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거(CDR) 기술개발 혁신을 목표로 비영리재단 X프라이즈가 추진 중인 ‘카본 리무벌(Carbon Removal)’ 대회 결선에 오른 기후테크 스타트업 20곳의 명단이 최종 발표됐습니다.
X프라이즈는 대회 결선에 오른 20개 팀의 명단을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하며 “지난 4년간 경쟁을 통해 주요 업계를 게임체인저 격인 탄소네거티브 기술로 이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회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후원 아래 2021년부터 진행 중입니다.
1억 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상금이 걸려 있으며, 대회 시작 이래 88개국 1,300여개 팀이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4개팀이 지원했습니다.
대회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연간 기가톤(Gt·10억 톤) 규모의 탄소제거를 달성할 기술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대회는 오는 2025년까지 진행됩니다. 이중 대회 마지막 해에 가장 저렴한 방식으로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팀에게 상금이 수여됩니다.
결선팀에 오른 20곳은 어디인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2025년 1000톤 제거 목표, ‘카본 리무벌’ 결선 진출한 토양·해양팀은? 🤔
X프라이즈 측은 ▲운영 ▲지속가능성 ▲비용 등 핵심분야 성적을 기반을 팀들을 평가한 끝에, 20개 결선팀을 선발했습니다.
주최 측은 “결선팀들은 대회 마지막 해에 이산화탄소 1,000톤 제거란 대회 목표에 근접한 실질적인 시인 실행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최 측은 탄소제거 기술에 따라 결선팀을 ①대기 ②광물 ③토양 ④해양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2편에서는 토양과 해양 부문에 어떤 팀이 올랐는지 살펴봤습니다.

3️⃣ 토양
토양 역시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흡수원 중 하나입니다. 토양 기반 탄소격리나 바이오차 등이 토양 기반 탄소제거 기술에 포함됐습니다.
X프라이즈는 “육상 기반 탄소제거 프로젝트는 농업·에너지·임업 등 기존 기반시설이나 관행과 결합하여 배포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토양 부문에는 총 6개 팀이 선발됐습니다.
🇺🇸 클라이밋로보틱스
2020년 미국에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바이오차를 통해 탄소제거를 촉진하고, 작물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유기물질)와 숯의 합성어입니다. 바이오매스를 저산소 환경에서 200~400℃ 고온으로 열분해함으로써 만들어집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대기 중 탄소제거를 위한 유망 기술로 바이오차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바이오차를 지하나 토양에 묻으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약 600년간 격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이밋보로틱스에 투자한 바 있습니다. 사측이 바이오차를 통해 탄소제거를 한 후 나온 크레딧을 MS에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 메쉬메익스
메쉬메익스는 2022년 설립된 덴마크 재생에너지 기업입니다. 덴마크공과대(DTU)에서 분사해 설립됐습니다. 이 기업은 농업폐기물을 바이오차로 전환하는 열분해 및 가스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인도에서 바이오차를 통한 탄소제거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2월 사측은 북유럽환경금융공사(NEFCO)로부터 200만 유로(약 29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해당 대출금은 인도 내 바이오차 생산을 위한 열분해 시설 건설에 사용됩니다.
🇫🇷 넷제로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앞서 살펴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차를 기반으로 탄소제거에 나섰습니다. 정확히는 열대지방에서 나온 농업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차를 만듭니다.
현재 서아프리카 카메룬에 바이오차 생산시설을 보유했습니다. 카메룬 내 최대 규모 커피공장에서 나온 부산물을 바이오차로 만드는 것. 또 남미 브라질에도 바이오차 생산을 위한 공장이 있습니다.
지난 3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브라질에 국빈 방문의 일환으로 넷제로는 브라질에 또 다른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프랑스 임팩트투자 전문펀드 STOA가 넷제로에 1,900만 유로(약 28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사측은 바이오차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500만 톤 이상의 탄소를 제거한단 구상입니다.
🇮🇳 타카차르
2011년에 설립된 인도 스타트업입니다. 농업폐기물을 바이오매스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해당 바이오매스 역시 바이오차로 농사 등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벼농사 후 나온 볏짚 등이 주요 원료입니다.
특이한 점은 농가에서 직접 바이오차를 만들 수 있단 것입니다. 이는 타카차르가 개발한 이동식 바이오매스 생산기기 ‘타카베이터(Takavator)’ 덕분입니다. 트랙터에 직접 부착할 수는 기기입니다. 농업 부산물을 현장에서 바로 바이오매스로 바꿀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뿐더러, 추가 경제소득을 통해 농민들의 소득향상에도 도움이 된단 것이 사측의 말입니다.
🇺🇸 볼티드딥
동물 분뇨,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폐기물을 1,000년간 격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입니다. 이른바 ‘바이오매스 탄소제거 및 저장(BiCRS)’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
유기성폐기물들을 지하 깊숙한 곳에 영구 격리함으로써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 배출을 막는단 것이 볼티드딥의 설명입니다. 현재 사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캔자스주 2곳에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 결과, 올해 4월 볼티드딥은 ‘프런티어 펀드’에 약 1,666톤 규모의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했습니다. 펀드는 탄소제거 개발 촉진을 목표로 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또 지난 프런티어 펀드는 볼티드딥과 5,800만 달러(약 796억원) 규모의 신규 사전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액수로만 보면 역대 최고치라고 펀드 측은 밝혔습니다. 신규 계약에 따라 볼티드딥은 2027년까지 총 15만 2,000톤 이상의 탄소를 제거할 계획입니다.

4️⃣ 해양
토양과 더불어 해양 역시 주요 온실가스 흡수원 중 하나입니다. IPCC에 따르면, 산업화 이후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해양이 흡수했습니다.
해양 기반 탄소제거는 그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기화학 공정이나 알칼리 공정 등 형태도 다양합니다. X프라이즈는 “해양 기반 탄소제거는 대규모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높다”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해양 부문에는 총 4개 팀이 진출했습니다. 이중 3곳(캡츄라·에브카본·플래닛터리)은 전 세계 해양 기반 탄소제거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 캡츄라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공대(칼텍)에서 분사한 기업입니다.
일명 ‘직접해양포집(DOC)’ 기술을 통해 탄소제거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 기술은 쉽게 말해 ‘투석’과 유사합니다. 투석이 인체 노폐물만 걸러줘는 것처럼, 해수 속에 농축된 이산화탄소만 포집한단 것이 캡츄라의 설명입니다.
화학물질이 필요 없을뿐더러, 에너지 역시 적게 들어간다고 사측은 주장합니다.
캡츄라는 현재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와 협력해 DOC 설비를 건설 중입니다. 시설은 노르웨이 서부 해안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합니다. 연간 탄소제거 규모 역시 1,000톤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4월 캡츄라는 추가 시리즈 A 조달을 통해 총 4,530만 달러(약 621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은 상태입니다. 일본항공이 추가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 에브카본
2021년 설립된 에브카본 역시 DOC 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현재 미 북서부 워싱턴주 해안에서 실증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해당 설비는 미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술 핵심은 전기화학 공정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수를 산성수와 알칼리수를 분리하는 것. 산성도가 낮아진 바닷물(알칼리수)은 해양으로 다시 방류됩니다. 그럼 바닷물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단, 현재는 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에 있으므로 알칼리수가 해양에 방출되지 않습니다. PNNL 내부에서 알칼리수가 조개 같은 해양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부는 “(에브카본의 기술이) 지역 내 해양산성화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추후 실험과 모델링을 통해 향후 기술 확산에 적합한 시스템 규모와 운영체계를 파악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플래닛터리
해양에 알칼리성 물질을 뿌려 탄소제거 능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캐나다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캐나다 댈하우지대 연구팀과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탄소제거 비용을 톤당 25달러(약 3만 4,000원)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해 8월 캐나다 대서양 최대도시인 핼리팩스 앞바다에 분홍색 염료를 뿌려 해류 흐름을 관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지역사회의 반발도 큰 상황입니다. 최근 영국 콘월에서는 플래닛터리의 추가 실험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해양생태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되레 악영향이 될 수 있단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플래닛터리 측은 해양생태계 모니터링 등을 면밀하게 수행 중이라고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한편, 사측은 현재 1,000만 달러(약 137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 켈프블루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앞서 살펴본 사례와 달리 거대 다시마를 통해 탄소를 격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와 뉴질랜드에서 거대다시마 농장을 운영 중입니다. 사측은 올해 안으로 미 알래스카주에도 다시마 농장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본 리무벌 대회, 결선팀 모아보기]
① 탄소제거 혁신할 ‘기술’ 찾아라…X프라이즈 ‘카본 리무벌’ 결선 진출한 대기·광물 부문 팀은?
② X프라이즈 ‘카본 리무벌’ 대회 결선 진출한 토양·해양 부문 기후테크 스타트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