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기반 탄소제거(이하 해양 CDR) 기술에 관심과 자금 모두 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양 CDR에 대한 불확실성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해양생태계, 인간활동과의 상호작용 등 바다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해양 CDR을 확장하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정책 제언이 나왔습니다. 탄소제거 솔루션을 촉진하기 위한 비영리단체 카본180이 지난 3일(현지시각) 공개한 백서 ‘해양에 달려있다: 책임 있는 해양 탄소제거를 위한 연구 및 정책 우선순위’입니다.

백서를 작성한 스팡 첸 카본180 과학혁신고문은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해양 CDR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살펴봤습니다.

 

▲ 카본180은 해양 CDR을 해양 시비, 해조류 재배, 인공 용승, 인공 하강, 해양 알칼리 향상(OAE), 직접해양포집(DOC) 등 6가지로 분류했다. ©Carbon180

생각보다 다양한 해양 CDR, 6가지나 된다고? 🌊

백서는 해양 CDR을 해양의 이산화탄소(CO2) 흡수를 향상시키는 기술적 접근법으로 정의합니다.

제거 방법에 따라 생물학적 제거와 화학적 제거로 나뉩니다. 생물학적 제거에는 ①해양 시비(Ocean Fertilization) ②해조류 재배 ③인공 용승 ④인공 하강이, 화학적 제거에는 ⑤해양 알칼리 향상(OAE) ⑥직접해양포집(DOC) 등이 포함됩니다.

먼저 해양 시비와 해조류 재배는 각각 미세조류·해조류의 광합성을 이용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해조류를 재배해 심해에 탄소를 격리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러닝타이드입니다.

인공 용승·하강은 각각 심해수·표층수를 상승·하강시켜 조류의 성장을 돕거나(인공 용승), 탄소저장을 활성화(인공 하강)하는 방식입니다.

이와 달리 해양 알칼리 향상은 광물이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해양의 산성도를 중화시켜 해양의 탄소포집 능력을 간접적으로 증대하는 방법입니다. ‘전기투석’ 기술을 사용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캡츄라, 일종의 제산제인 알칼리성 물질을 도포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캐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플래닛터리가 이에 해당합니다.

한편, 직접해양포집은 DAC(직접공기포집)와 유사하게,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바닷물의 CO2를 직접적으로 제거·포집합니다.

 

초기 단계인 해양 CDR, “생태계 위협·기후부정의 우려돼!” 📢

앞서 살펴본 6가지 해양 CDR 기술이 세계 각지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양 CDR 기술 상당수가 개발 초기 단계일뿐더러, 현장 실험 또한 부족하단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해양 CDR을 포함한 해양 기반의 기후 개입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국제연구팀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해당 논문에서 연구팀은 해양 CDR로 심해의 CO2 농도가 임계치를 초과할 경우, 혈중 CO2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과탄산증’이 발생하는 등 해양생물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부영양화로 적조가 피어있는 해안가 모습. 해양에 과도한 영양분이 유입돼 플랑크톤이 과하게 번성할 경우, 생물이 살 수 없는 저산소 지역인 데드존(Dead zone)이 생성된다. ©EMORY KRISTOF

해양 시비의 경우 부영양화로 인한 산소 결핍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이미 2008년 유엔생물다양성협약(CBD)은 해양에 대한 철분 시비 프로젝트에 모라토리엄(정지)을 선언했습니다. 이 밖에도 해양 CDR로 인해 어업 피해, 외래종 침입, 유독성 녹조 등의 환경피해도 우려됩니다.

아울러 백서는 해양 CDR 솔루션이 환경·기후부정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해양 CDR 솔루션의 위험성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은 규제가 적은 지역에 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백서는 특히 기후취약계층의 지역사회일수록 정부의 관리와 규제가 적은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다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다수는 개발도상국에 거주합니다. 카본180은 해양 CDR이 무분별하게 실행될 경우, 개도국이 더 큰 피해를 입는 등 기후정의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 카본180은 해양 CDR을 책임 있고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위의 4가지 과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arbon180, greenium 번역

해양 CDR 4대 과제, “핵심은 지식격차·불확실성 해소!” 📝

이렇듯 카본180은 해양 CDR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기후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분명”하다며 잠재적인 해결책 중 하나로써 해양 CDR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이에 카본180은 해양 CDR을 책임 있고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4가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크게 ▲불충분한 거버넌스 ▲부족한 지식 기반 ▲불확실한 환경·사회적 영향 ▲측정·보고·검증(MRV) 체계 미개발 입니다.

먼저, 허가·감독 등의 절차가 세워지지 않으면 해양 CDR의 효과성을 이해하기란 더 어렵습니다. 제대로 된 감독 아래 이뤄지는 현장 실험이 실행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는 해양 CDR에 대한 지식 부족이 계속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편, 해양 CDR에 대한 지식 격차는 두 가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긍정적 효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적절한 자금 조달을 방해하거나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합니다. 반대로 부정적 효과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채 프로젝트가 실행된다면 해양생태계 오염과 해양 경제 피해로 연결되는데요.

마지막으로 MRV 체계 부족은 해양 CDR의 효과성을 측정하기 어렵게 만들뿐더러, 이는 저품질의 탄소배출권 판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governance): 사전적으로 ‘통치 방식’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시스템’의 뜻으로 사용된다.

 

▲ 카본180은 백서에 책임 있는 해양 CDR 개발을 위한 정책 권장사항 6가지를 담았다. ©Carbon180, 트위터

책임 있는 해양 CDR 개발 위한, 정책 권장사항 6가지 📣

카본180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책임 있는 혁신과 이익의 공평한 분배’라는 기조 아래 해양 CDR 기술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해양 CDR이 아직 초기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미래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백서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을 위한 다음의 정책 권장사항 6가지도 제언했습니다.

 

1️⃣ 거버넌스 및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 ⚙️

해양 CDR에 대한 통제된 현장 실험이 실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허가 및 감독 메커니즘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는 해양 CDR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규제의 명확성이 부족하면 법적 허점을 악용해 잘못된 해양 CDR 프로젝트가 무분별하게 실행될 우려가 있습니다.

카본180은 해양 CDR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규제 감독할 책임기관 지정 ▲정부 및 대중의 의견 제시 기회 제공 ▲공개적이고 투명한 모니터링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 설립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2️⃣ 글로벌 거버넌스 개선 🌐

해양 CDR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해양 CDR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설이 바다 전체 면적의 61%를 차지하는 공해(公海) 지역에 설치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카본180은 기존의 국제법 체계가 해양 CDR을 관리하기 부적합하다 말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 파트너와 협력해 해양 CDR 연구의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공통 프레임워크를 개발해야 한다고 카본 180은 설명했습니다.

 

3️⃣ 연구 개발 자금 지원 🔬

레드플러스(REDD+), 재생농업, 직접공기포집(DAC) 등 대기 중에서 탄소를 포집·격리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는 이전부터 활발했습니다. 이와 달리 바닷물에서의 탄소포집·격리의 효율성과 지속성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해양 생물지구화학에 대한 연구와 함께 생물다양성에 대한 환경 영향과 위험 그리고 이점을 확인하고, 이를 정량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해양 CDR의 에너지·자원 사용량과 비용 등을 평가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필요합니다. 이에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카본180은 해양 CDR의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해서는 MRV 기술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진은 미국의 자율항해드론 개발 기업 세일드론의 해양 드론이 해양 매핑과 데이터 수집을 위해 노르웨이 바다에 설치된 모습. ©Saildrone

4️⃣ MRV 핵심기술 개발 자금 지원 🛰️

해양 CDR의 MRV 강화를 위해서는 센서 기술과 모델링 도구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카본180은 정부기관에서 수행하는 기존의 해양 감지 기반시설(인프라)와 시스템의 기능을 활용해 해양 CDR 프로젝트의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정량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더불어 해양 CDR을 위한 표준화된 환경 모니터링·탄소회계 방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5️⃣ 기관 간 그룹 설립 🤝

정부는 해양 CDR의 기후·환경·사회적 혜택을 평가하고, 해양 CDR을 기후목표에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즉, 기존의 기후대응 노력의 맥락에서 해양 CDR의 이점과 비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카본180은 다양한 관련 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기관 간 그룹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기후대응 기술과 해양 CDR을 접목할 수도 있는데요. 카본180은 직접해양포집(DOC) 시설과 함께 기후적응 인프라로 담수화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사례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6️⃣ 환경·기후정의 통합 프레임워크 수립 ⚖️

마지막으로 정부는 해양 CDR 프로젝트에 환경 및 기후정의를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합니다.

카본180은 과거 해양 철분 시비 등의 무분별한 실험으로 해양 CDR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추락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해양 CDR의 잠재력을 연구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면허’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 CDR이 환경 보호, 일자리 증진, 기후정의 등을 증진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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