 수집됩니다.
다른 하나는 SNS와 언론 등을 통해 확산한 기후 관련 게시물입니다.
기후총회(COP)에서 나온 정보들 역시 수집합니다. 500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알고리즘이 온라인상에 있는 데이터를 수시로 수집해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프로젝트는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기점으로 기후데이터를 수집해 저장 중입니다. COP26 당시 수집한 데이터 중 일부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수집한 자료는 모두 온라인을 통해 대중에게도 공개한단 구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집할 정보는 바로 ‘특정 사건’ 발생 이후입니다. 기상이변 등으로 문명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 판단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 장치 내 판독기가 강제로 지구 블랙박스를 활성화해 지구상에 남은 정보를 최대한 수집합니다. 어떤 정보가 수집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단,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추진위는 최대 50년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용량을 갖춘단 구상입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용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추진위는 덧붙였습니다.
“인류 문명 사라져도 지구 내 모든 세부사항 굳건히 기록할 것” 🎙️
프로젝트 추진위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지구 블랙박스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가령 데이터 접근을 위해 두꺼운 철벽을 뚫어야 한단 사실을 후세 인류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란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류 문명이 멸망하는 사건 발생할 시 지구 블랙박스에 대한 정보도 인류사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접근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뀌거나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언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아가 후세 인류 또는 인류가 아닌 존재와의 소통 방법도 고민하고 있단 것이 추진위의 말입니다.
해당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한 클레멘스BBDO의 짐 커티스 당시 책임자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인류 문명이 파괴돼도 ‘지구 블랙박스’만큼은 굳건히 남아 모든 세부사항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소수의 인류 생존자 혹은 미래 지구를 찾을지 모르는 지적생명체가 인류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길 고려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ABC에 의하면, 추진위는 해당 데이터를 우주로 전송하는 방법도 고민 중입니다.
“민간 기부금으로 2024년 건설 추진”…재단 설립해 운영비 충당 목표 💸
물론 지구 블랙박스 추진에 필요한 자금 규모나 건설 기간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프로젝츠 책임자인 비브라 의장은 민간 기부금을 기반으로 올해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자금은 현재 호주 국세청의 승인을 앞두고 있습니다. 호주 당국으로부터 기부금의 목적을 명확히 입증한 뒤에 건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단, 그간 건설이 계속 지연된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구 블랙박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추후 재단 설립 후 기부금을 통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프로젝트 추진위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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