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푸드테크 기업을 살펴본 결과, 대체단백질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생명공학이 미래 푸드테크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푸드테크 컨설팅 기업 포워드푸딩은 ‘2023 푸드테크 500’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달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됐습니다.

푸드테크 500은 푸드테크 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 500곳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세계 상위 500대 기업을 정리한 ‘포춘 500’ 목록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올해로 5회차를 맞았습니다. 포워드푸딩은 2023년 푸드테크 업계를 살펴본 결과, 투자가 급감했음에도 “낙관할 여지는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2023년 주목할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혔는지, 상위 10곳을 중심으로 그리니엄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2023년 주목받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10곳은? 🤔

푸드테크 업계의 ‘포춘 500’을 표방하는 푸드테크 500. 푸드테크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 500곳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비즈니스 규모와 디지털 성장 지표,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정됐습니다.

2023년 푸드테크 500에서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순위대로 ①네이처스파인드 ②보워리파밍 ③인섹트 ④프로듀스페이 ⑤80 에이커스 팜스 ⑥미티푸드 ⑦휴라푸드 ⑧크롭 ⑨노벨푸드 ⑩플래닛에이푸드 등입니다.

미국 기업이 6곳으로 제일 많았고 프랑스, 스페인, 이스라엘, 독일 기업이 1곳씩 포함됐습니다.

🇺🇸 네이처스파인드｜MS·아마존 주목한 발효 대체단백질

2012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설립된 기업입니다.

발효기술 활용해 대체우유·요구르트 등 대체유제품 개발을 전문으로 합니다. 미 옐로스톤국립공원 간헐천에서 발견된 미생물을 활용한 점이 특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앨 고어 미국 전(前) 부통령 등이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2021년에는 3억 5,000만 달러(약 4,710억원)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으며 주목 받았습니다. 한국 SK 또한 해당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보워리파밍｜수직농장 불황 속 시리즈 D 확보

2015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수직농장 기업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수직농장 기업으로 손꼽힙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체제(OS)를 활용해 작물에 개별 관리를 제공한단 점이 특징입니다. 뉴저지·메릴랜드·펜실베이니아주에서 수직농장을 운영 중입니다.

보워리파밍도 최근 계속된 업계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습니다. 2023년 1분기 개장 예정이었던 조지아와 텍사스주 수직농장 개장을 연기했을 뿐더러, 같은해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11월 운영자금을 확보하면 한숨 놓은 상황입니다. 시리즈 D의 첫 번째 자금 조달에서 9,380만 달러(약 1,263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 미국의 또 다른 수직농장 스타트업 앱하베스트가 폐업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됩니다.

🇫🇷 인섹트｜세계 최대 곤충 대체단백질 스타트업

세계 최대 곤충농장을 운영하는 애그테크 스타트업입니다. 프랑스의 첫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인 동시에 곤충농장 분야에서는 유일한 유니콘 기업으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수직농장에서 자동화 방식으로 밀웜(거저리) 애벌레를 길러 동물사료와 비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삼림벌채와 물소비 등이 높은 사료를 대신함으로써 먹거리의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단 것이 사측의 주장입니다.

인섹트는 2011년 설립 당시에는 사람용 식품 원료 생산을 목표로 했습니다. 허나, 소비자의 거부감과 규제 등의 문제로 현재는 동물사료 대체를 중점으로 합니다.

2016년 프랑스 동부 돌 지역에 첫 공장을 설립했습니다. 2020년에는 3억 7,200만 달러(약 5,01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해당 자금은 프랑스 북부 아미앵 지역에 4만㎡ 면적의 세계 최대 곤충농장 건설에 사용됐습니다.

한편, 인섹트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2021년 설립한 기후테크 투자사 ‘풋프린트연합벤처스’의 투자 기업 중 하나입니다. 작년 5월에는 롯데그룹 산하 롯데중앙연구소와 식용 곤충 기반 대체단백질 연구·개발(R&D)을 위해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 프로듀스페이｜농산물 거래 중개 플랫폼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된 프로듀스페이는 농산물 공급망 문제를 혁신한 곳입니다.

파블로 보르케스 슈바즈벡 설립자는 멕시코 가족 농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농산물 공급망 문제를 인식했다고 말합니다. 복잡한 공급망 때문에 과잉 생산과 식품폐기물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단 것.

이를 해소하기 위해 프로듀스페이는 사전에 농부에게 생산자금을 지원하고, 유통업체와 연결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판매금액의 1%를 수수료로 차감합니다.

모든 거래 과정의 정보는 플랫폼을 통해 공개됩니다. 이를 통해 농업의 불확실성을 줄여 식품폐기물을 줄일 수 있단 것이 프로듀스페이의 설명입니다.

🇺🇸 80 에이커스 팜스｜美 최대 식료품 체인점 협업한 수직농장

201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된 미국 수직농장 스타트업입니다. 미 최대 식료품 체인점 크로거에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독특하게도 수확 후 48시간 이내 소매점 입고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네덜란드 등에서 수직농장 9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조지아주에 신규 수직농장도 건설중입니다.

▲ 세계 최대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인섹트는 자동화 방식으로 밀웜을 길러 동물사료와 비료 원료용으로 공급한다. ©Ynsect

🇺🇸 미티푸드｜균사체 대체육, 타임 선정 2022년 ‘최고의 발명품’

2017년 미국 콜로라도주에 설립된 균사체 대체육 스타트업입니다. 일종의 버섯의 뿌리인 균사체를 이용해 식물성 돈까스와 스테이크 등을 생산합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2 최고의 발명품’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지난해 미티푸드는 균사체 대체육을 연간 수천만 파운드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 ‘메가랜치’ 설립에 매진했습니다.

허나, 최근 재원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작년 6월 직원 5%를 해고한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인력 13% 감축을 발표했습니다.

🇪🇸 휴라푸드｜‘클린라벨’ 식물성 대체육

2017년 스페인에 설립된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입니다. 여타 식물성 대체육 기업처럼 콩을 원료로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차이점은 고기의 맛과 질감을 내기 위한 방법에 있습니다.

바로, 인공첨가물을 사용하는 대신 ‘고수분 압출’이란 새로운 공정을 사용했단 것입니다. 최근 휴라푸드처럼 인공첨가물이 없는 ‘클린라벨’을 앞세운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비욘드미트·임파서블푸드 등 식물성 대체육 선두기업들이 ‘초가공식품’으로 공격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업계의 관심으로 휴라푸드는 지난달 4,000만 유로(약 581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성공리에 마무리했습니다.

🇮🇱 크롭X｜디지털 농장관리 플랫폼

2015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애그테크 분석 업계의 선두기업으로 꼽힙니다.

토양 센서·강우측정기 등으로 실시간 농장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합니다. 이어 고급 분석을 통해 토양과 작물의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물과 비료 사용량을 최적화해 농사의 지속가능성과 수확량을 개선할 수 있다고 크롭X는 강조합니다.

🇺🇸 노벨푸드｜‘4세대 대체육’ 분자농업 스타트업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대체유제품 스타트업입니다. 분자농업 기술을 사용해 식물로 유제품 단백질의 일종인 카제인을 재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분자농업은 유전자조작을 통해 작물에서 유용한 고부가가치 단백질이나 효소 등을 대량 생산하는 것을 뜻합니다.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한 맛과 질감, 영양분을 제공하면서도 축산농장 대신 식물을 사용해 비용과 에너지가 적습니다.

비영리단체 굿푸드인스티튜트(GFI)는 분자농업을 식물성 대체육·발효육·배양육에 이은 4번째 주자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 플래닛에이푸드｜코코아 프리 대체초콜릿

2021년 독일에 설립된 푸드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코코아와 팜유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 초콜릿, 일명 ‘코코아 프리 초콜릿’을 개발했습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전염병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카카오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급등하며 ‘44년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이에 플래닛에이푸드는 코코아를 대체하면서도 기존 초콜릿 생산 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이 90% 더 적은 초콜릿을 개발했다는 설명입니다.

▲ 미국 배양해산물 스타트업 블루날루가 배양 참치살로 만든 요리의 모습. 2020년 한국 식품 기업 풀무원이 2,000만 달러, 한화 약 269억 원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하며 국내에 알려졌다. ©BlueNalu

푸드테크 ‘1억 클럽’ 발표 “韓 식품기업이 투자한 대체해산물 기업” 🏆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1억 클럽(100M CLUB)’ 목록도 함께 발표됐습니다. 푸드테크 500대 기업 중 총 자금 조달 규모가 1억 달러(약 1,346억원)를 초과하는 스타트업을 선정한 것입니다. 해당 목록은 2022년부터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1억 클럽은 총 14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위 10위에 올랐던 네이처스파인드·보워리파밍·인섹트·프로듀스페이·80 에이커스 팜스·미티푸드·노벨푸드가 포함됐습니다.

이와 함께 10위권 밖 7곳도 포함됐습니다.

▲미국 대체해산물 스타트업 ‘블루날루’ ▲미국 수직농장 스타트업 ‘로컬바운티’ ▲미국 재생농업 스타트업 ‘테르비바’ ▲네덜란드 식품 플랫폼 ‘크리스프’ ▲ 네덜란드 유전자편집 애그바이오테크 스타트업 ‘페어와이즈’ ▲미국 작물 모니터링 플랫폼 ‘엔코’ ▲이스라엘 정밀양봉 스타트업 ‘비와이즈’ 등입니다.

이중에서도 블루날루는 2020년 풀무원이 2,000만 달러(약 269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하며 이름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 2년간 자금이 고갈되며 1억 클럽 기업 또한 14곳으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대비 9곳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2022년 푸드테크 500 및 1억 클럽에 올랐던 푸드테크 스타트업 다수가 2023년 목록에서는 삭제됐습니다.

▲미국 수직농장 ‘플랜티’ ▲독일 수직농장 ‘인팜’과 미국 식물성 대체단백질 스타트업 ‘저스트에그’등입니다. 구체적인 삭제 이유나 기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