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글로벌 기업 구글이 순환경제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12개 선발팀을 공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발족한 프로그램입니다.

구글은 순환경제의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 ▲패션 ▲식품 ▲순환재료(Circular material) ▲건축환경 등 7개 분야에서 신청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각각 7개·5개 기업이 선정됐습니다.

이들에게는 구글 엔지니어의 교육과 멘토링, 기술 지원이 제공됩니다. 별도의 상금·지원금이 없는 대신, 최대 20만 달러(약 2억 8,500만원) 상당의 구글 클라우드 크레딧(사용료)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주 간의 프로그램은 2월부터 시작되며,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구글은 3월의 부트캠프, 4월 기술 스프린트*, 5월의 투자 피칭을 할 수 있는 전용 데모데이 등의 행사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스프린트(Sprint): 출발 속도가 빠른 사이클 경기 종목. 스타트업에서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 단기간에 구체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 구글 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 선정된 12개 기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패션 식품 재활용 재사용 분야 기업들 ©greenium

구글, 아태 지역 순환경제 촉진할 12개 스타트업 발표해 🌏

지난해 10월 구글은 아태 지역의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그램 ‘구글 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발족했습니다. 같은해 11월 모집이 마감됐는데요. 프로그램 모집 결과가, 지난 7일 발표된 것입니다. 구글은 이번 엑셀러레이터에 총 1,300개 이상의 기업 및 단체가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순환경제 촉진이 시급한 이유, 순환성(Circularity)이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공개된 ‘2023 순환성 격차 보고서(Circularity Gap Report)’에 따르면, 세계 순환성은 2018년 9.1%에서 점차 하락해 2023년 7.2%에 불과했습니다.

‘순환성’이란 폐기물이 원료로 다시 생산에 투입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순환성 하락은 천연자원 낭비가 심화됨을 뜻하는데요. 보고서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GHG)의 70%가 자원 추출·가공·소비·폐기 단계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때문에 순환성을 높이면 온실가스와 폐기물 배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하는데요.

구글은 지속가능성 원칙 3가지 중의 하나로 순환경제를 포함시킨 기업 중 한 곳입니다. 또한 구글은 2019년 미국 그린비즈(GreenBiz)그룹의 연례 콘퍼런스에서 2030년 순환경제 목표를 설정한 바 있는데요. 이번 엑셀러레이터 또한 순환경제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 단계 중 하나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구글은 선정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클라우드 등의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아태지역의 순환경제 전환을 도울 것이란 점을 강조했는데요. 어떤 기업들이 선정됐는지, ▲패션 ▲식품 ▲재사용 ▲재활용 등 4가지 테마로 정리했습니다.

 

▲ 베니의 확장 프로그램이 버버리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과 같거나 유사한 중고 의류를 보여주는 모습 ©Beni

1️⃣ 패션: 가장 많은 기업들 선정됨! 👗

이번 엑셀러레이터에 가장 많은 기업이 선정된 분야는 패션이었습니다. 12개 기업 중 4곳이 패션 기업이었는데요. 패션산업은 순환경제 전환이 시급한 분야로 꼽힙니다. 세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10%, 물 소비량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고·재고 의류의 순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다수 선정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업은 온라인 검색 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더 편리한 중고 쇼핑을 돕는 기술 스타트업 베니(Beni)입니다.

베니는 온라인 중고마켓 30여곳과 제휴를 맺고 온라인 쇼핑 시 이들의 중고 판매 목록을 볼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가령 소비자가 나이키에서 특정 신발을 찾아볼 때, 팝업창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중고 신발 목록을 보여주는 건데요. AI 기술을 활용해 수많은 중고마켓 판매 목록을 수집하고 분류·선정합니다.

베니는 중고마켓 이용 편의성을 높여 패션 재판매 시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스트렐라왼는 농산물 유통기한 예측 기술로 아보카도 바나나 등 과숙되기 쉬운 식품의 폐기물을 방지한다 국내 기업으로 유일하게 엑셀러레이팅에 선정된 누비랩오은 AI 푸드 스캐닝 기술로 음식물 쓰레기를 감축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Strella NuviLab

2️⃣ 식품: ‘식품폐기물’에 초점…한국 기업도 포함돼! 🍌

식품의 순환성 분야에서는 식품폐기물 감축을 위한 테크 스타트업이 2곳이 선정됐습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스트렐라(Strella)는 농산물 유통기한 예측 기술로 식품폐기물을 감축하는 기술로 주목받았습니다.

연간 13억톤에 달하는 식품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렐라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사용합니다. IoT 무선센서로 창고 및 배송 중 과일의 성숙도를 모니터링하고 유통기한을 예측합니다.

전자 품질관리 플랫폼으로는 식품의 상황별 권장조치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해 알림을 보내는데요. 이를 통해 소매업체가 식품 폐기를 줄이고 좋은 품질로 적절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편, 이번 엑셀러레이터 선정 기업 중 유일한 국내 기업도 식품폐기물에 초점을 맞춘 곳입니다. AI 푸드 스캐닝 기술로 단체 급식소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누비랩(Nuvi Lab)인데요. 누비랩 솔루션은 지난해 10월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 턴Turn의 다회용 텀블러를 스마트빈에 반납하고 있는 모습왼과 라임루프Limeloop의 다회용 포장재 ©Turn Limeloop

3️⃣ 재사용: 글로벌 플라스틱 해결 위해 나섰다! 🥤

재사용은 추가 공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발자국이 낮은 솔루션입니다. 순환경제 전환의 주요한 축으로 꼽히는데요. 실제로 구글은 2030 순환경제 목표에서 “전 세계 자원의 재사용 극대화”를 강조합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엑셀러레이터 재사용 분야에 선정된 기업 3곳은 플라스틱 해결에 집중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스타트업 턴(Turn)은 축구경기, 공연장 등에 컵 재사용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이를 통해 대규모 행사에서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없애는 것이 목표인데요.

다른 두 기업은 지속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 라임루프(Limeloop)와 대만 기업 팩에이지플러스(PackAge+)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신해 다회용 포장재를 제공합니다 두 기업 모두 플라스틱 폐기물을 소재로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쓰레기 우버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옥토퍼스를 통해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가계 수입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Octopus

4️⃣ 재활용: 오염도 잡고 경제효과도 창출해! 💼

마지막으로 재활용 분야의 순환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으로 3곳이 선정됐습니다.

AI·ML 기반의 재활용품 분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도 스타트업 이쉬트바(Ishitva)와 비공식 폐기물 수거를 디지털화해 ‘쓰레기 우버’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옥토퍼스(Octopus), AI 기반의폐기물 자동화 분류 시스템을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빈잇(Binit)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재활용 솔루션 스타트업들이 폐기물로 인한 오염을 줄일 뿐만 아니라 폐기물 관리에서 재자원화,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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