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급속 충전 시스템 ‘슈퍼차저’ 팀 전원을 해고했습니다. 해고된 인원만 약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에 의하면, 15일 테슬라는 최근 해고된 슈퍼차저 직원 중 일부를 재고용에 나섰습니다. 구체적인 인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현 상황을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충동적인 전략 결정이 아니었냔 비판이 나옵니다.
“모든 직원이 충격에 빠져” 테슬라 ‘슈퍼차저’ 팀 하루아침에 공중분해 😲
슈퍼차저는 테슬라가 운영하는 급속 충전 시스템입니다. 지난해부터 테슬라는 경쟁업체들이 자사의 슈퍼차저를 업계 표준으로 채택하도록 세계 최대 제조업체들과 계약을 맺어왔습니다.
포드자동차·제너럴모터스(GM)·혼다자동차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에 합류했습니다.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 3곳 중 1곳은 테슬라가 운영하는 만큼 충전 시스템 공유 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AFS)은 테슬라가 충전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60억~120억 달러(약 8조~16조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허나, 테슬라는 지난 1일 돌연 슈퍼차저를 운영하는 팀을 폐쇄하고 구성원 500명 전원을 해고했습니다.
미 온라인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모든 직원이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면서 “전기차 업계 역시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테슬라로부터 슈퍼차저 건설을 하청받은 업체 역시 “아무것도 몰랐다”며 “현재 테슬라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수익모델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성토했습니다.
테슬라와 충전동맹 계약을 맺은 포드·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모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슈퍼차저 팀, 공중분해? 2주 만에 재고용 시작…“사업 지속가능성” 전망 🤔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당초 전망과 달리 테슬라가 충전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 발 나아가 테슬라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아예 전기차 충전사업에서 발을 뺄 것이란 예상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발표된 올해 1분기 테슬라 매출은 213억 달러(약 28조 6,400억원)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233억 3,000만 달러)보다 9% 감소한 것입니다.
이에 테슬라는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약 10% 이상의 인원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전 세계 직원 수는 약 14만 명입니다.
실적 발표 당시 머스크 CEO가 “(테슬라는) 인공지능(AI) 또는 로봇 회사가 돼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아니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영국 에너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슈퍼차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BP 역시 2030년까지 미국 전역의 전기차 충전소에 10억 달러(약 1조 3,460억원)를 투자한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슈퍼차저에 1억 달러(약 1,360억원)를 직접 투자한 바 있습니다.
머스크 CEO가 해고했던 슈퍼차저 직원들을 재고용에 나서며 일단 슈퍼차저 사업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다시 무게가 실립니다.
머스크 CEO 역시 올해 전기차 충전 사업 성장을 위해 5억 달러(약 6,800억원)를 추가 투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슈퍼차저 팀 500명 전원 해고 결정…머스크 CEO, 충동적 결정 때문? 📢
그렇지만 전기차 업계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 상황을 두고 머스크 CEO의 경영방침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 슈퍼차저 전(前) 임원이었던 레베카 티누치로부터 ‘조직 규모 축소 시 사업의 기본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직언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체에 의하면, 머스크 CEO는 면담 직전 슈퍼차저 팀 내 인원의 15~20%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스크 CEO가 티누치 책임자로부터 직언을 들은 후 이튿날(1일) 슈퍼차저 팀 전체 해고를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 나선 한 해고 직원은 “머스크 CEO가 티누치의 직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티누치는 테슬라 전체 사업부 중 몇 안 되는 고위 여성 임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고된 다른 직원 역시 로이터통신에 “슈퍼차저 내 대량해고와 사업 철회는 적어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단, 머스크 CEO와 티누치 책임자 모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 역시 “머스크 CEO는 이전에도 충동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발표한 후 철회한 바 있다”고 짚었습니다.
2019년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대부분 매장을 폐쇄하고 온라인으로 판매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며 영업직원들을 대거 해고했습니다. 당시 테슬라 전체 직원의 약 7%가 해고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임대 계약이 해지되지 않자 해당 계획을 돌연 철회하고 대신 전기차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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