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지구 표면 기온이 14.14℃로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3월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 3월에 기록한 이전 최고 기온보다 0.10℃가량 높았습니다.
10개월 연속 매달 가장 더운 달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C3S)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했습니다.
C3S는 5세대 국제 기후대기 재분석 방법인 ERA5로 매달 지구 기온을 관측합니다. 인공위성·선박·항공기·관측소 등에서 나온 관측값을 총괄한 결과로, 가장 정밀한 잠정 값으로 활용됩니다.
“1.5℃ 임계점 넘어” 지구 표면온도 10개월째 최고치 경신 📈
사만다 버지스 C3S 부국장은 “2024년 3월은 10개월 연속으로 기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지난 12개월간 세계 평균기온은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우려했습니다.
버지스 부국장이 말한 임계점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만든 1.5℃ 제한 목표를 말합니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국제사회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약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년간(2023년 4월~2024년 3월)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평균기온보다 1.58℃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 실제로 지구 평균기온이 1.5℃ 넘었다고 말하기 위해선 더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8월까지 고온현상 이어질 시 지구 미지 영역 돌입” 🚨
지난달 브라질 과리치바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체감 온도가 60℃를 웃돌았습니다. 이달 2일 필리핀은 43℃에 달하는 폭염으로 학교 수백 곳이 임시 휴교나 원격 수업으로 전환됐습니다.
1년 가까이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온난화 추세에 작년 6월부터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더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유지되는 현상입니다. 극지방을 제외한 해수면의 3월 온도는 21.07℃로 역시 3월 기준 최고치였습니다. 지난 2월(21.06℃)에 비해 약간 높았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는 지난해 겨울철 엘니뇨가 평년보다 2℃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 수준으로 발달한 후 점차 약화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4월에도 여전히 평년보다 1℃ 이상 높을 정도로 엘니뇨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 개빈 슈미트 소장은 매달 지구 온도가 이전 기록보다 최대 0.2℃씩 높아지고 있단 점을 지적했습니다.
슈미트 소장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기고한 글에서 “2023년만큼 기후과학자들의 예측을 혼란스럽게 한 해가 없었단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는 사람을 겸허하게 만드는 동시에 약간은 걱정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8월까지 현 고온현상이 안정되지 않으면 지구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지구의 기후체계가 바뀌고 있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버지스 부국장은 “추가적인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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